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멋져 오늘은 조퇴 - 좋아하는 것을 놓지 않고 오늘을 살아가는 마음
쥬드 프라이데이 지음 / 말랑(mal.lang)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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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이 높고 푸른 가을 하늘과 어울리는 에세이 한 권을 읽었다. 사실 쥬드 프라이데이는 내가 좋아하는 웹툰작가이기도 하다. 특유의 서정적인 그림체와 따뜻한 이야기들을 좋아하는데, 이 에세이는 그렇게 말랑하지만은 않았다. 위로와 공감을 해주는 수많은 에세이들 사이에서 단연 이 책이 좋은 이유는 영혼없고 번지르르한 말들 대신 진심어린 위로와 현실적인 조언 덕분이 아닐까싶다. 정말이지 와닿는 문장들이 너무 많아서 책 전체를 형광펜으로 칠하고 싶은 기분이었다. 공감, 공감, 공감, 그리고 음미. 낮에 읽기 시작해서 밤이 되었는데, 싸늘한 가을 바람과 함께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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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 깊게 심은 미래 - 인간의 삶이 이어간 토종 씨앗의 여정
변현단 지음 / 드루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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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진지하게 공부하듯 책을 읽었다. 나는 평소에도 품종, 재래종에 관심이 많은데 그 씨앗들에 대한 이야기라 너무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토종이 옳다고 주장하는 책은 아니고 환경에 적응하고, 농부가 선택한 씨앗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봐도 좋았다. 아직까지 많은 시골의 할머니들이 농사를 지어 씨앗을 받아서 내년 농사도 짓고, 주변에 나누어주고 그렇게 역사가 이어지고 있었다. 이 세대의 할머니 이후로는 씨앗들이 어떻게 유지가 될 지 읽으면서도 걱정이 되었다. 게다가 요즘 종묘사와 대기업들은 종자로 돈을 벌기 때문에, 매년 씨앗을 사도록 자가 채종이 되지 않는 불임 종자를 개발판매한다고 들었다. 쉽게 말하면 먹은 과일과 채소 안의 씨앗을 심었을 때, 같은 작물을 얻을 수가 없다는 뜻이다. 해마다 비싼 돈을 들여서 종자를 구입해야하고, 농부들이 점점 돈을 벌기 어려운 구조가 될 것이다. 씨앗이 무기가 되는 그런 시대 말이다. 사실 이미 어느정도 진행이 되고 있지 하지만 작가님과 같은 농부들이 명맥을 이어주시겠지 싶어서 든든했다.

씨앗과 별개로 이 책에서 흥미로운 사실을 몇가지 알았는데

1. 노각이 늙은 오이라는 것! 세상에, 이거 진짜 읽자마자 너무 충격적이어서 미엘에게도 호들갑을 떨면서 알려줬다.

2. 양배추가 야생 겨자의 품종 개량 버전이라는 것! 아니 근데 양배추는 안 매운데(?)이상하네. 흠흠.. 야생 겨자의 끝 꽃눈을 비대화시킨거라 그래서 잎이 그렇게 주름져있다고 한다.

3. 난 언제나 가지가 영어로 왜 eggplant 인지 수상했는데 원래 열매가 계란처럼 동그랗게 생겨서(!)였다고 한다. 그리고 솔라닌(감자 싹에 있는 독소)이 포함되어 독이 있었는데 길쭉하게 개량되며 독이 없는+우리가 아는 길쭉한 보라색 가지가 된 것이라고 한다.

품종과 토종, 씨앗에 관심이 많다면 꼭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토종 씨앗이 더 궁금하다면 #토종씨드림 이라는 홈페이지를 가보기를 권한다. 세상은 온통 '온전한 씨앗'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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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도감 - 일러스트로 보는 224명의 천사들
안제미 라비올로 지음, 이리스 비아지오 그림, 이미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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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를 떠나 천사는 왠지 좋은 사람(?)이고 믿고 싶은 존재이다. 하지만 나에게 천사는 그냥 천사, 추상적인 이미지일뿐이었다. 천사도감을 만들 정도로 천사가 다양하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게다가 무려 224명이나 된다! 대천사들은 소개와 함께 관련 스토리도 서술되지만, 나머지 평범한 천사들은 일러스트와 이름, 간략한 정보만 카드처럼 나와있다. 천사의 역사부터 계급, 정보까지 천사의 모든 것이 팝아트 느낌의 일러스트와 함께 이 한 권에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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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를 디자인하라
유영만.박용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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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아주 의미있는 책을 읽었다. 최근에 말을 하고, 글을 쓰는 것이 어렵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많은 말을 하지만 쓰는 단어와 표현이 한정적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정확한 단어를 쓰고 싶어서 사전이나, 동음이의어, 유의어도 자주 찾아보는 편이라고 자신하는 편인데도 어휘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침 요즘 유난히 어휘력과 문해력 관련된 이슈들이 뉴스나 컨텐츠에도 많이 등장하는 이런 시즌에 딱 읽기 좋은 책이었다. 굉장히 쉽게 읽히고 한 문장 한문장이 다 너무 중요하고 공감되었다. 나답게 살기 위해서, 나의 세상을 넓히기 위해서, 더더욱 언어를 갈고 닦는 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 내가 사용하는 언어는 현재 내가 세상을 내다보는 세계의 한계가 어떠한지를 그대로 드러낸다. 내가 모르는 단어 뒤에 존재하는 세계는 알 수 없는 세계다. 단어를 모르면 그 단어가 담고 있는 세계도 모른다.

✓ 내가 누구인지를 알아보는 방법은 내가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를 보면 된다. 내 인생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내가 사용하는 언어의 수준을 보면 된다.

✓ 언어에 대한 앎이 곧 사람에 대한 앎입니다. 또 언어에 대한 앎이 지식에 대한 앎, 삶에 대한 앎입니다. 그래서 언어는 곧 인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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삘릴리 범범 사계절 그림책
박정섭 지음, 이육남 그림 / 사계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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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풍 어린이 그림책의 탈을 쓴 어른이를 위한 부동산 하이퍼 리얼리즘 그림책을 보았다. 옛 이야기인 '춤추는 호랑이'를 현대적으로 재창작한 이야기인데 중간에 나오는 부동산 디테일이 정말 장난 없다. 초품아 지역, 선시공 후분양, 제 2금융 빠른 대출 등등 진짜 실제로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이 책의 킬링 포인트는 뮤직비디오(!)라고 생각한다. 그러하다. 이 책은 뮤직비디오가 있는데, 무려 작가님이 배경음악을 기획×제작하셨다고 한다. 능력자,,, 대단해! 책에서 느껴지는 고전과 현대의 묘한 어우러짐이 뮤비에도 판소리와 현대극으로 고스란히 나타난다. 책의 느낌이 궁금한 사람들은 먼저 뮤비를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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