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는 잘해요”는 제목 자체에서 좀 우화적인 면이 풍김을 알 수 있다.
책 맨 뒷장 해설에서 박혜경 문학평론가의 얘기처럼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마치 안개 속을 헤쳐 나가는 듯한 혹은 난해한 수수께끼를 풀어 나가는 듯한 기묘한 느낌이었다.
술술 잘 읽히는 이야기 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의미를 명확하게 이해하기가 싶지는 않았다.
이야기 자체가 세상에 있을 법한 이야기 임에도 우화처럼 느껴지고 그들이 동떨어져 있는 사람들 같았다가도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주인공이 지적 장애를 가진 이라는 것 때문인지는 몰라도 공지영 작가의 “도가니”가 잠깐 떠올려 지기도 했다.
서로 다른 장애우 이야기 이지만 이 세상의 소외된 사람들 이야기이기에 더 술술 잘 읽히고 의미를 명확하게 이해하기 싶지는 않았지만 책 다음 장의 이야기가 많이 궁금했던 그래서 슬프면서도 재미있던 책이었다.
시봉과 진만은 어린 시절 복지원에 맡겨진 후 삶의 모든 순간을 함께한 친구이며 각자 따로 태어났지만 그 두 사람의 삶속에 동일한 폭력의 순간들이 그들을 쌍둥이처럼 그려지게 했다.
두 사람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원생들을 대신해 복지사에게 사과를 해야 되는 새로운 임무를 떠맡아 자신들의 죄를 자백하는 대신 다른 사람의 죄를 대신 자백해주고 대신 벌을 받는다. 사과를 하게 되면 그것이 죄가 된다는 잘못은 인정하고 죄를 자백 받아야 된다는 식이다.
복지원을 나온 후 그들은 스스로 복지사가 되어 그들이 했던 대로 집요하게 죄와 죄의 자백을 권유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마침내 죄는 여러 사람들을 파행의 상태로 치닫게 한다.
복지원과 복지원 바깥세상에서 이어지는 두 사람의 좀 이상함은 현실이 많이 비현실다움과 또 비현실이 얼마나 현실적인가를 보여주는 사례처럼 여겨졌다.
서로에게 저지른 잘못을 각자의 나 자신에게 사과하라는 말에 자기 자신이 자신의 죄와 징벌의 주인이 되는 것이 되어 버린다. 시봉의 동생을 업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독자의 상상에 맡겨 어찌될까? 하는 물음표를 남기게 한다.
독서클럽에 회원이 되어 첫 서평을 올리게 된 이 책이 나름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항상 성격탓인지 책의 끝을 못 맺고 덮고 마는 것에 이 책은 시간이 좀 걸렸지만 끝까지 읽었고 마지막장을 덮으며 좋은 상상을 할수 있어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