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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아이들이 묻다 ㅣ 니케주니어 사회문제 시리즈
유타 바우어 지음, 카타리나 J. 하이네스 그림, 장혜경 옮김 / 니케주니어 / 2021년 6월
평점 :

사이트의 소개만으로는 저자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없어 위키디피아에서 더 알아보았습니다. 1955년 함부르크 태생이며 부모님이 난민이었다고 합니다. 사진상으로 보았을 때는 아무래도 냉전 시대 동부 유럽의 난민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10년 동안 장애인 시설에서 간병인으로 일하기도 하고, 독일 청소년 문학상,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받았고, 2002년에 발표한 『할아버지의 천사』는 ‘독일의 가장 아름다운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마치 우리나라의 권정생 작가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 인문고전이 아닌 ‘강아지똥’입니다. 언젠가 소설 속의 인물이 될 수 있다면 이라는 질문에 대답한 것이 생각납니다. 강아지 똥이 되어 민들레에 안겨보고 싶다고 대답했습니다.
진보와 가난이라는 책에서 세상이 발전할수록 가난은 필연적으로 더욱 늘어난다고 했습니다. 동물은 기본적으로 적자생존 계급을 나누게 되어있습니다. 인간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현시대를 대표하는 이념은 자본주의입니다. 자본주의에서 계급은 돈이며, 계급은 부자와 가난한 자입니다. 몹시 어려운 이야기가 되겠지만, 아이들을 위해 쓴 동화책이기에 쉽게 써 내려가 보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책은 아이들에게 읽어주기 쉽게 질문과 대답 형식으로 쓰여 있습니다. 그래서 답변을 읽기 전 잠깐 멈춰 스스로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렇다면 부자란 무엇인가요? 부자란 죽을 때까지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만큼 돈이 많은 사람을 말해요.』 모두가 가난한 나라에서는 모두 다 같이 가난하기 때문에 따돌림을 당하거나 비웃음을 당하지 않습니다. 가난은 부자가 있으므로 생기는 것이고, 가난을 해결하는 것도 부자들이 가능하다고 너무나 쉽게 설명해 줍니다.

『신은 왜 가난을 허락한 걸까요? 신은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셨어요. 그래서 인간이 실수해도 간섭하지 않는답니다. 우리 인간은 늘 실수를 하지요. 내가 볼 때는 그래서 전쟁과 기아와 환경파괴가 생기는 것 같아요.』 과학과 철학보다 더 어려운 학문이 종교입니다. 이런 종교적인 문제에 동화적으로 현명한 대답을 들을 줄 몰랐습니다. 간섭하지 않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결국 사람들이 함께하는 것뿐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제일 인상적인 두 구절을 찾아 적어봤습니다. 이외에도 간단한 질문과 답이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질문들이 많았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쉽게 함께하는 공동체의 삶에 대해 대답해 줄 수 있고, 어른들에게는 어떻게 실천을 할 것 인가라는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강아지똥’ 한 권으로 제 인생의 목표가 바뀌었습니다. 누군가에게 따듯한 말 한마디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자. 수백 페이지의 책보다 동화가 주는 감동과 영감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오늘 또 하나의 명작을 발견하여 두고두고 읽을 책을 알게 되어 너무나 감사함을 느낍니다. 각종 범죄가 난무하고, 길다니 기가 두렵지 않으십니까? 그런 세상을 만든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자녀가 길에서 뛰어놀아도 안심이 되는 그런 공동체를 꿈꿔보지 않았습니까? 내가 행복하기 위해선 세상이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행복을 꿈꾸고 계신 분들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길 추천해드립니다. 그리고 이 책을 발견하고 출판해주신 니케주니어 관계자분들께 정말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