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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수필을 평하다
오덕렬 지음 / 풍백미디어 / 2020년 12월
평점 :

평생을 교직에 몸담은 교육자이자 수필가로, ‘방송문학상’(1983) 당선과 한국수필 추천(1990)으로 등단하였다. 모교인 광주고등학교에 교장으로 재임 시절 ‘광고문학관’을 개관하여 은사님 16분과 동문 작가 98분을 기념하고 있으며, 광주고 문학상을 제정하여 매년 5월에 광주전남 중·고생을 대상으로 백일장을 개최하고 있다. 수필의 현대문학 이론화 운동으로 수필의 문학성 회복과 창작수필의 외연 확장에 힘쓰고 있다.
글에 앞서 창작수필이라는 말이 생소하지 않은가? 수필 이야기는 많이 들었는데, 수필이란 무엇일까? 글의 한 종류로서 형식을 따르지 않고 가볍게는 일상적인 일이나 무겁게는 사회적인 일에 대한 느낌이나 체험을 생각의 흐름대로 쓰는 산문형식의 글을 말한다. 주제에 따라서 경수필과 중수필로 나누기도 한다. 창작은(production) 예술가가 미적 체험을 통해 예술작품을 구상하고 생산하는 활동을 말한다. 창작은 독창성과 개성을 중요시하므로 대량생산되는 과정과 구별된다. 또한, 원작이 있는 모작이나 번안이나 개작 등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미적 대상으로부터 상상력에 의해 창조된 내적 이미지를 객관적인 형식으로 정착시켜 하나의 예술작품을 만들어내는 작업이다. 이제 이 두 글자를 합쳐보자. 수필 자체에 자유로운 생각을 쓴다고 하지 않았던가? 자유로운 생각에는 상상도 포함된다. 그럼 저자가 말하는 창작수필은 무엇일까? 본인은 창작의 어학적 뜻 그대로 사용되었다고 본다. 원작이 없고 비슷한 생각을 서술한 적이 없는 정말 독창적인 수필이라고 말이다.

저자는 책을 발간 목적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수많은 혼재된 명칭들 속에서 <창작문예수필>, <창작에세이>는 <산문의詩>의 전 단계라 말하고 있다. 시를 품은 산문이라는 뜻이며 창작수필은 내용상으로 시적 변용이라는 점에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다만 차이점으로는 <산문의詩>가 일반 시처럼 길이가 짧지만, 창작수필은 산문의 형식대로 긴 글이라는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창작 작품을 읽는 사람은 허구가 아닌 사실에 관한 작가의 생각을 읽기 위해서 에세이를 읽는 것이다. 그렇다면 창작은 창작대로 분명한 창작의 모양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고, 일반 산문문학은 그것대로 분명하게 생각을 짓는 문학의 논리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저자는 소설이 현대문학의 길을 택하여 지금의 위치를 차지하였듯이, 수필이 ‘창작적 수필’ 시대를 맞아 산문의 꽃인 <산문의詩>까지 진화하여 제3의 창작문학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산문의 장점에 시의 예술성을 접목한 품종을 현대문학의 반열처럼 올려놓고 싶은 마음으로 이해했다.

책은 21가지의 창작수필을 평하고 있다. 저자는 오랫동안 교직에 머문 만큼 약간의 아쉬움은 책의 중간중간에 국어수업의 느낌을 살짝 받았다는 것이다. 간단한 단어나, 요약으로만 마무리하면 좋았을 법한 것을 문법과 부연설명이 길어지니 조금 난해한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몇 번 되돌아가서 다시 읽기도 했다. 책을 다 읽고 난 소감은 굉장히 새롭다는 것이다. 기존의 평론법이나 비슷비슷하게 만들어 나오는 양성형 평론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실험적인 부분도 있어 좋은 점도 많았다. 서평을 쓰는 것도 수필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는데, 앞으로의 글쓰기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