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에 힘을 더하는 소통의 신호들
바네사 반 에드워즈 지음, 홍석윤 옮김 / 21세기북스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60년 9월 26일 미국 대통령 선거 최초의 후보 TV 토론회가 열렸다. 후보는 민주당의 젊은 후보 존 F. 캐네디와 공화당의 리처드 M. 닉슨 이었다.
당시 아지젠하워 행정부의 부통령이었던 닉슨은 여론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열린 TV토론회 이 후 선거 전체의 흐름이 바뀌게 된다.

TV토론회를 앞두고 닉슨에게는 여러 불운이 겹쳐서 나타났다. 토론회를 몇 주 앞두고 자동차 문에 무릎을 부딪혀 병원에 입원하는가 하면, 그 이후에 또 독감에 걸려 체중이 9kg이나 빠지게 된다. 엎친데 덥친 격으로 토론을 위해 TV스튜디오에 도착 후 차에서 내리며 다친 무릎을 다시 부딪혀 상처가 악화되고 만다.

마침 TV토론회가 시작되고, 캐네디와 닉슨은 서로 전혀 상반 된 모습으로 토론회에 참여한다. 편안한 자세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는 캐네디에 반해 닉슨의 앉은 자세는 '경주자의 발' 모양을 하고 있다. 트랙을 질주하려는 사람이 한 발을 뒤로 내딛는 자세를 하고 있는 것이다. 닉슨의 이 자세는 유권자에게 닉슨을 성급하고 불안한 사람을로 보이게 했고, 안정된 캐네디의 자세는 그를 믿음직스럽고 자신감 있는 사람으로 보이게 했다.

그뿐만 아니라 닉슨은 시종일관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캐네디가 두 손을 침착하게 포개어 무릎 위에 올려놓은 반면, 닉슨은 한 손으로 의자 팔걸이를 꽉 움켜쥐고 다른 한 손은 손바닥의 땀을 닦듯 손으로 허벅지를 문지르고 있었다.
닉슨의 시선도 불안해 보였다. 닉슨은 정면을 쳐다보지 못하고 캐네디에게 시선이 머무는가하면,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그의 시선은 카메라, 캐네디, 사회자, 청중 속을 부지런히 옮겨다녔다. 닉슨과 달리 캐네디의 시선은 토론 내내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었다.

카메라에 클로즈 업 된 두 사람의 얼굴도 상반되기는 마찬가지였다. 닉슨은 머리를 계속 흔드는가 하면 입꼬리 한 쪽이 올라간 표정을 짖고 있었다. 하지만 캐네디는 정면을 응시하며 침착함을 유지했고 청중을 향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 긍정의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58분 동안 진행된 토론회를 라디오로 들었던 사람들은 닉슨이 더 토론회를 잘 했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 토론회는 최초로 TV로 전파를 탄 토론회였다. TV 속에 비춰진 두 후보의 모습은 라디오와는 전혀 달랐다. 차분함, 자신감, 안정감 등 리더의 덕목을 여실히 보여준 캐네디와 달리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태도를 보인 닉슨은 유권자들의 실망을 낳았다.

토론회 전까지만 해도 여론조사에서 앞서갔던 닉슨은 이 첫 번째 TV토론회를 기점으로 캐네디의 추격을 받게 된다.
그로부터 6주 뒤 1960년 11월 8일 유권자 투표에서 49.7% 대 49.5% 단 0.2% 차이로 캐네디는 닉슨에게 승리한다. 이 후 실시된 연구에 따르면 전체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첫 번째 토론회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캐네디와 닉슨의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 듯 토론회에서 보여준 두 사람의 비언어 신호가 유권자들에게 신뢰를 얻는데에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알 수 있다. 캐네디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도 유권자에게 신뢰를 주고 자신감을 보여주는 법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우리가 중요한 면접이나 발표를 하거나 의사소통을 하는데있어 비언어, 음성, 언어, 이미지 이 네 가지 신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준다.

말을 하지 않고도 상대방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방법을 이 책은 알려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