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축적인 의미가 담겨진 동시를 접할 때면 늘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떤 의미로 전해지는지 그리고 그 내용에서 표현되고 있는 모습을 함께 공감하기도 한다. 어릴 때 쓴 것 말고 처음 처 보았다는 문인수 선생님의 학창시절의 표현에서 나는 얼마나 동시를 써 보았는지 그리고 얼마나 동시를 읽었는지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숙제로 했던 동시 외우기만 생각날 뿐이다. 정이 많이 들어 동시랑 계속 놀고 싶다던 선생님의 그 마음처럼 나 역시 정감 어린 이 동시집으로 인해 조금은 닮아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1부의 '앗, 나의 실수'에 실린 여러편의 동시들은 내가 어릴 적에 겪었을 만한 일들을 생각하지도 못한 아이들의 감정들을 잘 표현하고 있다. 아마도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보다 시골에서 지내는 아이들이 이 동시집을 본다면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2부에서 '보일러 놔 드려야겠어요' 라는 광고를 쉽게 떠올릴 수 있도록 엄마와 아빠,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등장시켜서 바쁜 일상 속에서 가족간의 사랑을 느끼고 소중함과 고마움을 생각하게 하고 있다. 3부에서 '갈매기들은 모두 치마를 입었을까?' 는 살아 숨쉬는 자연의 모든 생물들의 자유로움과 생동감을 관찰하면서 예쁘게 표현하여 아이들에게 서정적인 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4부에서 '못 본 척, 모르는 척' 에서는 계절의 변화에 따른 자연현상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 같았다. 빗방울, 봄, 개나리, 나비 등의 소재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따뜻하게 표현하고 있다. 문인수 선생님의 동시집을 접하면서 바쁜 생활 속에서 무뎌진 감정을 감각적인 표현과 감성으로 되찾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순수했던 학창시절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던 시간이였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