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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룡유기 1
이소 지음 / 청어람 / 2002년 6월
평점 :
당장 눈에 띄는 것은 주인공인 곤의 특출남이다. 처음부터 관조적인 자세로, 하나의 완성된 인격을 보여주는 그 모습은 근래 범람하는 자극적인 주인공들과는 그 궤를 달리한다. 물론 곤에게도 정신적 성장(과 언제나 그와 밀접할 수밖에 없는 무공 수준의 성장)은 있지만 그것은 크게 눈에 띄지 않고, 끝까지 찐득찐득한 은원이나 정념에서 한 발짝 떨어져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그것이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하지만 그 한 발짝 떨어져있는 그 관조적이고 담백한 행동에 비해 흔히 기대하는 여러 세대에 걸친 음모나 수수께끼, 정에 의거한 은원에 얽힌 이야기 등이 약한 듯한 느낌이 있다. 곤의 특출남을 손상시키지 않기 위해서 이야기의 재미나 위기, 자극성을 희생한 듯한 느낌이 드는 것 같기도 하고. 두 번째 주인공인 광룡의 경우 그 같은 자극성과 이야기의 재미를 책임지는 역할을 하는 것 같지만 그 비중이 곤에 비하면 실로 옅어서,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듯해보인다.
솔직히 말한다면 두 주인공의 매력을 담기엔 무대가 되는 이야기가 너무 작지 않았나, 한다. 읽는 입장에서는 좀 더 비비 꼬이고 해결 기미가 안 보이는 오해와 은원이 있었으면 했는데. 여러모로 뒷통수 때리는 전개에 의해 신선함을 느끼긴 했지만 그 반면 양이(전 9 권이나 되는데도!) 모자라다고 느꼈다. 특히 결말 부분이 그런 느낌을 주는데 아주 큰 몫을 한 듯싶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