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호텔 ㅣ 노는날 그림책 46
다비드 칼리 지음, 안나 아파리시오 카탈라 그림, 박재연 옮김 / 노는날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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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잠도 아니고 달디단 단잠이다.

그리고 그 단잠을 대접한다라는 표현이 참 기가 막히다.

잠 못 드는 사람이 많은 요즘, 단잠을 잘 수 있도록 대접을 해주는 호텔? 안 갈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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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지고 매서운 추위가 성큼 다가오면 숲속 가을 호텔은 겨울잠을 잘 동물 손님맞이로 바빠진다. 커다란 나무 호텔 안에서 까치 벨보이들과 오소리 지배인은 손님들마다 딱 맞는 방과 맟춤형 간식을 정성껏 준비한다.

 

1층 아늑한 방의 곰, 2층을 통째로 쓰는 햄스터 가족 등 저마다 포근한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는 순간, 겨울잠쥐 '기로'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동물들은 기로가 밤길을 잃지 않도록 불빛을 밝혀 두고, 작게 문을 열어둔 채 다 함께 따뜻한 마음으로 친구를 기다린다.

이미 따뜻한 방을 배정받은 동물들이 아직 오지 않은 친구를 걱정하며 불빛을 켜두는 장면이 참 감동적이었다. 각자의 공간에 들어가 자신만의 긴 잠을 준비하면서도 타인의 추위와 건강을 살피는 이 다정한 배려에서 차가운 겨울바람도 막아줄 만큼 따스한 온기가 느껴졌다.

 

동물마다 겨울을 준비하는 방식, 좋아하는 먹이, 겨울잠의 습성이 제 각각이라는 생태적 사실을 동화적 상상력으로 매끄럽게 녹였다.

2학년 통합 교과서에 동물들의 겨울잠 주제가 나온다. 이 책을 활용하면 딱이다.

그리고 가을의 붉고 노란 빛감이 물씬 풍기는 아름다운 일러스트가 어우러져 한 장면 한 장면 천천히 머물펴 읽는 즐거움을 준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을 호텔은 진정한 쉼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나만의 아늑한 안식처에서 보내는 고요한 시간, 그리고 다시 찾아올 눈부신 봄날을 기약하며 드는 단잠은 아이와 어른 모두의 마음을 포근하게 토닥여 준다.

 

누군가를 위해 작은 등불 하나를 켜두고 싶은 날, 가을 숲의 가장 따뜻한 품으로 초대의 문을 여는 이 그림책으로 모두를 초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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