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9개월을 살았는데 저자의 글에 대부분 동의하게 된다.
혼자서 여행은 커녕 외출 조차 자유롭지 못해서 참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남편과 함께 걸었던 골목골목의 정경이 그립기도 하다.
때로는 벽들도 대리석처럼 좋은 돌을 사용하고 거리의 연석들도 아름다웠다. 산들은 아이보릿빛에 가까웠는데 돌 산이라 멀리서 보면 눈이 내린듯 했다. 사막속에서도 땅에 붙어서 자라던 꽃들이 화려했고 비가 내리는 곳에는 버섯도 자라고 온통 초록의 기운들이 있었고 페파민트 향이 나는 식용 차를 채취하느라 바빴다.
뱀보다는 늑대와 곰의 위험이 있던 광활하던 산의 모습은 고국의 키큰 나무들이 자라는 산들을 오히려 아담하게 여기게 만드는 위용이었다.
이란의 여성들은 나의 작은 코를 부러워하며 만지기도 했는데 그들의 미모는 나이에 따라 극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구석이 있었다.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면 대부분 살이 붙는 체형이지만 여전히 여성스러운 풍만한 몸매가 아름답다. 요리를 잘 하고 집안을 잘 가꾸는 것이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이루고 있긴 하지만 전문직 여성들은 결혼을 미루거나 독신을 꿈꾸기도 한다.
이란 남자들은 체면을 중시하여 집 앞 슈퍼를 가더라도 겉옷을 입고 다니는데 의외로 식료품을 사는 남자들이 꽤 많다. 아마도 히잡을 쓰고 나와야 하는 아내 대신 자질구레한 쇼핑을 맡아서 하는거겠지.
그들은 술을 마시지 않고도 이야기를 아주 많이 한다. 형제나 남매, 부자지간에 어떻게 그렇게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지 끊이지 않는 수다의 향연이 날마다 펼쳐진다.
페르시아 제국을 지역과 연결해서 조망해 주어 간단하게라도 그들의 역사를 들여다 보게 되니 한걸음 더 나아가게 된다. 그들의 자부심이나 자존심과 더불어 살아남기 위한 거짓의 허용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