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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시집 - 오감도와 날개 그리고 권태 ㅣ 윤동주가 사랑한 시인
이상 지음 / 스타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사각형의 내부의 사각형의 내부의 사각형의 내부의 사각형의 내부의 사각형.
사각이 난 원운동의 사각이 난 원운동의 사각이 난 원.
비누가 통과하는 혈관의 비눗내를 투시하는 사람.
지구를 모형으로 만들어진 지구의를 모형으로 만들어진 지구.
(후략)
-건축무한육면각체, 1933, 이상
1999년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이라는 영화를 통해 처음 만났던 시인 이상.
그 때부터 이상은 내게, 가까이 하고 싶으면서도 무언가 나랑 다른 먼 존재였다.
그치만 항상 내 마음 한 구석에는 그에 대해 그의 작품에 대해 좀 더 깊이 상고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했고,
이번에 스타북스에서 이상 시집이 나와 좋은 기회에 이상에 대해 상고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이상 시집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시 이외에도 대표적인 소설 날개와 수필 권태까지 싣고 있어
이상의 작품을 한 권에서 모두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역시 이상의 시는 여전히 난해하고 한 장 한 장 넘기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현대어 표기를 따르고 한자 병기 또한 하였기에 이전보다는 조금 더 수월함을 느꼈다.
한 편, 시에 비해 소설 날개는 훨씬 잘 읽혔다.
시는 작가의 시적 허용의 범위가 넓은 데에 반해 소설은 아무래도 줄글로 적히다 보니, 작가와 독자의 간극이 좀 줄어드는 것 같다.
날개의 주인공을 통해, 혹시 이상이 이 주인공과 같이 목적 없이 억압 당하는 삶과 함께 자유에 대한 갈망 사이에서 갈등하고 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수필 권태 또한 제목부터 시작해 글의 곳곳에서 삶에 대한 권태를 느끼는 이상의 모습이 드러나있었다. 너무 일찍 태어나 시대를 앞서간 천재의 고뇌일까.
그의 작품은 여전히 내 안에 많은 의문을 가져다 주지만 이 책을 통해 그와 조금 더 가까워 진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