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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마음 설명서 - 엄마가 처음인 사람들을 위한 위로의 심리학
나오미 스태들런 지음, 김진주 옮김 / 윌북 / 2021년 7월
평점 :

저자는 영국 공인 심리치료사로서 주로 육아에 지친 엄마들을 상담한다. 그녀는 상담을 통해 엄마들의 진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에게 더 다양한 시각을 제공해주고자 한다. 베스트셀러의 저자이기도 한 그녀는 세 자녀의 어머니이자 두 아이의 할머니로서 공감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28년 넘게 런던의 능동분만센터에서 엄마들의 대화 모임인 ‘마더스토킹’을 운영 중이다. 검색으로 찾아본 모습은 후덕한 할머니의 모습이었다. 한국에 오은영 박사님이 있다면, 영국엔 나오미 선생님이 계신 것 같았다.
코로나 팬더믹 시대에 가장 큰 불편은 무엇일까?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일까? 사람들이 모이지 못하는 것일까? 내가 본 바로는 어린이집 사태이다. 맞벌이 벌이를 하는 부부나, 둘 이상의 자녀를 키우는 주부들은 난리가 났다. 중고등 고학년이 아닌 초등학생 부모들도 난리가 났다. 방과 후 학습 학원으로 사회 교육시스템에 자녀들을 맡겨놓았는데, 전부 집으로 돌려보낸 것이다. 부모들은 당황했고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 왜냐면 집에서 아이를 가르치는 것이 처음이었다. 어찌 보면 우리 아이들은 공장에서 찍어내는 제품처럼 사회의 교육시스템에 맞춤 되어 있었다. 이런 시점에서 교양프로그램과 수많은 미디어와 책들이 쏟아진다. 그 모든 지식을 습득하면 좋겠지만, 오랜 경험으로 검증된 저자들의 책이 이른 시간 안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친정엄마가 일주일 내내 육아를 도와주었어요. 엄마는 아이에게 한없이 다정해요. 주말에 제가 아이를 잘 돌봐줘서 고맙다고 말했더니 엄마가 그러더라고요. ‘별소리를 다 한다. 어쨌든 너도 한때는 내 아기였지 않니.’ 그 말을 듣는 순간 감정이 복받쳤어요. 저는 사춘기 시절에 반항기 많은 아이였고, 엄마한테 몹시 무례하게 행동했어요. 스무 살 때는 엄마가 밉다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 적도 있고요. 그 시절에는 엄마가 정말 그런 사람으로 보였거든요. 하지만 그날 엄마의 말을 듣는 순간 깨달았어요. 제가 아이를 사랑하듯 엄마도 저를 사랑한다는 사실을요.” 동생의 첫아기가 태어났을 때는 엄마를 비롯하여 모든 외가 식구들이 밤새 아이를 같이 돌봤다. 병원에 입원이라도 하는 날엔 전쟁도 아니었다. 그 조그마한 아이가 링거를 꽂고 밤새 칭얼거리는데 어찌 혼자 감당할 수 있겠는가? 둘째가 태어나고 조금은 육아에 익숙해졌지만, 다시 복직하여 출근해야 했다. 월화는 시엄마, 수목금은 친정엄마가 돌아가면서 아이를 받고 돌보고 있습니다. 퇴근 후 정리하고 애들 재우고 나면 다람쥐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데, 지쳐가는 모습이 보이지만 누구도 어떻게 위로해줘야 할지 모릅니다. 몇 권의 책을 사다 주긴 하였지만,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 하는 가에 관한 책들이었습니다. 제 시점도 아이의 엄마가 아닌 아이들에게 있었던 것이죠. 엄마를 위로한 책이 나왔다니 정말 반가웠습니다.
아이를 사랑해주고 돌봐주지만, 그 누구도 그 아이의 엄마를 위로해 주는 방법을 모르기에 홀로 외로움을 견뎌야 하는 세상의 엄마들. 그 엄마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며 따뜻한 위로의 말을 듣고 힘을 얻었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