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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먼저 - 서울여상, 그 놀라운 성공의 비밀
이윤우 지음 / 살림 / 2011년 9월
평점 :
제목처럼 ‘4년 먼저’는 누군가보다 먼저 실천을 하고 앞선다라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현재 우리 사회를 사로잡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는 복지다. 무상급식, 반값 등록금, 의료민영화문제 등 사회적인 논쟁 대부분이 복지와 관련되어 있다. 왜 이런 이슈들이 새삼스럽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일까. 근본적으로는 지난 수십 년간 우리 사회를 지탱해오던 지속적인 고속성장의 전망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당장 일자리가 줄고 물가가 오르는 경제현실 앞에서 그래도 앞으로는 좀 나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품기가 쉽지 않게 되었다. 성장둔화, 더 나아가 경제침체의 직격탄을 몸으로 받고 있는 서민층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밑바닥으로 떨어지지 않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복지문제가 전면적으로 부상한 이유다.
채용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데 대졸 우대가 퇴조하고 고졸 실무 전문가 시대가 오고 있다는 말에 신빙성을 말해주듯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도 대졸이 아닌 여상의 졸업생들은 끄떡없이 누구나 선망하는 직장에 취직을 한다. 졸업생 평균 연봉은 유망중소기업 대졸자 연봉 수준이며 MOS 마스터 자격증, 증권투자상담사, 국제무역사, 펀드투자상담사 등 관련 전공 대학졸업자들도 쉽게 따기 어려운 고급자격증 소지자가 졸업생 가운데 즐비하다. 기업은 현장형 인재를 원한다. 어느 기업은 ‘올해 하반기부터 관리직 고졸 사원을 따로 뽑고 월급과 승진 등의 인사관리에서 대졸 사원과 동등한 대우를 하겠다’라고 하였다. 이제 기업은 현장이 원하는 실용적 인재를 원한다. 비싸고 훈련되어 있지 않은 가방끈만 긴 인력이 설 자리는 없다. 대한민국 고등학생의 대학진학률은 83%인데 세계 평균의 6배 수준이다. 10명중 8명은 대학을 간다는 것인데 이와 같은 높은 대학진학률은 결과적으로 높은 사교육비 무제와 값비싼 대학등록금 문제 그리고 해마다 심각해지는 대졸실업문제를 불러 일으켜 가계경제를 무너뜨리고 있다.
이 책 ‘4년 먼저’의 저자 이윤우는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한동안 사교육계에서 일했다.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 높은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매년 새로운 입시전형안이 나오지만 종국에는 사교육 업체의 배만 불리는 결과를 낳을 뿐이었다. 그렇게 공부한 아이들은 인생에서 가장 찬란해야 할 고등학교 시절을 입시준비에 탕진하고 인생과 사회에 대해 폭넓은 식견을 키워야 할 대학 시절은 학점과 스펙 쌓기에 송두리째 뺏겨야 한다. 하지만 아득바득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기다리는 것은 높은 취업의 벽이다. 이윤우저자는 조금이라도 일찍 학력버블을 피해 학생과 학부모들 그리고 교육당국이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아가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한다.
우리 사회는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태도부터 잘못되어 있다. 교육을 개인의 출세 혹은 신분상승이나 유지를 위한 투자로만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사교육 과열에 모두가 병들어 학력인플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가까운 예로 도시에서 시작 되었다하지만 지금은 시골에서도 이런 현상에 학부모와 학생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반드시 대학에 가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