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의 메디아 1~10 세트 - 전10권 - RETRO PAN
신일숙 지음 / 유어마나(거북이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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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믿고 보는 신일숙 만화가님♡ 넘 흥미롭게 잘 보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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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 궁 -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박향 지음 / 나무옆의자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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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 궁> 좌절 속에서도 희망은 에메랄드처럼 빛난다

-도서 <에메랄드 궁> 서평 / 리뷰-

 

 

저자: 박향

  분야: 문학, 소설

  출판사: 나무 옆 의자

 

 

 

*

아주 오랜만에 문학을 읽어봅니다 :) 3개월 만에 만난 문학이라 그런지, 여름날의 단비처럼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세계문학상 수상작은 저에게 기대 이상으로 다가와 주었네요.

박향 작가의 작품은 처음 접해보았지만, 왠지 앞으로도 그녀의 소설들을 자주 찾게 될 것 같습니다.

이렇듯 다음번에도 세계문학상을 통해서 숨겨진 보석 같은 작가 분들을 계속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

삼 백 페이지도 되지 않는 이 작은 소설책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넓은 세상이 담겨 있습니다. ‘소설이란 작은 세계와도 같다’는 말을 연신 새겨들으며 글을 배우고 있지만, 책장을 넘길 때마다 본능적으로 그 말이 떠올려진 건 아마도 이 책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에메랄드 궁’. 처음 이 책의 제목을 읽어봤을 땐, 발음하는 것만으로도 투명한 빛줄기가 입술을 적실 듯한 환상적인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혹시 신비한 환상이나 판타지를 다룬 소설이 아닐까.’ 내심 잔뜩 기대를 가져본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기대는 ‘한낮’이라는 첫 차례를 읽은 뒤 서서히 사그라지기 시작하였고, 매춘을 하는 넋이 나간 여성과 ‘에메랄드 궁’이라는 낡고 허름한 모텔이 소개될 즈음엔 이미 전과 같은 기대는 순식간에 날아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책은 환상이 아닌 현실을 그리는 소설이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지독한 현실. 마치 세상의 구정물 같은 부분들을 모으고 모아 담아낸 듯한, 그런 책을 읽어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가난과 고통, 불륜과 성매매, 그리고 자살과 폭력 등 작품 속 ‘에메랄드 궁’이란 모텔에서는 믿을 수 없는 수많은 일들이 벌어지곤 합니다. 인물들은 하나같이 화가 나 있었으며, 가슴 속 한 구석에는 치유될 수 없는 지독한 흉터들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인물들이 경멸스럽기는커녕 바라보기만 해도 꼭 껴안아 주고 싶었던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그건 아마도 이들이 겉보기와는 다르게 한없이 나약한 인간에 불과했기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남에게 큰 상처가 될 줄을 알면서도 죄를 저지르는 사람들. 그러나 그들은 죄책감이란 무거운 굴레에 사로잡힌 채, 평생을 자책과 눈물 속에 갇혀 살아갑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그 누구보다도 더 괴롭게 울부짖고 고통스러워합니다. 한때는 에메랄드 궁의 빛나던 돔처럼 누군가의 희망이자 뜨거운 사랑이었을 사람들, 그리고 한때는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지금의 우리들처럼 큰 꿈과 열망을 간직했을 사람들이었기에 다른 평범한 인물들보다도 더 정과 연민이 가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세상에도 이와 같은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요. 평소에는 웃음과 무표정이란 가면을 쓰고 다른 이들처럼 평범하게 낮의 거리를 배회하지만, 한밤의 컴컴한 조명 아래 가면을 벗고 나면 일그러진 자화상을 마주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제서야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로워하는 사람들…그러나 좌절로 가득 찬 가슴 속 한 구석에도 한 점의 희망은 간직한 채 살아가는, 그런 사람들…처럼 이 소설 속 주인공도 결국엔 그러한 한 점의 희망을 간직한 채 살아갑니다. 어둠 속에선 손톱만한 빛줄기에도 소중함을 느끼듯이, 소설 속 주인공은 그 숱한 암흑을 걸어왔음에도 자신의 등에 업힌 아이의 발차기를 느끼며 큰 감동과 위로를 받습니다. 바로 그런 작은 위로야말로 에메랄드 궁보다도 더 영롱하게 반짝이는 눈부신 빛이 아닐까요.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작품이었습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바로 작가의 문체였습니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묘사와 한 번에 술술 익히는 문장들을 보니 저도 모르게 큰 흥분감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동안 번역체를 많이 접해서 그런가는 몰라도, 이런 문체가 정말 반가웠습니다 :) 한문장 한 문장에서 느껴지는 소설가의 노련한 문장에 연신 감탄사가 터져 나오더라구요. 뿐만 아니라 3인칭 시점으로 각각의 인물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나가는 점 역시 좋았습니다. 작가의 깊은 고뇌와 빼어난 관찰력이 돋보인 소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긴박감 넘치는 스토리’. 아마도 이 책에 눈을 뗄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작품의 극적 긴장감 유지였습니다. 한 장 한 장을 넘길 때마다 고조되는 인물들의 갈등이 너무나도 재미있었고, 또 이러한 부분들이 이 책의 몰입력을 한층 더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책..! 새벽에 하릴 없이 침대에 누워 이 책을 읽다가 잠을 한숨도 못 잤습니다. 때문에 허리가 엄청 아팠답니다- 흑. 이건 여담이지만, 침대에 눕거나 엎드려서 책을 읽는 버릇은 허리에 엄청난 무리가 가는 것 같아요..ㅜ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으신 독자님들! 이 책은 절대 침대에 눕거나 엎드려서 보시면 안된답니닷! ^^;

 

  *

소설 ‘에메랄드 궁’은 노련하고 섬세한 문체와 인물들을 그리는 저자의 따스한 시선이 돋보여,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작품 같습니다.  마도 이러한 부분들이 심사위원분들의 가슴을 적시고, 세계문학상이라는 큰 상까지 수상하게 만든 것이라 생각합니다.  따스한 봄날의 새벽에 잘 어울리는 작품입니다.  진한 여운과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만드는 소설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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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기 티우미 서평단 활동에 의해 씌어진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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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삶 - 배우고 익히는 사람에게 필요한 모든 지식
앙토냉 질베르 세르티양주 지음, 이재만 옮김 / 유유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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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삶> 진리로 향하는 성스러운 의무

-도서 <공부하는 삶> 서평 / 리뷰-

 

저자: 앙토냉 질베르 세르티양주

분야: 인문 , 교양

출판사: 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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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개 책을 고를 때 제목과 저자만으로 책을 선택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고른 책 '공부하는 삶'처럼 이름과 저자명을 상관치 않고 책을 고르게 된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주목을 끌기엔 너무 평범했던 책명, 그리고 국외 유명작가라곤 하지만 제겐 너무나 생소했던 이름 '앙토냉 질베르 세르티양주'. 그럼에도 전 어떠한 궁금증과 이끌림만으로 이 책을 선택하고 말았습니다 ^^; 그것은 바로 공부하는 삶의 진정한 가치는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아주 조그만 의문 때문이었어요.  그 의문은 다름 아닌 공부를 하는 사람들의 심리, 더 나아가 그들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공부를 대하는 것인가에 대한 아주 사소한 궁금증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제가 지금껏 즐겨 읽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아주 추상적인 낱말의 연속이었습니다. 하나의 문단이 이해가 되면, 그 다음 문단에서 사고의 길이 막혀 다시 맨 처음의 문단으로 되돌아와야만 하는 심오한 작품- 그야말로 속독을 할 수 없는 책-이었습니다. '공부하는 삶' 을 말하는 저자답게, 아주 시적이고 쉽지 않은 표현들이 많아, 책을 읽으며 공부를 해야 했던 책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분석을 해가면서 읽은 책은 추리소설을 읽을 때 말고는 아주 드문 경우가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 하지만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은 바로 지금, 전 다행이도 앞에 말한 의문들에 대한 해설을 조금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 책이 왜 한 세기가 지난 지금의 먼 이국땅에서도 이토록 공들여 번역될 만큼 큰 사랑을 받는 것인지에 대한 이유  역시 잘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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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우리나라의 서점 한가운데엔 수많은 공부법을 알려주는 책들이 복제판처럼 수두룩하게 널려 있곤 합니다. 명문 대학 입문을 위한 공부법, 최고 기업 입사를 위한 공부법, 위대한 리더가 되기 위한 공부법 등  갖가지 수많은 성공을 위한 공부법들이 '베스트셀러' 란 좁은 자리를 가득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공부법 어디에도, 진정한 지성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공부법은 좀처럼 쉽게 찾아볼 수 없습니다. 지금의 이런 상황 속에서, '공부'란 부, 명성, 명예를 위한 것이 아닌 '정신적인 수양'이자 '진리를 탐구하는 것'이라 말하는 이 책은 단연 빛을 발할 수 밖에 없기 마련입니다. 

권고조보다는 명령조에 가까운 어투, 조언보다 훨씬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요구..등 예스러운 부분들이 많이 드러나는 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제게는 따분함은 넘어설 정도로 신선하게 다가오기까지 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공부'를 외적 성공을 위한 것만이 아닌 '진리 탐구를 위한 인간의 성스러운 의무' 로 바라보는 ,저자의 덧없이 맑고 투명한 시선 때문이었습니다. 그 외의 조금은 과한 기독교적인 관점이나 다소의 남녀 차별적 문장들도 있긴 했지만, '선입견 없이 오만하지 않는 마음으로 책의 결점을 포용하며 읽어라' 는 저자의 말을 다시금 되새기며, 전 되도록 이와 같은 시선으로 이 책에 관한 리뷰를 계속해서 이어나려 합니다 :)

 

*

저자가 말하는 공부를 위해 필요로 하는 것들 전부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합니다.

하지만 그에 관한 설명을 소개하는 데는 한계가 따르니, 저 나름대로 기억에 남는 요소들만을 부분부분 떠올려 알려드리겠습니다 :)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책에서는 '공부'란 '그 자체로 지극히 성스러운 의무' 라는 점을 거듭 강조합니다. 공부란 외적인 기쁨이 아닌 내적인 기쁨과 성찰을 추구하기 위한 것임을 잊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정신 뿐 아니라 마음도 아주 중요하고 소중한 법이겠지요^^! 저자는 '위가 병들면 그 사람의 성격이 변하고, 성격이 변하면 그 사람의 사유가 변한다' 고 말하며, 동시에 공부에 모든 것을 쏟기 위해서 지성인의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언급합니다.

 

그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바로 '도덕적 면모' 입니다. 저자는 '진정한 지성은 도덕적 면모와 함께 자란다' 고 말할 정도로 도덕을 지성인의 최고 미덕으로 여기기도 하는데요 :) 그도 그럴 것이, 악덕에 의해 피폐해지고 정념에 휘둘리며 난폭하고 병든 영혼을 가진 사람이 어찌 올바른 사유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 이 부분에서 저자는 아퀴나스의 말을 인용합니다. "도덕적 덕목을 행하는 것, 정념을 억제하는 덕목을 행하는 것은 앎을 얻는 데에 아주 중요한 것이다"라고 말이죠. 그만큼 저자는 공부하는 사람에겐 도덕적인 심성이 매우 중요한 부분임을 강조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러고 나서 강조하는 것은 바로 '집중력' 입니다. 분산되는 빛은 기하급수적으로 세기가 약해지는 만큼, 저자는 깊이 있는 탐구와 성찰을 위해선 '집중력'만큼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라 언급합니다. 얕은 공부와 우유부단한 생각은, 깊은 공부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도 말합니다. 저자는 이 말을 어느 한 '여행자'로 비유해 설명하는데요. 저자는 '머뭇거리며 이 길을 갔다가 다음번에는 저 길을 가는 여행자는, 이내 용기를 잃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고 언급합니다.  아마도 굳은 집중력으로 한길을 꾸준히 걸어가는 것만이 가장 풍성한 결실을 맺는 방법이자, 용기를 잃지 않는 방법임을 알리기 위한 것이리라 여겨집니다 :)

 

 다음으로는 '끈기' 와 '노력' 입니다. 공부의 절정에 달하다 보면, 누구나 스스로의 한계를 체험하고 힘없이 털썩 주저앉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저자는 그 순간이야 말로 가장 중요하고 위대한 시기라 설명합니다. '구름을 통과하는 등산가에게는 세상이 밤으로 접어든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계속 산을 오르면 구름 너머의 빛을 발견하게 된다' 는 말을 언급함으로써 공부를 함에 있어 끈기가 얼마나 큰 힘을 발하는 지 관해 설명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저자는, 폭포를 폭포수가 빨리 떨어지기를 바라지 않는 마음으로 신뢰와 인내를 완성해 지적 영역에 들어가는 것이야 말로 아름다운 공부임을 강조합니다. 책의 인상적인 부분만 소개하는 건데도,  참 마음에 와 닿는 비유들이 많죠 ^^*

 

마지막으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지성인이 갖춰야 할 마음가짐입니다. 어쩌면 앞에서 미리 소개해드린 '도덕적 면모'에 포함되는 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자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자만하지 말 것이며, 자신을 가늠하고, 과업을 가늠하라' 고 거듭 언급합니다. 이 부분은 아마도 '겸손의 미덕' 에 관해 설명하는 부분 같습니다. 과시하거나 어떤 이익을 얻으려고 공부하는 것이라면, 약간의 지식으로도 충분한 법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그것으로 진정한 소명은 쉽게 충족되지 않을 것이라 경고합니다. 진리에 헌신하는, 탐구하는 열정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것을 또 한번 요구하기도 하는데요 :)

 

 

*

거기에 덧붙여, 진정 지혜로운 사람은 논쟁하지 않는다는 말을 언급합니다. 이어서 그는 '지혜로운 자는 자신을 변호하지 않는다. 그는 그저 말하거나 듣는다. 그는 오직 대상의 의미를 명확히 밝히거나, 그 의미를 알아내려 노력할 뿐이다'.라는 말을 함으로서 지성인으로 살아가면서 닥쳐오게 될 비판과 시련에 대응하는 자세를 알려주기도 합니다. 이 부분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가장 큰 공감을 느꼈던 부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 그럼 이제 끝맺음으로 제가 궁금하게 여겼던 '공부하는 삶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제가 느낀 해답을 알려드리겠습니다 ^^*

 

  

 *

"해질녘의 붉은 노을은 동틀 무렵의 금빛 햇살 못지않게 아름답고 장엄하기까지 하다.

오랜 세월 한결같이 공부를 한 사람은, 저무는 해처럼 고요하고 아름다운 삶을 맺을 수 있다.

그리고 그가 죽고 나면...

줄곧 그와 함께한 공부는 우리들의 곁에 영원히 남는다."

 

위의 문장들은 책의 중후반부에 저자가 공부하는 삶을 언급하며 비유한 짧은 표현인데요 ^^!

비록 짧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해답이 들어있는 문장처럼 생각되곤 합니다.

저는 바로 위의 문장들이야 말로, 지성인들이 공부하는 삶을 행하게 하는 이유이자 큰 가치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

 

 

*

명예와 성공만을 위한 도구로 인식되어 오던 '공부'가, 이렇듯 한 인간의 '성스러운 의무'이자 '탐구'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던 소중한 책이었습니다.  정작 책을 읽을 당시엔,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어휘와 말들이 상상을 넘어설 정도로 많아서 꽤나 힘겹기도 했는데요 ^^; 그래도 책장을 다 덮고 나니 말로 다 할 수 없는 뿌듯함이 더 크게 밀려오는 듯 합니다. 인문학 책이 이렇게 매력이 있는 줄은 몰랐네요~ 요새 부쩍 인문학 책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게 다 누구 덕분? 바로바로~ 2기 티우미 서평단 참여 덕분이지요~ ^^*

 

유익하고 좋은 책 정말 잘 읽었습니다 :)

아무래도 이 책은 앞으로도 두고두고 읽게 될 것 같습니다.

정말 소중히 간직해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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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서재 - 나만의 도서관을 향한 인문학 프로젝트
정여울 지음 / 천년의상상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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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서재> 생각을 나누는 느슨한 속삭임

-도서 <마음의 서재> 서평 / 리뷰-

 

 

 

 

 

저자 : 정여울

분야 : 인문

출판사 : 천년의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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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는 동안, 연신 마음이 느슨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난 3년 간 인정과 합격만을 위해 바쁘게 달려온 제 모든 정신이 마치 봄날에 녹는 앙꼬가 되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책은 예상과는 달리 작았고 또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책의 한 챕터를 읽은 순간부터, 부러 이 책을 천천히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때론 공감과 교감으로, 저를 울리고 미소짓게 만드는 이 책이야말로, 지금 제가 갖고 있는 마음 속 난해한 문제를 풀 수 있게끔 도와주는 가장 편안한 멘토처럼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긴 오늘, 저는 ‘역시 내긴 책만큼 힐링이 되는 건 없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금 떠올리게 되었답니다. 아주 오랜만에 책을 읽으면서 이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되니, 저 스스로도 참 반갑고 신기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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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참 다양한 주제와 함께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줍니다. 누구나 알 법한 동화뿐만 아니라 영화, 고전 소설, 신화, tv드라마, 코미디 방송에 이르기까지 보통의 독자들이 흔히 접할 수 있는 화젯거리를 이용해 독자들과의 편안한 소통을 유지하기도 하는 데요. 그 느낌이 마치 타고난 이야기꾼을 앞에 둔 어린아이가 되어버린 기분이었습니다. 그와 함께 이어지는 다양한 주제는 사랑과 삶, 그리고 현재에 대한 각성으로부터 아픔과 세상, 마음을 여는 법에 이르기까지 독자로 하여금 끊임없는 내면의 반성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세상에 하나쯤은 상처를 입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돌봐주고 치유해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듯한, 아주 따뜻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만큼 저자의 문체가 아주 솔직담백하면서도 친절했습니다. 지식 대신 경험을 말하고, 강요가 아닌 설득과 제안을 이루는 저자의 문체는 그의 노련한 문장과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던 아주 좋은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간간이 나오는 명화들을 감상하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었습니다. 저자의 설명을 읽다가 간간이 나오는 명화들을 살펴 보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과 명화관의 관계를 생각하며 저절로 상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렇듯 이 책의 소소한 부분들 역시 이 책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하나하나의 묘미처럼 다가와주었습니다 ^^! 

 

 

 

 

 

 

*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 책에는 좋은 주제들이 참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개인적으로 제 마음을 움직였던 주제가 둘 있었습니다. 먼저 그중 하나는, ‘결점조차 아름다운 사람의 매력’이란 주제였습니다. 저자는 어릴 적 가끔 이런 상상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본인의 단점을 모두 빼버리고, 장점만을 알뜰히 모아놓는다면, 훨씬 더 멋진 사람이 되어 있진 않았을까’ 하고 말입니다. 어쩌면 이런 상상은 어쩌면 저자 뿐 아니라,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했을 법한 상상일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이렇듯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말귀 뒤에, 이러한 상상이 실제로는 과연 얼마나 위험한 상상이었는가를 덧붙입니다. 단점을 제거하고 장점만을 남겨놓는 것. 저자는 그것이말로 과시와 동시에 열등감과 같은 사람들의 병든 내면 속 결핍을 만드는 가장 안 좋은 현대 사회의 단면이라고 말합니다. 이와 함께 저자는, 결점을 우아하게 숨기는 법이 아니라 결점조차도 스스럼없이 터놓을 수 있는 용기를 배우는 이 ‘결점조차 아름다운 사람의 매력’이라 설명합니다. 아마도 저자의 문체, 그리고 이 글을 쓴 의도와 제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주제가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두 번째는 ‘마음 속 셀프 아카데미를 열어라’ 란 주제입니다. 저자는 이 주제를 통해 인문학, 또는 교양의 진정한 역할이 과연 무엇인지에 관해 설명합니다. 그와 함께 지금의 현대인들이 교양을 배우는 목적을 교양 자체로부터 자연스레 샘솟는 기쁨을 느끼기보다는, ‘교양 없는 사람’이라는 평판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입니다. 흑..정말이지 바늘로 내면 속 결점을 콕 찌르는 것 같은 문장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저자의 말처럼  타인의 시선에 봉사하는 교양은 너무 고통스러운 입니다. 타인의 시선을 위해서가 아닌, 자기 내부의 기쁨으로부터 시작되는 교양이야말로 ‘진정한 교양’ 임을 다시 한 번 깨우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주제였습니다.

 

 

 

 

*

마음을 울리는 수많은 주제들이 있었지만, 결국 이 책의 주제들이 지향하는 건 바로 '용기를 잃지 않는 삶' 에 닿아 있었습니다. 본인의 결점과 콤플렉스를 말할 수 있는 용기, 타인을 향한 사랑의 열정을 언제든지 유지할 수 있는 용기, 아프면 아프다 말할 수 있는 용기, 성공을 위해 버려둔 자신의 인생을 한번 쯤 돌아볼 수 있는 용기, 그 어떤 책임도, 권리도 남에게 위임하지 않을 수 있는 용기, 애도의 불가능성을 느끼며 실패한 애도를 행할 수 있는 용기, 수상한 사람을 신고하라고 가르치기에 앞서 아파하는 타인의 신음소리에 귀기울일 수 있는 용기, 단지 책임감의 경계가 아니라 세계를 바라보는 창의 크기를 바라볼 줄 있는 용기, 조금이라도 나의 상처가 아닌 세상의 상처에 눈을 돌릴 수 있는 용기, 대단한 삶을 두고도 평범한 삶으로 기꺼이 돌아올 수 있는 용기, '난 너를 사랑해. 그러니까 내 말을 들어줘'라는 말 대신에, '그런 너이기 때문에 사랑한단다'고 기꺼이 말할 수 있는 용기..이렇듯 어쩌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건 '마음의 서재' 속에 숨겨진 '내면 속 용기'를 돌아보라는 일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이 책은  지금의 제게 '용기'라는 감동과 여운을 남겨주었습니다. 

 

아직 한참 더 멀었다고 생각하던 때, 이 책을 읽고 나서, 전 아주 오랜만에 지금의 저를 돌아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가야할 길 -아무리 봐도 끝이 없는 창작과 고뇌의 길-이 아닌, 지금껏 제가 걸어온 길 역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서서히 숨어들고 있는 저의 자신감과 열정을 다시금 떠올리고 꺼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참 남겨져 있는 지금의 저의 미래를 위해, 과연 어떤 결정과 노력을 해야 하는 가를 깊게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인문학적 교감이라면 얼마든지 읽을 수 있는 용기가 생깁니다 :)  이번엔 그래도 간단명료하게 쓰고 싶었는데, 또다시 장황하기만 한 리뷰가 되어버렸습니다. 흑.. 죄송합니다. 다음번엔 훨씬 더 좋은 리뷰를 보여드리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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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의 리더십 - 정신과 의사가 말하는 성공적 리더십과 정신 질환의 놀라운 관계
나시르 가에미 지음, 정주연 옮김 / 학고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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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의 리더십> 지도자의 역사로 심리학을 말하다

-도서 <광기의 리더십> 서평 / 리뷰-

 

 

 

 

저자: 나사르 가에미

분야: 인문 , 심리학

출판사: 학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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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분야의 책을 읽는 건 참 불편한 일입니다. 단 한권의 책에 불과하지만, 이 책은 저를 마치 저 멀리 깊은 심해 속 유약한 동물로 만들어버리는 어마어마한 힘이 있습니다. 작고 보잘 것 없으면서 투명해진 표피 너머로 장기와 심장을 훤히 드러내놓은 생물이 된 듯한 약간의 수치스러움. 전 심리학 도서를 읽을 때면 언제든, 그런 수치심에 사로잡히곤 합니다. 그럼에도 이 분야의 책을 읽는 건 흥미로운 일입니다. 심리학은 누구나 알고 있듯 학문으로서 인간을 가장 섬세하게 설명할 수 있는 놀라운 분야죠. 하지만 다이버들이 투명한 심해동물을 보고 그 심해동물의 전부를 알 수 없는 것처럼, 심리학은 사람들의 심리를 파헤침과 동시에 결국 인간이 얼마나 설명할 수 없는 존재인지를 인정해버리더라구요. 렇기에 심리학 도서는 제게 있어 불편하면서도 관심이 가는 묘한 장르의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이번에 읽은‘광기의 리더십’같은 경우는 조금 달랐습니다. 그간 제가 읽었던 심리학 도서들은 전부‘저’,독자를 향한 진술과 설명들이 대다수였어요. 마치 작가가 대놓고 독자의 뜨끔함을 즐기려는 듯한 인상을 주는 책들이 많았죠. 그러나 이 책은 제목에서도 대강 알 수 있듯이, 세계사 속의 특정한 인물들을 소재삼아 저술한 역사&심리학전문도서입니다. 작품의 소재 대상이 독자 혹은 보편적, 불확실한 대중이 아닌, 시대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각 나라의 ‘리더’들이었습니다. 때문에 역사문외한인 저로서는 이 책을 읽기 전부터 지레 겁을 먹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이 책은 이해하는데 어렵지 않았고, 오히려 아주 재미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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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탄생은 역발상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사람들은 누구든 역사적 위대한 인물들을 보며 그들의 신성한 영웅적인 일대기를 기대합니다. 아마 심리학을 전공하지 않은 분들이라면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보편적인 환상을 거침없이 깨뜨립니다. 물론 저자가 재조명하는 건 그들의 업적이 아닙니다. 바로, 심리학적 접근을 통한 그들의 나약하고 병든 정신이었죠.

   

이 책은 셔먼, 터너, 처칠, 링컨을 비롯해 킹, 루즈벨트, 케네디와 같은 위기의 시대를 극복한 리더들의 사적인 면모를 소개해줍니다. 저자의 직관적이면서도 명확한 주장들은 영웅적 상징 속에 숨어버린 리더들의 광기와 정신질환을 섬세하면서도 친절한 문체로 보여주는데요. 특히나, 저자가 설명한 ‘위대한 리더들은 모두 광기와 정신질환에 사로잡혀 있었다’ 혹은 ‘어려운 시대에는 비정상적 정신을 가진 리더들이 더 창조적이고 놀라운 리더십을 발휘한다’ 와 같은 도발적인 주장들은 풍부한 역사적 사례와 호기(好奇)를 일으키는 인용을 바탕으로, 역사나 정신 질환에 문외한인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아주 명확하게 설명해주었다는 점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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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부분은 그뿐만이 아닙니다. 내용의 자연스러운 흐름 역시 이 책의 몰입도를 높여줬던 부분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작은 예를 하나 들어보자면, 간디에서 루터 킹 목사로 넘어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우울과 슬픔 속에서 안락과 풍요적 삶을 거부하고 고행자의 길을 선택한 마하트마의 인생과 죽음을 설명하던 저자는, ‘10년 뒤, 조지아 주 출신의 우울한 한 젊은 흑인 목사가 그 늙은 인도인의 무덤에 화한을 바쳤다’ 라는 말구를 추가함으로서 끝맺음과 동시에 새로운 챕터 속 인물 소개를 시작하게 되는 흐름의 자연스러움을 선보입니다. 인문보다 문학책만을 고집해온 제가 이 책에 흠뻑 빠질 수 있었던 묘미는 바로 이런 섬세한 문장들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다음으로 이 책에 대한 흡입력을 느끼게 해준 부분 바로, 간간이 등장하는 심리학적 실험들입니다. 중후반 부에 가서는 이 실험인용들을 많이 찾아볼 순 없었지만 -우울증이 환경에 대한 인간의 통제력을 현실적으로 판단토록 만든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전기제어실험’ 이라던지, 혹은 ‘짧은꼬리원숭이 실험’ 을 통해 만들어진 ‘거울뉴런 시스템’ 용어 등- 글의 초중반부에 삽입된 정신의학적 연구실험들은 이런 분야의 책을 아직 낯설어하는 독자들에게 흥미와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최고의 선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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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들은 흔히 위대한 지도자를 선출할 때 '정신적으로 건강한' 리더를 선호합니다.  맑고 건강한 정신을 가진 리더일수록 더 창의적이고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책의 주장은 다릅니다. 우울증과 조증을 앓았던 훌륭한 지도자들을 예시로 들며, 오히려 우울증은 현실의 부정적인 측면을 이성적으로 간파하는 능력을 가지며, 조증은 창의적이면서도 좋은 결과를 낳기도 한다설명합니다.  거기서 한발짝 더 나아가,  모든 리더들이 어떠한 시대에도 훌륭한 리더쉽을 펼치는 것은 아니라는 고정된 통념을 뒤집기도 합니다. 실제로  셔먼이나 터먼과 같이 위기시대에선 훌륭한 기질을 발휘했던 리더가 안정된 시대의 실패자가 되어버린 일을 소개하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위기 시대에는 성공적 리더십과 정신 질환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로써 저자는 독자로 하여금 하나의 물음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는 어떠한 지도자가 필요한지를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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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고자 했던 내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정신의학적 용어 혹은 역사 속 리더들의 행적 등 외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참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노예제 폐지를 주장한 링컨이 1862년까지는 노예제 폐지를 반대했었다는 사실알 수나 있었을까요. 또 '공감'이라는 단어가, 본래는 예술자품 감상을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만들어진 용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까요ㅎ  이 책을 읽으면서 2기 티우미 서평단에 들어가게 된 일이 정말 큰 행운이었음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 무려 400페이지가 넘는 인문 장르의 책을 읽게 된 건 정말 간만이었어요. 만약 티우미 서평단이 되지 않았더라면 문학책만 고집하던 제가 감히 인문 장르의 도서를 읽을 날이 오기나 했었을지 ^^; 이번 책처럼 앞으로도 좋은 책들을 경험하게 된다니 또 괜시리 기분이 뿌듯해집니다. 다음에 읽은 책은 과연 어떤 책일지도 정말 기대되네요~ 여기까지, 부족하고 장황하기만 한 서평을 읽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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