가족, 버려도 되나요? - 당신과 닮았을지도 모를 _ 나의 가족 이야기
고바야시 에리코 지음, 정재선 옮김 / 책으로여는세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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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바야시 에리코는 성인 만화잡지의 편집자로 일하다가 어느 날 자살을 시도했다. 그때부터 정신 질환을 앓기 시작했는데, 현재 통원 치료를 이어가면서 NPO 법인에서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다. 자살미수에서 다시 살아가기까지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이 지옥을 살아가는 거야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저자의 소개 부분에서 굉장히 충격적인 부분이었다. 정신 질환을 앓는 사람이 책을 출간할 수 있냐는 편협한 의문에서 시작해, 열린 사고를 하고 과연 어떤 책을 썼을지 더 궁금하게 되었다.

 




책은 가벼운 심리 에세이 정도로 생각했었다. 프롤로그를 보자마자 가슴이 탁 막히기 시작했다. 도박과 폭력의 아버지, 매 맞는 어머니, 폭력을 대물림하는 오빠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렇게 20년간 함께 한 가족은 해체되었고 서로 왕래 또한 없다. 물론 대화나 용서나 사랑도 없다. 그렇게 책은 시작된다.

 




얼마 전 읽은 치료감호서 정신가 전문의의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조현병부터 많은 정신 질환 환자가 있지만, 정신과 의사도 해결할 답이 없는 것이 두 가지 있다고 했다. 첫 번째는, 알코올중독으로 치료하기 위한 좋은 약물이 없다고 한다. 갈망을 줄여주는 약이 있긴 하지만, 조현병약처럼 극적으로 호전되지 않는다. 정신과 의사들도 병으로 취급하긴 하지만 그저 나쁜 습관 정도로 보는 인식도 문제이다. 가정폭력 대부분은 취중 폭행으로 시작한다. 경찰들도 가정의 일에 굳이 관여하지 않으려 방관하고, 법은 음주자에게 심신미약이라며 세상 관대하다. 이로 인해 강력범죄 살인까지 빈번히 일어나는 대도 말이다. 두 번째는, 성격장애이다. “저 사람은 성격이 더러워로 단순하게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주고 괴롭힌다는 것으로 치부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러한 성격을 가진 사람과 가족으로서 수십 년을 살아가야 한다면 그 어떤 고문보다 잔혹할 것이다. 성격장애는 성격의 병이기에 조현병처럼 격리치료도 하지 않는다. 그저 성격의 문제라고 치부하며 치료하기도 힘들고 고스란히 가족에게 넘겨버린다.

 


뉴스에 대형산불 소식이 나올 때면 대부분 원인은 인재이다. 1초 만에 버린 담배꽁초나, 10초만 신경 쓰면 되는 안전규정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타버린 산림은 100년이 걸려도 제대로 복구되지 않는다.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이다. 타인의 일이라고 타인의 가족이라고 공동체로 인식하지 않는다면 결국 그 사회는 산불이 옮겨붙는 것처럼 병들기 시작해서 결국은 자신에게까지 화마가 미칠 것이다.

 




책은 20개의 장으로 쓰여 있고, 시작은 아버지에서 어머니, 오빠 결국은 해제된 가족으로 진행된다. 미워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갇힌 채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가족이 해체되었지만, 결국 새로운 가족을 찾게 된다. 가족으로 인해 자살까지 시도한 저자가 마지막에 쓰는 글은 결국 가족을 찾게 되는 것이라는 것이 참으로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책은 저자의 아픈 과거와 살아온 일상을 써내고 있다. 그리고 자살을 시도했고, 현재는 치료를 받으며 마지막에 이런 글을 썼다. “그런 가족의 품에서 태어난 것, 좁은 집에서 어깨를 맞대며 살았던 시절, 그 모든 것들이 헛된 것이 아니라 분명히 의미가 있었고, 그것이 지금의 나를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경험으로부터 배워야 할 과제도 분명 있을 것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가족을 버리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혈연으로 맺어진 만큼 세상 그 어떤 공동체보다 신뢰하고 안전한 장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치료와 여러 활동을 통해서 가족의 본디 의미를 찾으며 알리는 것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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