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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선물
앤 머로 린드버그 지음, 이성훈 옮김, 이유경 사진 / 바움 / 2003년 10월
평점 :
품절
앤 모로우 린드버그(Anne Morrow Lindbergh)의 <바다에서 온 선물>(Gift from the Sea 1955)은 자기만의 시간(solitude), 즉 린드버그의 말로 하자면, "강해지기 위해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여성에게 주기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너무나 시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자서전이다. 이 자서전에서 린드버그는 일련의 조개들을 사용하여 여성으로서 자신이 겪어온 결혼 생활의 단계들을 표현한다.
아내-어머니로서 계속해서 에너지를 탈진당하는(distracting) 생활에서 지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아내-어머니가 아니라 한 인간이자 한 개인으로서 삶의 충일감과 내적인 힘을 스스로 부여하기 위해서 그리하여 "좀더 온전한 관계맺기"를 위해서라도, "외적인 생활을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는 상징물로서 해변의 조개들.
짧막하지만 강렬하게 시적인 자서전. 다음은 몇 편의 인용문들.
"정신을 집중할 수 없으리만큼 주의산만한 생활(distraction)은 여성의 삶에 떡하니 들러붙어 있고, 항상 그래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 . . 어찌하면 이 끊임없이 훼방질당하는 생활의 한가운데에서 온전하고 충일하게 남아 있을 수 있을까? . . . 나에게 [그 정답이라기 보다는] 오로지 실마리들만이, 힌트만이 있다. 바다의 조개들말이다. 이 조개의 보잘 것 없는 아름다움이 하나의 해답을 말해준다. 아마도 그 첫 번째 단계는 생활을 단순화하는 것, 주의산만하게 훼방하는 것들 중 일부를 잘라내는 것이라고."
본업에서 잠시 떨어져 나와 이 곳 "해변에서의 생활은 [훼방질하는 것들과 위선, 이중기준, 여성에게 억압적으로 부과되는 온갖 의무들을] 떨쳐버리는 기예"를 가르쳐준다. (30)
"나는 지금 조개의 겉모양을, 그 외부, 즉 내 삶의 외부를 바라보고 있다. 온전한 대답은 . . . 항상 내부에 있을 터이다. . . . 조개 . . . 너는 내 마음의 항해를 시작하게 했다."
"우리는 반드시 홀로 있는 법을 다시 배워햐 한다." 서로 연결된 속에서 "정신적으로 홀로 있는 것"을 다시 배울 필요가 있다.
"문제는 자기 영혼을 어떻게 먹이고 온전하게 하는 것일터"
"고독/홀로 있으라, 조개가 말한다. . . . 여성은 강해지기 위해서 스스로의 안을 들여다 보는 일에 개척자이다."
"오직 스스로를 다시 발견한 사람만이 개인적 관계를 다시 발견하고 보다 해방적으로 세련되게 할 수 있다" (69). 그것은 "따로 또 함께"(together-alone)의 경험을 통해서 풍성해진다.
"굴조개는 중년의 결혼 생활을 잘 표현해 주는 것이리라. 굴은 삶의 투쟁 자체를 시사한다. . . . 자기 자아의 무시된 측면을 자유롭게 충족시키라는 것"을.
"여성은 . . . 홀로 서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 . . . 홀로, 자기 힘으로 성인이 되어야 한다. 그녀는 자신의 진정한 중심을 홀로 찾아내야 한다. 그녀는 온전하고 충일해져야 한다"
"섬에서의 생활은 내 자신의 삶을 검토해보는 하나의 렌즈였다. 내 다시 돌아갈 때 이 렌즈들을 들고 가리라. 조개들이 내게 기억해야 할 것들을 상기시켜주리라. 이 조개들은 나에게 섬출신의 또 다른 눈들이다."
이 자서전은 "외적으로 단순한 생활을, 내적인 충일성을, 보다 온전한 관계를 위한 하나의 탐색"이다. "단순한 생활, 고독, 간헐적으로라도 반드시 있어야 하는 자기만의 시간과 성찰. . . . 발견해야 할 조개들은 더 많이 있으리라. 이것은 오직 하나의 시작일 뿐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