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빌려드립니다 - 백수 아빠 태만의 개과천선 프로젝트
홍부용 지음 / 문화구창작동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 ‘아빠를 빌려드립니다’의 백수 아빠 태만은 이 시대의 아버지의 모습인 것 같다.

예전엔 아버지는 위엄과 권위가 있었는데 요즘의 아이들 눈에는 권위도 없고, 직장에서는 언제 정리해고가 될지? 하는 걱정과 아니면 정말 백수가 되어 가족들에게 무능하게 보이고 하는 걸 보면 말이다. 넓었던 어깨는 이제 초라해 보이는 우리의 아버지들에 과연 힘이 될 수 있을까?

사회에서 무시를 당해도 좋은 아빠가 되기를 포기하지 않도록 희망이 비칠지 지켜 봐야겠다. 가족을 지탱해주는 건 바로 아버지들의 몫이므로..


(7p~17p)

태만이 비스듬히 누워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 늘어진 트레이닝복에 떡진 머리 전형적인 백수 스타일이다. 태만이 아랫도리를 벅벅 긁던 손으로 과자를 집어 먹으며 한마디 했다.~~

“채아영”

대답이 없다. 이상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옆에 있었는데. 태만이 고개를 돌려 거실 한쪽을 보았다. 아영이 거실 한쪽에서 엉덩이를 높이 들어 올리고 스케치북 위에 얼굴을 박은 채 얼굴 본을 뜨고 있다. ~~


요즘 우리시대의 아빠는 소통하지 못하는 사람의 의미가 큰 것 같다. 자녀들과 아내와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모르는 그저 돈을 벌기 위해 사회 생활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 그 후에는 가족들과도 단절되고 하는 것이 누구의 탓인지 돈을 잘 벌어 올 때는 아빠의 존재가 크지만, 돈이 제외된 아빠는 그저 귀찮고 고집불통에 말 안 통하는 걸리적 거리는 가족 구성원으로 존재 한다. 아빠들은 자신들이 단순히 돈을 벌어오는 것 이외에 아무것도 의미하지 못함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너무 멀리 가버리고만 상태이다. 이책을 읽고 아빠라는 의미와 역할에 대해 좀 더 많이 고민을 해보았다.


(엄마와 아영의 대화) p180~p181


아영; 엄만 왜 아빠 같은 사람이랑 결혼했어?

엄마; 뭐라고?

아영; 엄만 왜 아빠같은 사람이랑 결혼했느냐고

엄마; 글쎄

엄마; 엄마가 만나 사람 중에 제일 똑똑했지, 아마

아영; 똑똑? 쳇 난 아빠 같은 사람이랑 절대 결혼 안 할 거야

엄마; 아빠 같은 사람이 어때서?

아영; 자기가 잘못한 일 남에게 떠맡기고 게으르고 남한텐 잘하면서 가족에겐 못하고 돈도 못 벌어오고......


9살 아영이의 눈에 비친 아빠의 모습을 얘기하는 부분에서는 왠지 예전의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이며 자식들과 배우자에게 존경을 받던 모습과는 사뭇 많이 다른 모습에 놀라움을 감출수가 없었다. 나의 아버지는 가족들에게 존경스러운 가장의 모습이셨던 거이 그나마 이책을 읽으며 위안이 되었다. 나이가 먹을수록 철이 드는 것이 점점 아버지의 모습이 작아지고 여려지시는것 같아 마음이 아플때도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버지를 생각하는 딸의 마음이 더 잔잔하게 마음에 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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