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자의 자녀로 성장한 20대 청년들의 자전적 에세이라는 소개를 접했을 때, 이 책은 읽어야겠다는 의무감이 들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내어놓고 글을 쓰고 책을 펴내기까지 얼마나 무던히 그 상처와 아픔들을 보듬었을까 싶었다. 그 과정이 녹록지 않았음을 어렴풋이 그려보는 과정에서 많은 감정들이 스쳐 지나갔다.
책을 읽는 내내 평범한 삶을 바라는 그 어린 마음들을 쓰다듬어주고 싶었다. 누구의 눈에 띄고 싶지 않은 마음, 자신의 본모습을 감추기 급급했던 마음, 어른의 역할을 감당해야 했던 마음들이 느껴질 때마다 내 마음도 쓰렸다. 그래서 무너질 듯 위태로웠던 그 시간을 잘 버텨낸 어린 청춘들에게 아낌없이 응원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열 명의 젊은 작가들이 글 쓰는 그 시간 속에 함께 푹 빠져있다가, 어느 순간 그 곁에 있는 이들을 그려보기 시작했다. 마음을 내어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글 쓰는 그 시간에 함께 한 이들을. 그들이 1년 동안 고군분투하며 엮은 책 <기억함의 용기>는 그래서 한 권의 책 이상의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다.
수용자 자녀가 당당하게 사는 세상을 세우기 위에 시작한 '세움' 같은 곳이 있어서 감사했다. 그리고 부모의 잘못으로 방치된 아이들을 보듬지 못하는 국가에 화가 났다. 부모가 수감된 후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사회 시스템에는 문제가 있고, 이것을 민간의 영역에만 맡기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 저자의 바람대로, 나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이야기해 주고 싶다. 너희 잘못이 아니라고, 그동안 잘 버텼다고. 어디서 그런 힘이 났냐고. 무지갯빛 세상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 번 믿어보라고. 소중한 삶을 잘 가꿔보라고. 조용히 응원의 마음을 전해 본다. 그리고 나 또한 바란다.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고 함께 응원해 주길.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사심 가득 담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