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의 메디아 1~10 세트 - 전10권 - RETRO PAN
신일숙 지음 / 유어마나(거북이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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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믿고 보는 신일숙 만화가님♡ 넘 흥미롭게 잘 보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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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 궁 -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박향 지음 / 나무옆의자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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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 궁> 좌절 속에서도 희망은 에메랄드처럼 빛난다

-도서 <에메랄드 궁> 서평 / 리뷰-

 

 

저자: 박향

  분야: 문학, 소설

  출판사: 나무 옆 의자

 

 

 

*

아주 오랜만에 문학을 읽어봅니다 :) 3개월 만에 만난 문학이라 그런지, 여름날의 단비처럼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세계문학상 수상작은 저에게 기대 이상으로 다가와 주었네요.

박향 작가의 작품은 처음 접해보았지만, 왠지 앞으로도 그녀의 소설들을 자주 찾게 될 것 같습니다.

이렇듯 다음번에도 세계문학상을 통해서 숨겨진 보석 같은 작가 분들을 계속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

삼 백 페이지도 되지 않는 이 작은 소설책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넓은 세상이 담겨 있습니다. ‘소설이란 작은 세계와도 같다’는 말을 연신 새겨들으며 글을 배우고 있지만, 책장을 넘길 때마다 본능적으로 그 말이 떠올려진 건 아마도 이 책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에메랄드 궁’. 처음 이 책의 제목을 읽어봤을 땐, 발음하는 것만으로도 투명한 빛줄기가 입술을 적실 듯한 환상적인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혹시 신비한 환상이나 판타지를 다룬 소설이 아닐까.’ 내심 잔뜩 기대를 가져본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기대는 ‘한낮’이라는 첫 차례를 읽은 뒤 서서히 사그라지기 시작하였고, 매춘을 하는 넋이 나간 여성과 ‘에메랄드 궁’이라는 낡고 허름한 모텔이 소개될 즈음엔 이미 전과 같은 기대는 순식간에 날아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책은 환상이 아닌 현실을 그리는 소설이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지독한 현실. 마치 세상의 구정물 같은 부분들을 모으고 모아 담아낸 듯한, 그런 책을 읽어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가난과 고통, 불륜과 성매매, 그리고 자살과 폭력 등 작품 속 ‘에메랄드 궁’이란 모텔에서는 믿을 수 없는 수많은 일들이 벌어지곤 합니다. 인물들은 하나같이 화가 나 있었으며, 가슴 속 한 구석에는 치유될 수 없는 지독한 흉터들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인물들이 경멸스럽기는커녕 바라보기만 해도 꼭 껴안아 주고 싶었던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그건 아마도 이들이 겉보기와는 다르게 한없이 나약한 인간에 불과했기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남에게 큰 상처가 될 줄을 알면서도 죄를 저지르는 사람들. 그러나 그들은 죄책감이란 무거운 굴레에 사로잡힌 채, 평생을 자책과 눈물 속에 갇혀 살아갑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그 누구보다도 더 괴롭게 울부짖고 고통스러워합니다. 한때는 에메랄드 궁의 빛나던 돔처럼 누군가의 희망이자 뜨거운 사랑이었을 사람들, 그리고 한때는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지금의 우리들처럼 큰 꿈과 열망을 간직했을 사람들이었기에 다른 평범한 인물들보다도 더 정과 연민이 가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세상에도 이와 같은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요. 평소에는 웃음과 무표정이란 가면을 쓰고 다른 이들처럼 평범하게 낮의 거리를 배회하지만, 한밤의 컴컴한 조명 아래 가면을 벗고 나면 일그러진 자화상을 마주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제서야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로워하는 사람들…그러나 좌절로 가득 찬 가슴 속 한 구석에도 한 점의 희망은 간직한 채 살아가는, 그런 사람들…처럼 이 소설 속 주인공도 결국엔 그러한 한 점의 희망을 간직한 채 살아갑니다. 어둠 속에선 손톱만한 빛줄기에도 소중함을 느끼듯이, 소설 속 주인공은 그 숱한 암흑을 걸어왔음에도 자신의 등에 업힌 아이의 발차기를 느끼며 큰 감동과 위로를 받습니다. 바로 그런 작은 위로야말로 에메랄드 궁보다도 더 영롱하게 반짝이는 눈부신 빛이 아닐까요.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작품이었습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바로 작가의 문체였습니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묘사와 한 번에 술술 익히는 문장들을 보니 저도 모르게 큰 흥분감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동안 번역체를 많이 접해서 그런가는 몰라도, 이런 문체가 정말 반가웠습니다 :) 한문장 한 문장에서 느껴지는 소설가의 노련한 문장에 연신 감탄사가 터져 나오더라구요. 뿐만 아니라 3인칭 시점으로 각각의 인물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나가는 점 역시 좋았습니다. 작가의 깊은 고뇌와 빼어난 관찰력이 돋보인 소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긴박감 넘치는 스토리’. 아마도 이 책에 눈을 뗄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작품의 극적 긴장감 유지였습니다. 한 장 한 장을 넘길 때마다 고조되는 인물들의 갈등이 너무나도 재미있었고, 또 이러한 부분들이 이 책의 몰입력을 한층 더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책..! 새벽에 하릴 없이 침대에 누워 이 책을 읽다가 잠을 한숨도 못 잤습니다. 때문에 허리가 엄청 아팠답니다- 흑. 이건 여담이지만, 침대에 눕거나 엎드려서 책을 읽는 버릇은 허리에 엄청난 무리가 가는 것 같아요..ㅜ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으신 독자님들! 이 책은 절대 침대에 눕거나 엎드려서 보시면 안된답니닷! ^^;

 

  *

소설 ‘에메랄드 궁’은 노련하고 섬세한 문체와 인물들을 그리는 저자의 따스한 시선이 돋보여,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작품 같습니다.  마도 이러한 부분들이 심사위원분들의 가슴을 적시고, 세계문학상이라는 큰 상까지 수상하게 만든 것이라 생각합니다.  따스한 봄날의 새벽에 잘 어울리는 작품입니다.  진한 여운과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만드는 소설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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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기 티우미 서평단 활동에 의해 씌어진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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