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시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 1층에 사는 아이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마리 콜로 지음, 박나리 옮김 / 책속물고기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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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가진 사람은 어른이든, 아이든 서로를 잘 알아본다. 어떤 책이나, 떄로는 현실에서 사람들은 상처를 잘 이겨내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괴롭히거나 탈출하기 위해 정말 우울한 인생을 산다. 때로는 벗어나지 못해서, 떄로는 스스로 갇히는 걸 원해서..

 

처음 샤를리는 살던 집에서 브뤼셀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로 이사를 해서는 방학이 끝나고 개학을 하기 전까지 아파트 전체를 탐험한다. 목적은 아파트 각 집에서 보이는 바깥 사진을 찍는 것. 그러는 중에 4층에 사는 슬라빈스키아 부인과 만나고는 글을 쓰는 부인과 친해져서 자주 놀러가고, 때로는 싸우고, 때로는 서로 둘도 없이 말이 잘 통하는 친구로 함께 한다. 동시에 샤를리는 아파트의 많은 이웃들을 만나고 친해진다. 하지만 샤를리 가족에게는 굉장히 큰 아픔이 있다. 차사고로 인해 동생을 잃고, 엄마는 걷지 못하게 되었다. 

 

그렇게 방학 전체를 아파트 각 집에서 사진을 찍는 일로 이웃과 함께 하면서 보내고, 개학을 맞아 학교에 가게 된다. 학교 수업 중에 슬라빈스키아 부인이 썼다고 했던 시가 다른 작가의 시였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샤를리는 부인의 상태를 깨닫게 된다. 마지막에 샤를리는 마지막 부인이 보고 싶어 하던 파리로 부인과 함께 기차를 타기 위해 떠난다. 정말 둘이 바라던 파리에 도착했을까?

 

책을 읽으면서 12살 아이와 74살 노인이 친구가 되고, 이웃들과 만나는 아이를 보면서 요즘은 모르는 이웃에게 말도 걸지 않고, 심지어 아파트에 10년을 같이 살아도 얼굴도 정확히 모르는 이웃 사이가 태반인 것을 생각하면 아이의 노력이 참 대견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누군가와 소통하고, 이야기 나누고, 서로 가까운 사이가 되는 것. 그건 그렇게 어렵지 않은 일인데도 때로는 참 벽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우리가 샤를리처럼 다가가고, 이야기를 걸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것을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부인이 잘못한 것은 맞지만 그것은 병 때문이었다. 확실했다. 첫째, 전염되는 병은 아니다. 둘째, 모두에게 진실이 같으리라는 법은 없다 셋째 생각을 바꾸지 않는 것은 오직 멍청이들 뿐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렇게 마음을 다시 정하면서 샤를리는 부인과 함께 파리를 보러 가는 꿈을 꾸게 된다. 가끔... 아주 가끔... 현실을 이겨내지 못할 때 나에게 이렇게 샤를리처럼 손을 잡아주는 친구가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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