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이 많아 걱정입니다 - 삶을 소진시키는 습관에서 탈출하는 법
그램 데이비 지음, 정신아 옮김 / 세이지(世利知)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삶을 소진시키는 습관에서 탈출하는 법, ‘걱정이 많아 걱정입니다.’ / 그램 데이비 / 정신아 / 세이지 출판사

 

제가 신간을 읽는 방법으로 택한 서평단 모집에서 발견한 책입니다. 살아가면서 걱정을 하는 편이라서 그런지 삶을 소진시키는 습관에서 탈출하는 법이라는 초대에, 얼른 신청해 얻은 귀한 책입니다. ‘걱정이 많아 걱정입니다.’ 역시 읽길 잘했습니다.

 

이 책은 일단, 걱정꾼들을 안심시켜 주는 책입니다. 우리가 걱정하는 91%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과학적 근거를 들어 말하고 있습니다. 또 걱정은 유전도 아니고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도 아니랍니다. 그저 살아가면서 후천적으로 만들어진 습관입니다. 이 말은 곧, 걱정도 좋은 습관으로 해결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저자 사진

 

저자 그램 데이비는 영국의 심리학자이자 걱정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걱정 금메달리스트감인 어머니를 가졌습니다. 걱정 올림픽 종목이 있다면 아마도 온 집에 금메달이 가득했을 거라고 합니다. 덕분에 그램 데이비는 1930년부터 시작해 30년 넘게 걱정과 불안을 연구했고 걱정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가 되었습니다.

 

-사진

가장 비참한건

 

걱정이 위험한 건, 걱정이 걱정을 낳아 우리 삶을 고통에 빠뜨리는 파국적 걱정입니다.

파국적 걱정은 “~하면 어떡하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지며 그것이 괴물처럼 커져 처음보다 훨씬 더 불안하고 괴로운 상태에 빠져들게 되는 통제 불가능한 걱정 쓰나미입니다. 이 파국적 걱정은 정신건강과 신체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일상생활과 업무, 가족의 삶과 인간관계에 훼방을 하지요. 밤잠을 설치게 하고 일의 집중력을 떨어뜨립니다.

 

걱정이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1) 걱정을 하면 할수록 걱정하는 사람은 점점 더 고통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파국적 걱정에 잘 빠지는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이들은 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거야라는 식으로 자기를 설득하고, 원래 문제에서 다른 문제들로 연결돼서 걱정을 더해갑니다.

2) 파국적 걱정을 하는 사람들은 걱정을 눈덩이처럼 불려 가는 과정에서 떠오른 안 좋은 일들이 실제로도 벌어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3) 걱정이 많은 걱정꾼들은 문제해결의 좋은 해결책을 내놓고도 행동으로 옮기는 힘이나 자신감이 부족하고 스스로 부적절하다는 느낌 속에 있습니다.

 

삶의 에너지를 좀먹는 걱정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요? 왜 그들은 평생 근심걱정에 시달릴까요?

걱정은 타고나지 않습니다. 물론 유전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어린 시절 경험했던 사건이나 어려움이 지나친 걱정의 원인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양육자와 애착 형성이 어려웠던 경험들, 세상은 위험천만한 곳이어서 늘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믿게 만드는 부모의 양육스타일등이 지나친 걱정을 불러일으킵니다. 걱정이 유전은 아니지만 걱정과 불안을 가진 아이의 부모 중 80% 이상이 상당한 수준의 불안이 있습니다. 이는 가족 내에서 어떤 식으로든 불안과 걱정이 전염되어 대물림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걱정 없는 아이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만성적인 걱정이 어렸을 적 부모의 양육스타일, 특히 과보호와 관련이 큽니다. 과보호는 아이에게 세상을 위험한 곳으로 여겨 불안해하고 경계하게 합니다. 그래서 자신감이 부족하고 유용한 대처 전략을 배우지 못한 아이로 자라나게 합니다. 스스로 위협과 도전에 맞설 자신이 없는 아이들은 결국 초조해하고 불안한 걱정꾼이 됩니다.

 

SNS 연결의 저주

우리의 걱정거리는 대부분 건강과 재정, , 인간관계 등이었습니다. 그리나 현시대에는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 24시간 뉴스 등의 초연결 기술이 우리를 잠 못 들게 합니다. 특히 매일같이 쏟아지는 부정적인 뉴스와 그것으로 인해 파생되는 걱정거리들에 압도당하고 그 부정적 메시지로 걱정을 하게 됩니다.

소셜 미디어는 오늘날 우리가 하는 걱정의 많은 책임이 있습니다. 우정을 수량화 해주고, 사회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해 즉각적으로 정보를 제공해 줌으로써 고독감과 불안, 걱정을 심화시킵니다. 2019년 실험에서 보면 펜데믹 기간 동안 SNS 사용량은 개인이 느끼는 행복감과 반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콜로라도 주 리지스 대학의 제이 캠피시 연구팀에 따르면 연구의 많은 응답자들이 페이스북 스트레스를 경험했으며, 이 스트레스가 상기도감염(기도 중 상부에 해당하는 코, 인두, 목구멍, 후두 ed에 발생한 감염)과 같은 신체 건강상의 문제와 연관이 있음을 밝혀냈습니다.

하버드대 연구에서도 페이스북 네트워크가 클수록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증가했으며 만성적 스트레스와 걱정, 번아웃과의 관련성이 증가하고 우울증에도 취약해지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걱정이 많아 걱정입니다."는 걱정과 불안에 대한 과학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걱정을 다스리는 방법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저자는 걱정이라는 감정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왜 우리는 걱정을 하는지를 설명합니다. 또한 걱정을 줄이고 삶의 질을 향상하는 방법을 구체적인 전략과 함께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이 도움이 되는 사람들

 

걱정과 불안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 걱정을 줄이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싶은 사람들, 걱정과 불안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책은, 과학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구체적인 전략과 함께 실용적인 조언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쉽고 이해하기 쉬운 문체로 작성되었습니다.

 

그러나 일부 독자들에게는 전략이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걱정이 많아 걱정입니다."는 걱정과 불안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걱정을 다스리는 방법을 제시하고, 걱정과 불안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실용적인 조언을 제공하기에 꼭 한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걱정이 많아 걱정입니다 #그램데이비 #파국적걱정 #걱정꾼 #정신아 #세이지출판사 #삶을소진시키는습관 #걱정과불안 #습관 #만성적인걱정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의 마지막 날까지 - 세계적 명상가 홍신자의 인생 수업
홍신자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을 처음 사는 것처럼 춤추고 사랑하라!

홍신자의 데뷔 50주년 기념 특별 판이란다. 세계적인 아방가르드 무용가이자 대한민국 최초 전위 예술가이며 명상가이자 작가다. 1940년 충남에서 태어났다. 영문학을 전공하고 1966년 우리나라가 해외여행의 자유가 생기기 한참 전 미국으로 건너갔다. 무용이라고는 해보지도 않은 사람이 알윈 리콜라이라는 무용가의 공연을 보고 만 28세라는 늦은 나이에 무용을 시작했다.

진로에 대해 상담을 하던 코디는 너무 늦은 나이라고 취미로만 하라고 했던 무용을 시작해 <뉴욕 타임스>의 이례적 호평을 받으며 성공의 반열에 올랐다.

 

이후 인도로 떠나 오쇼 라즈니쉬의 제자로서 수행의 길을 걸었다. 3년 만에 다시 무용계로 복귀한 뒤에는 래핑스톤(웃는 돌) 무용단을 설립해 존 케이지, 마가렛 렝탄, 백남준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과 함께 작업했다. 그리고 71세 늦은 나이에 독일인 베르너 사세 한국학 교수와 결혼했다. 정말이지 평범하지 않은 인생행로다.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로 뽑히는 그녀는 자유로운 영혼의 몸짓을 춤으로 형상화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70만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그녀는 무용수인 만큼 작가로서도 유명해 <나도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나는 춤추듯 순간을 살았다> <자유를 위한 변명> 등이 있다.

 

올해로 그녀의 나이 여든세 살이다.

잠시, 여든세 살의 동네 어르신을 생각해 봤다. 84세에 돌아가신 우리 엄마도 생각해 봤다. 생의 마지막 1년을 뇌출혈로 쓰러지셔서 혈관치매가 왔고 1년을 고통스럽게 버티다 가셨다. 그 때문일까? 나 또한 노년의 삶에 대해 고민이 많다.

여든세 살! 홍신자는 작년 제주에서 사뮈엘 베케트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크랩의 마지막 테이프>라는 공연에 출연했다. 이미 어르신 대열에 들어 돌봄을 받아야 하는 나이인데 그 나이에도 이렇게 열정적으로 공연을 할 수 있다니 참 대단하다.

 

얼마 전 읽고 리뷰를 올렸던 <나이가 든다는 착각>에 따르면 연령인식이라는 것이 한 사람의 노후에 큰 영향을 미친다더니 홍신자의 연령인식은 매우 긍정적이고 그의 삶을 여전히 이끌고 있나 보다. 정신세계가 대단한 여성이다. 나도 60년대 말부터 살았으니 그 당시 사람들의 문화적 감성이 어떻게 인간을 지배하고 있었는지를 조금은 안다. 시대를 앞서간 여성, 시대의 문화적 요소를 뛰어넘어 자신을 개척해 간 홍신자의 삶에 먼저 경의를 표한다.

 

그녀는 스스로를 이렇게 소개했다.

누군가에게 나를 소개한다면 제일 먼저 무용수라는 정체성이 따라붙겠지만, 나는 나 자신을 무용수라고만 정의 내리지 않는다. 이제껏 무용을 해왔지만 나는 글을 쓰는 작가이기도 하고 명상가이기도 했고, 자연을 즐기는 자연주의자이기도 했고, 또한 소리로 나를 표현하고 싶은 사람이기도 했다. 나는 여전히 지금의 나, 홍신자로서 하나로는 정의할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다. 내 삶을 다시 한번 뒤돌아봐도 내가 많이 살았고, 하고 싶은 것은 다했고, 가고 싶은 곳도 다 가보았으며, 다양한 사람도 만나보았다고 생각한다.”

 

홍신자는 미국으로 유학을 떠날 때까지만 해도 무용을 하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없었단다. 그때까지 현대무용을 제대로 구경한 적조차 없었고, 한국에서는 영문학은 유학 초기엔 호텔경영학을 전공으로 선택했었다.

 

그런 그녀가 우연을 가장한 숙명처럼 우연히 보게 된, 전위무용가 알윈 니콜라이의 공연을 보고 저것이다!’라는 깨우침이 찾아왔다. 미국으로 건너간 지 1년 만의 일이었고 스물일곱이었다. 무용 카운슬러는 남들은 열 살도 안 되어 시작하는데 스물일곱 엔 좀 어렵지 않겠냐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그녀에겐 다른 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그날로 시작했다.

 

그로부터 8년 동안 무용가라기보다는 운동선수로 살았단다. ‘근육을 찢었다.’라고 그녀는 표현했다. 태어나서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동작들로 인해 매일같이 근육을 펴고 팔도 찢고 다리도 찢고 목과 어깨도 찢고 허리도 찢었단다. 어느 날은 침대에서 일어나다 고꾸라져 화장실까지 기어가기도 했다니 놀라울 뿐이다. 그것도 경제적으로 도움 받을 데도 없이 어려운 시기였기에 밤이고 낮이고 지친 몸을 질질 끌며 푼돈을 벌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하는 시기였다.

 

한 사람의 집념은 뭔가를 이루어낸다.

무용 공부를 마치고 19733, 그녀의 첫 작품은 <제례>. <제례>는 우리의 전통적인 곡소리를 내는 것으로 시작해, 장사 지낼 때 하는 일련의 의식을 변형해 구성한 정적인 무용으로, 하염없이 곡을 하다가 길고 검은 머리를 찬찬히 빗은 뒤 돌아앉아 등을 내놓고 옷을 갈아 입는단다. 그리고 화로에 종이를 사르고 촛불을 끄면 막이 내리는 작품이다.

뉴욕타이스가 호평하고 무용전문지들이 격찬한 이 데뷔작은 그해 가을 한국에서도 공연되었다.

 

<제례>는 그녀가 허무와 쓸쓸한 냄새가 깔려있다.

나는 왜 허무를 주제로 삼았을까? 왜 그토록 지독한 허무를 내내 끌어안고 살았을까. 태생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는 사람인 걸까. 게다가 너무 일찍 알아버리고 말았다. 삶의 욕망들이 부질없음을. 어른들 옷자락이나 붙들고 다닐 법한 어린 나이에 인생의 그림자를 보았다.”라고 그녀는 회상한다.

해방 전 그녀의 가족은 만주를 오갔고 사람들과 헤어지는 일을 반복했다. 적응하면 떠나고, 정들면 헤어지는 일을 반복했다. 이는 어린 그녀에게 슬픔과 허무였고 공포였다. 해방 후의 삶은 죽기보다 살아남기가 더 힘들었단다. 전쟁의 한가운데서 삶과 죽음의 경계선을 넘나들던 시절, 나는 주로 책으로만 읽어온 그 시간들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즈음, 그녀의 언니가 10여 년 병을 앓다 이혼당하고 서른여섯 살이라는 나이로 죽음을 맞이했다. 그녀의 <제례>에는 가족들의 역사와 짧은 인생을 살다 일평생 꽃도 채 피우지 못하고 사라져 버린 한 여자의 한을 절절이 담아냈다.

 

이후 그녀의 삶은 <제례>의 삶이었다.

극단의 허무와 극단의 자유를 고독하게 살아낸다. 갑자기 찾아온 춤에 대한 회의감과 두려움, 그리고 삶에 여러 의문들을 인도로 떠나 도를 깨우쳐 보겠다는 마음으로 온갖 것을 한다. 며칠씩 잠을 안 잔다거나, 여러 날을 맨발로 걷거나 송장들 속에서 명상을 한다거나, 괴로운 단식을 하고 또 하고 도통에 좋다는 고행이란 고행은 다 했다. ‘누군가는 삶에 대한 진지함이 이 정도에 이르는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젊은 시절 홍신자는 결혼 같은 것은 하지 않겠다.’였다.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던 탓에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마흔이라는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하게 되고 아이를 낳고 끔찍한 가난에 시달린다. 어쩔 수 없이 6개월 된 아이를 한국 시댁으로 보내고 1년 후 엄마를 잊어버린 아이, 엄마를 거부하는 아이를 만나며 또다시 고통한다. 우리 인간은 애착의 굴레를 벗어나고 싶어 하면서도 왜 또 굴레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걸까?

 

아무튼 홍신자의 삶은 자유를 향한 삶이었다.

한 인간이 아무것에도 메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하면서 읽었다. 그건 과연 가능하기나 할까? 구도자도 아닌 그녀가 삶에서 보여주는 정신적 자유!

 

자유롭게 살고 싶어 하는 많은 이들이 그녀에게 묻는다. 어떻게 하면 자유롭게 살 수 있는지, 그녀가 이렇게 대답했다.

솔직해지면 됩니다. 용기가 필요하지요.”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은 솔직하게 살고 있지 못한 것을 의미한다고 그녀는 말했다. 눈치를 보느라 싫은 것도 좋은척하고 누군가가 원하는 대로, 또 잘 보이기 위해...

그래, 우리가 원하는 자유를 산다는 것은 용기를 내는 일이다.

 

이 책을 자유를 갈망하는 모든 이들에게 기쁘게 권한다. 그리고 용기를 내자고 초대한다. 그녀처럼 자기 삶의 책임은 자기에게 있듯이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