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주로에 선 순간만큼은 달랐다. 콜리는 투데이가자신과 오랫동안 함께 있어 닮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투데이도 달릴 때에만 살아 있다. 투데이가 살아 있기 위해서는 달리는 수밖에 없었다.
콜리에게 채찍이 쥐어진 건 2개월 후였다. 매니저는 달리면서 투데이의 엉덩이를 채찍질하라고 명령했다. 콜리는명령에 따랐다. 투데이는 채찍을 맞을 때마다 더 빠르게 달리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빨리 달리면 달릴수록 투데이의 속은 고요해졌다. 콜리는 납득할 수 없었다.
행복하지 않다니. 투데이는 달려야 살아 있음을 느꼈지만살아 있는 동안 행복하지 않게 되었다. 콜리는 이 점 역시도 민주에게 물어야 할 목록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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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데요시가 전 일본의 군사력을 휘몰아 직접 군을 지휘하며ㅍ바다를 건너올 것이라는 풍문 앞에 조정은 무겁게 침묵하고 있었다. 나를 죽이면 나를 살릴 수 없기 때문에 임금은 나를 풀어준 것 같았다. 그러므로 나를 살려준 것은 결국은 적이었다. 살아서, 나는 다시 나를 살려준 적 앞으로 나아갔다. 세상은 뒤엉켜 있었다. 그 뒤엉킴은 말을 걸어볼 수 없이 무내용했다.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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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부모가설거지를 시켰을 때 "왜 엄마 아빠가 먹은 그릇을 나보고 설거지 하라고 해?"라고 따지는 식이다. 자녀가 형평강박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하려면 어릴 때부터 여러 가지 집안일, 집안 공동의 일을 시켜야한다. - P24

한 사람이 갖는 인격적 가치는 아이나 어른이나 동등하다. 인격적 가치는 동등하지만 개인의 역량에 따른 가치의 차이, 역할에 따른 차이는 엄연히 존재한다. 그러나 형평강박에 걸리면 그 차이는차별로 분류된다. 부모도 자기와 동등한 레벨에 있는 대상이기 때문에 부모가 자기에게 잘못을 했다면 자기도 부모를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요즘 부모를 가정폭력으로 신고하는 자녀들이 부쩍 늘었다. 내가 여기서 판단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아이들의부모에 대한 행동은 처단이기 때문에 물건을 부수거나 부모를 때리고도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형평강박이 만들어지게 된 것 또한 어릴 때부터의 과잉 존중이다. 어릴 때부터 식당에서 아이의 메뉴 선택이 부모보다 우선이었던 것을 비롯해서 무엇을 하든 아이들에게 먼저 선택권이 주어졌고동등한 권리의 주체로 대접해서다. 아이들도 인격이고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렇다고 자신들의 입지가 부모와 동일한 것은 아니다. 어른들이 술 마시면서 미성년 자녀는 술 마실 수 없다고 말했을 때 억울해한다면 형평강박이다. 어른들이 술마실 때 미성년 자녀에게 음료수를 마시라고 하는 것은 형평에 어긋나지 않다. 술은 성인이 되어서 누리는 권리고 자녀는 아직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그 권리를 누릴 주체가 아니다. 부모가 모임이 있어 나갈 때 아이들은 나가지 못하게 하면서 집을 보라고 하는 게 억울하다면 형평강박이다.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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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토의 목숨을 없앤 것은 죄일 수 있겠지만, 이토의작용을 없앤 것은 죄가 아닐 것입니다. 제가 재판에서 이토를 죽인 까닭을 말할 수 있었던 것은 저의 복이고, 이토가 살아 있을때 이토에게 말하지 못한 것은 저의 불운입니다. 신부님. -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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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게 뻔한 싸움을 하는 이십대의아버지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목숨을 살려주었던 사람을위해 목숨을 걸려 했던 이십대의 그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영정 속의 아버지가 꿈틀꿈틀 삼차원의 입체감을 갖는 듯했다. 살아서의 아버지는 뜨문뜨문 클럽의 명멸하는 조명 속에 순간 모습을 드러냈다 사라지는 사람 같았다. 그런데 죽은 아버지가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살아서의 모든 순간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자신의 부고를 듣고는 헤쳐 모여를 하듯 모여들어 거대하고도 뚜렷한 존재를 드러내는 것이었다. 아빠. 그 뚜렷한 존재를 나도 모르게 소리 내어 불렀다. 아버지의 영정을 응시하던 그가, 아직 이름도 모르는 그가,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흰자위가붉었다. 나의 눈도 그러할 터였다. 작은 상욱이, 김상욱씨가 가만히 눈물을 훔쳤다. -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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