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경계와 융합에 대한 사유 - 포스트 코로나 시대 <장자> 읽기
박영규 지음 / 푸른영토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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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노자와 장자, 주역 그리고 고양이를 사랑하는 인문학자다. 서울대학교 사회교육학과와 같은 대학원 정치학과를 나왔으며, 중앙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융합하려는 노력이 없었다면 인터넷이란 물건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을까?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정보가 경계를 넘어 융합되어 가는 초연결 사회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가 융합되지 않았다면 우리 인류는 지금처럼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러한 점을 설파한 장자의 선견지명이 놀라울 따름이다. 정병호 (ORACLE 전무) 추천 평에 IT 전문가다운 글이 적혀있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20세기의 학문은 세분화 전문화였다면, 21세기의 학문은 통섭 바로 융합에 있기 때문입니다.책을 읽기 전에 우선 장자를 알고 가야 합니다. (BC 369년 ~ BC 289년경) 맹자와 동시대에 노자의 도가사상을 계승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도가사상의 출발점은 당시 혼란한 시대에서 느낀 근심과 괴로움으로부터 관념적으로 도피할 것을 목적으로 한 인생론의 하나입니다. 괴로움의 근원인 자신의 육체와 정신을 버리고, 자연의 법칙에 따르며 그것에 의해 어떤 것에도 저해 받지 않는 자유를 얻어 세계의 바깥에서 초연을 실현하자는 것입니다. 



“북쪽 바다에 물고기가 있었는데 그 이름을 곤이라고 한다. 이 물고기가 변해서 새가 되니 그 이름을 붕이라고 한다. 붕이 하늘의 연못으로 이동하기 위해 날아오르니 물보라가 삼천리에 달했다. 붕은 6개월 동안 구만리를 날아간 후 비로소 쉬웠다.” 장자는 이 우화를 통해 생명체 종간 경계, 개체 간 경계를 넘어 우주 질서 속에서 하나로 통합되어 있음을 잘 보여줍니다. 하늘의 연못으로 이동은 공간적 경계를, 6개월간 날아간 것은 시간적 경계마저도 초월했다 볼 수 있습니다. 2500년 전에 이미 지금의 세상을 마치 예언이라도 한 것 같습니다. 21세기 우리가 가장 많이 소통하고 있는 공간은 어디일까요? 5인치밖에 안 되는 스마트폰으로 네트워크라는 시공간이 모호한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 번 생각해보십시오. 최근 대화를 누구와 어디에서 제일 많이 했는지를요.




“내가 나비인가, 나비가 나인가? 4차 산업혁명 시대, 가상과 현실의 구분이 없어진다. 지난밤 꿈에 장자는 나비가 되었다. 날개를 펄럭이며 꽃 사이를 이리저리 즐겁게 날아다녔는데 장자는 자신이 장자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러다가 꿈에서 깬 후 비로소 자신이 나비가 아니고 장자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장자는 이렇게 생각했다. 아까 꿈에서 나비가 되었을 때는 내가 나인지 몰랐는데 꿈에서 깨어보니 분명 나였다.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진정한 나인가? 아니면 나비가 꿈에서 내가 된 것인가? 내가 나비가 되는 꿈을 꾼 것인가? 나비가 내가 되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장자> 서른세 편 가운데 가장 깊이가 있다고 알려진 제물론 편에 나오는 호접몽 에피소드다. 본인 역시 이 부분을 가장 감명 깊어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이야기다. 공각기동대라는 애니메이션을 아십니까? 사람의 뇌가 전자화되어 빅데이터에 직접 접속하고, 자신의 영혼마저 자료화되어서 언제든지 다른 몸으로 이동이 가능한 전뇌 세상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영화 매트릭스의 소재가 되기도 한 애니메이션이다. 그런 꿈같은 이야기가 지금 벌써 뉴스를 통해 슬금슬금 나오고 있습니다. 화성 이주, 인간의 데이터화 그리 멀지 않은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마치 2500년 전에 장자는 오늘날의 세계를 예언이라도 한 것 같았습니다. 다른 어떤 사상보다 현시대를 가장 잘 표현해내고 있습니다. 마치 장자가 21세기를 꿈꾸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장자의 꿈속에 21세기가 나왔는지를 말입니다. 빅데이터 시대 여러분은 무엇이 필요하시다고. 생각하십니까? 전문화된 지식입니까? 아니면 경계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세계에 대한 적응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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