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실제 경험이 담긴 소설이라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책이다.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우리 모두 겪어야 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더 몰입감 있게 다가온다. 결코 유쾌할 수 없는 주제를 정말 유쾌하게 담아낸 이야기들은 때론 무겁게 또 때로는 가볍게 다가온다.이미 유방암, 신우암, 폐암 3종 세트로 독한 항암치료를 이겨낸 엄마가 어느 날 섬망 증상을 보인다. 숱한 시련을 이겨낸 엄마에게 또다시 뇌종양이라는 시련이 닥쳐왔다. 그렇다고 슬픔에 빠질 틈이 없다. 간병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요양병원에서 대학병원 그리고 다시 요양원으로, 요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최근 우리 사회는 고령화로 인해 요양병원이 주택가 안쪽까지 들어와 그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 현실은 우리 부모세대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머지않은 미래의 이야기일 수 있다.우리는 모두 죽음을 피할 수 없다. 죽음이란 누구나 언젠간 맞이하게 될 존재이다. 하지만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준비하고 계획하는 경우는 드물다. 잘 살아가는 것 만큼 삶을 잘 마무리 하는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삶의 질 만큼 죽음의 질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이 소설은 스스로 어떤 죽음을 선택할 것인가를 우리에게 묻는 듯 하다. '웰 다잉'이란 무엇일까. 소설 속에는 개인의 노후 준비 뿐 아니라 노인 의료 시스템, 돌봄 서비스 등 개인의 역량을 넘어선 사회와 국가차원에서 조치가 필요한 문제들에 대한 고민도 담고있다.성별과 연령을 떠나 누구나 공감 가는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낸 작가의 이야기가 흥미로운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