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헝겊 지우개를 한번 들었다가제자리에 놓았지. 언제나처럼 나에게서 멀리 이불을 펴고 누웠다가 가만가만 무릎걸음으로 나에게 다가왔지. 잠든 것처럼 눈을 가늘게 뜨고 있던 나는 정말로 눈을 꼭 감았지. 누나가 내 이마를 한번, 뺨을 한번 쓰다듬곤 이부자리로 돌아갔어. 좀 전에 들렸던 웃음소리가 어둠속에서 다시 들렸어. 한숨처럼 낮게 한번, 잠시 뒤 소리내어 한번 더.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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