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와 레앙드르 기린과 달팽이
알렉스 쿠소 지음, 자니크 코트 그림, 윤경희 옮김 / 창비교육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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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과 문어, 북극과 남극에 사는 이들은 외로움에 친구를 찾아 나서기로 한다. 미지의 누군가를 만나러 용감하게 집을 나선 그들은 계속 서로 엇갈려 만나지 못하게 되는데...

'둘이 빨리 만났으면... 언제 만나는거지?' 하며 같이 가슴 졸이며 본 그림책. 그들의 만남이 성사 되기를 기다리며 색채감 넘치는 화려한 바닷속 생물들을 보는 재미와 그들의 개성 넘치는 집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확실히 외국 작가의 색감은 우리나라 작가들과는 느낌이 아주 다르다. 좀 더 원색적이고 쨍하달까?

어쨌든 마지막의 마지막에 아슬아슬하게 만나서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코끝이 찡해졌다. 사람도 똑같다.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는 우선 내 세상을 벗어날 용기,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는 노력, 그렇게 했을 때 소중한 인연을 만날 수 있다. 요즘같이 사람 만나기 힘든 시절에도 나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보고 싶은 나의 친구들 얼굴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책을 덮는다.

그나저나 북극곰엔 남극펭귄 아닌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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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의 번역 - 요리가 주는 영감에 관하여
도리스 되리 지음, 함미라 옮김 / 샘터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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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처음에 책 제목을 보고 음식이나 요리에 관한 제법 진지한 에세이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짧은 호흡의 유쾌한 글들이 컬러풀하고 심플한 일러스트와 어우러져 아주 맛있는 책이었다. 영화 감독인 작가가 세계를 다니며 만난 음식들과의 추억 모음집이랄까? 어릴 적 친구 콜라비와의 추억부터 시댁의 호박씨기름, 잊을 수 없는 뇌 요리, 고통스러웠던 다도 등등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에피소드들이 가득 채워져있다.

우리는 삼시세끼 밥을 먹으며 살아가지만, 모두들 좋아하는 음식도, 음식을 먹는 법도, 추억도 다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미각의 번역>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이 책은 그 수많은 이야기들 중 도리스 되리의 추억을 엮은 것인 셈인데, 특별한 요리들보다 두부, 닭, 피자, 커피 등 평범한 음식들이 등장해서 좋았다. 맛을 알고 있으니 이해나 공감이 쉬웠기 때문이다. 독일 사람이지만 일본과의 교류가 많았는지 일본 음식 문화에 대한 에피소드들이 많았다. 녹차, 오니기리, 우메보시, 말차, 다도, 나베모노 등등. 유럽 사람의 시선으로 만나는 아시아 음식들에 대한 인상도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게다가 이 책은 식도락에 대해서만 논하는 것이 아니라 채식이나 다도 유기농 농법, 나아가 생명 윤리 등 식재료와 식생활, 그 속에 담긴 철학까지도 자연스레 언급한다. 어찌 먹는 것이 먹는 행위 뿐이겠는가? 단순한 행위 그 너머까지 보는 작가의 통찰력이 이 책을 더 맛있게, '번역'이라는 제목에 어울리는 글이 되게 해주는 것 같다.

"자기 앞에 놓인 그릇 위에 음식이 담기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의 노고와 협력 그리고 동물, 식물의 희생이 있었는지 식사 때마다 들려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세상과 단절되어 뿔뿔이 흩어지게 될 거라고 나는 믿는다." (p.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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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조각
윤강미 지음 / 창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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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사라진 그믐밤의 이야기이다. 어두운 밤 떠난 가족 여행에서 엄마와 이모의 추억의 보물을 아이들과 함께 찾아 나선다. 숲 곳곳에 숨어있는 동물들과 꽃을 지나 도착한 곳에는 달빛 조각들이 잔뜩 있었다.

이 책은 가족의 이야기이기도, 인간과 자연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핸드폰과 태블릿을 보며 여행을 탐탁치 않아 하던 아이들이 어두운 숲길을 걸으며, 전자기기 대신 손을 맞잡게 되는 과정이 킬포. 폰을 놓으며 가족과 연결이 되기도 하지만, 야생 동물들을 놀라게 하지 않으려는 배려와 공존 역시 이루어진다.

개인적으로 <달빛 조각>이라는 책 이름은 감성을 건드리는 로맨틱함이 있어서 좋다. 게다가 달빛이 없어서 색감이 전체적으로 어둡고 차분한 것이 취향 저격! 괜히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게 아니구나 싶었다.

잠이 오지 않는 밤, 딱 적당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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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카레 모두의 레시피 4
나카가와 히데코 지음 / 맛있는책방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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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하는 히데코 선생님과 맛있는 책방에서 카레 요리책과 카레 가루가 나왔다! 꺄아- 마침 얼마 전 티비에서 <백종원의 국민음식> 카레편에서 히데코 선생님을 뵈었는데 그리고 책을 봐서 그런가 내적 반가움이 두 배??

책을 넘겨보며 넘모 좋은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카레 요리법만 있는 것이 아니라 카레와 곁들일 밥과 반찬, 카레 풍미 술안주(역시 히데코 선생님! 술안주 레시피를...??), 그리고 디저트까지 있었다.

당장 해보고 싶은 것들이 몇 개 있는데 그 중 하나인 치킨 카레와 사프란 라이스를 해보았다. 책에서 시키는 대로만(?)했는데 3분 카레가 아니라 진짜 식당에서 먹는 외국의 향이 물씬 나는 카레가 탄생했다! 세상에나.... 집에서 이런 카레가 가능하다고? 진짜 재료만 있으면 심플하게 멋진 요리가 뚝딱! 의심하지마세요! 여러분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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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막걸리를 마신다면
설재인 지음 / 밝은세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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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 예상과는 완전히 다른 책이었다. 막걸리는 매개체 역할조차 하지 않았다. "그세계"로 가버린 나와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주 내용이었다. 나 "엄주영"은 엄마와 함께 갔던 산행 뒤, 막걸리 집에서 갑자기 평행 세계로 떨어진다. "당연히도" 그 곳에서 또 다른 성별의 나를 만난다. 그리고 벌어지는 버라이어티한 사건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실 스토리나 전개 모두 나쁘지 않았는데, 불쑥불쑥 등장하는 요소들 중에 나와는 좀 맞지 않는.. 하필 소설을 관통하는 메인 주제와 관련된 요소들이 곳곳에 배치되어있어서 내가 읽기에 불편했다. 개개인의 가치관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할 생각은 없지만, 어쩄든 읽는 내내 목에 가시가 걸린듯 답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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