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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곁에 두는 마음 - 오늘 하루 빈틈을 채우는 시인의 세심한 기록
박성우 지음, 임진아 그림 / 창비 / 2020년 11월
평점 :
시인이 관찰하고 느끼며 쓴 일상들..
시인의 언어는 정말 참으로 예쁘구나 라고 생각하며
책 한장 한장을 넘겼어요.
같은 것을 봐도 이렇게 나와 다르게
느끼고 표현할 수 있구나...
시인은 정말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었어요.
<마음 곁에 두는 마음>이라는 제목부터 따스하고 예쁜 책....

그대에게 빈틈이 없었다면
나는 그대와 먼 길 함께 가지 않았을 것이네
내 그대에게 채워줄 것이 없었을 것이므로
물 한 모금 나눠 마시며 싱겁게 웃을 일도 없었을 것이네
그대에게 빈틈이 없었다면
여는 글 처음에 나오는 이 시 '빈 틈'부터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더라고요.
필사하고 싶은 시였어요.
우린 누구나 빈틈이 있지 않을까요?
그러니 누구나 함께 하며 서로서로 채워주며 살아가야하는 존재들입니다.
내 부족함을 채워주는 소중한 사람들.....
지금 내가 함께 하는 사람들을
한명 한명 떠올려보게 하는 시였어요.
어떤 모습이나 말은 구들장처럼 따뜻하고
냉이처럼 향기로워서
추위와 외로움과 쓸쓸함을 이겨내게 한다.
절망과 좌절과 옹졸함과 막막함을 털어내게 한다.
마음은 어둑어둑 위태로운 곳에 두지 않고
높고 환한 곳에 두는 것.
닫힌 쪽에 두지 않고
밝고 넓게 열린 쪽에 두는 것.
조금은 더 따뜻하고 조금은 더 아늑하고 조금은 더 아름다운 쪽에 두는 것.......
시인이 표현하는 마음은 이렇게 섬세하고 시적이네요.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시인이 보는 일상은
그것이 아무리 소소하고 평범한 것일지라도
빛을 발하게 만듭니다.
배추흰나비도, 새소리도...
시인의 언어를 입으면
반짝임을 갖게 됩니다.
하루를 마치고 정리하는 밤시간에
조금씩 읽어가며 마음이 몰랑몰랑해짐을 느낄 수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