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삶 - 배우고 익히는 사람에게 필요한 모든 지식
앙토냉 질베르 세르티양주 지음, 이재만 옮김 / 유유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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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삶> 진리로 향하는 성스러운 의무

-도서 <공부하는 삶> 서평 / 리뷰-

 

저자: 앙토냉 질베르 세르티양주

분야: 인문 , 교양

출판사: 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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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개 책을 고를 때 제목과 저자만으로 책을 선택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고른 책 '공부하는 삶'처럼 이름과 저자명을 상관치 않고 책을 고르게 된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주목을 끌기엔 너무 평범했던 책명, 그리고 국외 유명작가라곤 하지만 제겐 너무나 생소했던 이름 '앙토냉 질베르 세르티양주'. 그럼에도 전 어떠한 궁금증과 이끌림만으로 이 책을 선택하고 말았습니다 ^^; 그것은 바로 공부하는 삶의 진정한 가치는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아주 조그만 의문 때문이었어요.  그 의문은 다름 아닌 공부를 하는 사람들의 심리, 더 나아가 그들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공부를 대하는 것인가에 대한 아주 사소한 궁금증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제가 지금껏 즐겨 읽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아주 추상적인 낱말의 연속이었습니다. 하나의 문단이 이해가 되면, 그 다음 문단에서 사고의 길이 막혀 다시 맨 처음의 문단으로 되돌아와야만 하는 심오한 작품- 그야말로 속독을 할 수 없는 책-이었습니다. '공부하는 삶' 을 말하는 저자답게, 아주 시적이고 쉽지 않은 표현들이 많아, 책을 읽으며 공부를 해야 했던 책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분석을 해가면서 읽은 책은 추리소설을 읽을 때 말고는 아주 드문 경우가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 하지만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은 바로 지금, 전 다행이도 앞에 말한 의문들에 대한 해설을 조금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 책이 왜 한 세기가 지난 지금의 먼 이국땅에서도 이토록 공들여 번역될 만큼 큰 사랑을 받는 것인지에 대한 이유  역시 잘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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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우리나라의 서점 한가운데엔 수많은 공부법을 알려주는 책들이 복제판처럼 수두룩하게 널려 있곤 합니다. 명문 대학 입문을 위한 공부법, 최고 기업 입사를 위한 공부법, 위대한 리더가 되기 위한 공부법 등  갖가지 수많은 성공을 위한 공부법들이 '베스트셀러' 란 좁은 자리를 가득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공부법 어디에도, 진정한 지성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공부법은 좀처럼 쉽게 찾아볼 수 없습니다. 지금의 이런 상황 속에서, '공부'란 부, 명성, 명예를 위한 것이 아닌 '정신적인 수양'이자 '진리를 탐구하는 것'이라 말하는 이 책은 단연 빛을 발할 수 밖에 없기 마련입니다. 

권고조보다는 명령조에 가까운 어투, 조언보다 훨씬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요구..등 예스러운 부분들이 많이 드러나는 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제게는 따분함은 넘어설 정도로 신선하게 다가오기까지 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공부'를 외적 성공을 위한 것만이 아닌 '진리 탐구를 위한 인간의 성스러운 의무' 로 바라보는 ,저자의 덧없이 맑고 투명한 시선 때문이었습니다. 그 외의 조금은 과한 기독교적인 관점이나 다소의 남녀 차별적 문장들도 있긴 했지만, '선입견 없이 오만하지 않는 마음으로 책의 결점을 포용하며 읽어라' 는 저자의 말을 다시금 되새기며, 전 되도록 이와 같은 시선으로 이 책에 관한 리뷰를 계속해서 이어나려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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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는 공부를 위해 필요로 하는 것들 전부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합니다.

하지만 그에 관한 설명을 소개하는 데는 한계가 따르니, 저 나름대로 기억에 남는 요소들만을 부분부분 떠올려 알려드리겠습니다 :)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책에서는 '공부'란 '그 자체로 지극히 성스러운 의무' 라는 점을 거듭 강조합니다. 공부란 외적인 기쁨이 아닌 내적인 기쁨과 성찰을 추구하기 위한 것임을 잊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정신 뿐 아니라 마음도 아주 중요하고 소중한 법이겠지요^^! 저자는 '위가 병들면 그 사람의 성격이 변하고, 성격이 변하면 그 사람의 사유가 변한다' 고 말하며, 동시에 공부에 모든 것을 쏟기 위해서 지성인의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언급합니다.

 

그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바로 '도덕적 면모' 입니다. 저자는 '진정한 지성은 도덕적 면모와 함께 자란다' 고 말할 정도로 도덕을 지성인의 최고 미덕으로 여기기도 하는데요 :) 그도 그럴 것이, 악덕에 의해 피폐해지고 정념에 휘둘리며 난폭하고 병든 영혼을 가진 사람이 어찌 올바른 사유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 이 부분에서 저자는 아퀴나스의 말을 인용합니다. "도덕적 덕목을 행하는 것, 정념을 억제하는 덕목을 행하는 것은 앎을 얻는 데에 아주 중요한 것이다"라고 말이죠. 그만큼 저자는 공부하는 사람에겐 도덕적인 심성이 매우 중요한 부분임을 강조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러고 나서 강조하는 것은 바로 '집중력' 입니다. 분산되는 빛은 기하급수적으로 세기가 약해지는 만큼, 저자는 깊이 있는 탐구와 성찰을 위해선 '집중력'만큼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라 언급합니다. 얕은 공부와 우유부단한 생각은, 깊은 공부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도 말합니다. 저자는 이 말을 어느 한 '여행자'로 비유해 설명하는데요. 저자는 '머뭇거리며 이 길을 갔다가 다음번에는 저 길을 가는 여행자는, 이내 용기를 잃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고 언급합니다.  아마도 굳은 집중력으로 한길을 꾸준히 걸어가는 것만이 가장 풍성한 결실을 맺는 방법이자, 용기를 잃지 않는 방법임을 알리기 위한 것이리라 여겨집니다 :)

 

 다음으로는 '끈기' 와 '노력' 입니다. 공부의 절정에 달하다 보면, 누구나 스스로의 한계를 체험하고 힘없이 털썩 주저앉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저자는 그 순간이야 말로 가장 중요하고 위대한 시기라 설명합니다. '구름을 통과하는 등산가에게는 세상이 밤으로 접어든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계속 산을 오르면 구름 너머의 빛을 발견하게 된다' 는 말을 언급함으로써 공부를 함에 있어 끈기가 얼마나 큰 힘을 발하는 지 관해 설명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저자는, 폭포를 폭포수가 빨리 떨어지기를 바라지 않는 마음으로 신뢰와 인내를 완성해 지적 영역에 들어가는 것이야 말로 아름다운 공부임을 강조합니다. 책의 인상적인 부분만 소개하는 건데도,  참 마음에 와 닿는 비유들이 많죠 ^^*

 

마지막으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지성인이 갖춰야 할 마음가짐입니다. 어쩌면 앞에서 미리 소개해드린 '도덕적 면모'에 포함되는 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자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자만하지 말 것이며, 자신을 가늠하고, 과업을 가늠하라' 고 거듭 언급합니다. 이 부분은 아마도 '겸손의 미덕' 에 관해 설명하는 부분 같습니다. 과시하거나 어떤 이익을 얻으려고 공부하는 것이라면, 약간의 지식으로도 충분한 법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그것으로 진정한 소명은 쉽게 충족되지 않을 것이라 경고합니다. 진리에 헌신하는, 탐구하는 열정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것을 또 한번 요구하기도 하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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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덧붙여, 진정 지혜로운 사람은 논쟁하지 않는다는 말을 언급합니다. 이어서 그는 '지혜로운 자는 자신을 변호하지 않는다. 그는 그저 말하거나 듣는다. 그는 오직 대상의 의미를 명확히 밝히거나, 그 의미를 알아내려 노력할 뿐이다'.라는 말을 함으로서 지성인으로 살아가면서 닥쳐오게 될 비판과 시련에 대응하는 자세를 알려주기도 합니다. 이 부분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가장 큰 공감을 느꼈던 부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 그럼 이제 끝맺음으로 제가 궁금하게 여겼던 '공부하는 삶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제가 느낀 해답을 알려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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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의 붉은 노을은 동틀 무렵의 금빛 햇살 못지않게 아름답고 장엄하기까지 하다.

오랜 세월 한결같이 공부를 한 사람은, 저무는 해처럼 고요하고 아름다운 삶을 맺을 수 있다.

그리고 그가 죽고 나면...

줄곧 그와 함께한 공부는 우리들의 곁에 영원히 남는다."

 

위의 문장들은 책의 중후반부에 저자가 공부하는 삶을 언급하며 비유한 짧은 표현인데요 ^^!

비록 짧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해답이 들어있는 문장처럼 생각되곤 합니다.

저는 바로 위의 문장들이야 말로, 지성인들이 공부하는 삶을 행하게 하는 이유이자 큰 가치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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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와 성공만을 위한 도구로 인식되어 오던 '공부'가, 이렇듯 한 인간의 '성스러운 의무'이자 '탐구'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던 소중한 책이었습니다.  정작 책을 읽을 당시엔,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어휘와 말들이 상상을 넘어설 정도로 많아서 꽤나 힘겹기도 했는데요 ^^; 그래도 책장을 다 덮고 나니 말로 다 할 수 없는 뿌듯함이 더 크게 밀려오는 듯 합니다. 인문학 책이 이렇게 매력이 있는 줄은 몰랐네요~ 요새 부쩍 인문학 책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게 다 누구 덕분? 바로바로~ 2기 티우미 서평단 참여 덕분이지요~ ^^*

 

유익하고 좋은 책 정말 잘 읽었습니다 :)

아무래도 이 책은 앞으로도 두고두고 읽게 될 것 같습니다.

정말 소중히 간직해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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