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여우 꼬리 2 - 알쏭달쏭 우정 테스트 위풍당당 여우 꼬리 2
손원평 지음, 만물상 그림 / 창비 / 2022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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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지수는 : ★★★★ (8/10점 : 이제 올드하지 않아! 근데...!)


★ 세상 모든 게 변한다 해도 루미와 나 사이의 우정만큼은 영원할 거라던 믿음은 나만의 착각이었을까? (p.26)


★ "단점이라고 여겼던 걸 잘 조절하게 되면 그게 또 그럭저럭 쓸 만한 장점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야." (p.46)


★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야. 아주 잔잔하고 고요하고 소중한 우주로 우리의 마음속에 남아 있게 되니까." (p.72)


구미호인 사실을 숨기고 있는 평범한 소녀 단미는 어느 날 절친인 루미와 사이가 틀어져 버립니다. 심지어 배윤나가 가져온 우정 테스트의 결과를 본 이후 두 사람은 더 멀어지게 되는데요. 우정이라는 것이 원래 이런 건지, 고민이 많아진 단미는 여러 사람들과 우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그러던 와중에 등장한 두 번째 꼬리! 단미는 점차 자신만의 답을 찾아나갑니다.


순한 맛으로 오히려 더 진한 우정 이야기를

손원평 작가님의 <위풍당당 여우 꼬리 2>입니다. 여전히 깜찍한 만물상님의 일러스트와 함께 계절은 여름으로 옮겨 갔는데요. 1권에 비해 판타지적인 요소는 조금 줄어들고, 일상에 좀 더 초점이 맞춰지면서 내용이 많이 순해졌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이렇게 순한 느낌으로 작품이 전개되다 보니, 우정이라는 작품의 주제가 더욱 진하게 느껴져 좋았습니다.


'알쏭달쏭'한 우정을 '위풍당당'하게 보여주는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우정을 한 가지 형태로만 제시하지 않고, 제각기 다른 형태의 우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이었어요. 특히 단미가 여러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이 생각하는 우정에 대해 스스로 결론을 내는 부분이 인상 깊습니다. 인간관계가 지니는 어떤 애매모호함, 알쏭달쏭함을 작품 내에서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이 스스로 우정의 의미를 찾아나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부분이 탁월했습니다. 특히 기존의 작품들이 부모님의 조언을 그대로 수용하는 수동적인 아이들을 그려냈다면, 여기서의 단미는 엄마가 이야기하는 우정과 반대되는 결론을 내린다는 점에서 '위풍당당'함이 잘 살아 있었습니다.


다만 어린이의 입으로 '어른'의 목소리를 내지는 않기를

1권에서 단점으로 생각되었던 부분이 소재들의 올드함, 등장인물들의 개성 부족 등이었어요. 그런데 2권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소재들은 그런 올드함이 없었습니다. 또한 판타지적인 요소가 줄어들면서 인물 개개인의 이야기에 더 집중하기가 쉬워졌고, 이에 따라 전작에 비해 등장인물들이 개성적으로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그러나 작품에서 사용되는 비유와 함께 일부 대사들에서 아직까지 어른의 목소리가 들린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146쪽에서 단미가 결론 내린 우정에 대한 비유는 작가의 목소리에 가까우며, 배윤나가 '조악'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부분도 아이답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단미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작품의 특성상 어린이의 입에서는, 설령 어른스러운 주제를 담아내더라도, 그 목소리는 어린이의 것이어야만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난 그 말을 절대로, 하나도! 믿지 않는다. 누가 뭐래도 나는' (p.146)

단미가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의견을 내는 이 대사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동화 속 아이들은 부모의 의견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점차 성장해가는 것 같아요.

여전히 책 내에서 어른의 목소리가 들린다는 점이 다소 아쉽습니다만, 이렇게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동화책이 점점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벌써부터 3권이 기다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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