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는 드릴게 - 심리 해부 토크쇼
김덕성.정귀수.장서연 지음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도서관에서 이 책을 보고 무슨 책이길래 제목이 이런가 했다. 심리 해부 토크쇼? 뭐지 이건. 목차를 훑고 내용을 대충 보니 흥미가 갔다. 집에 와 평가를 보니 많진 않지만 괜찮고 특히 감정을 살아있는 듯이 표현했다는 얘기가 있어 특이하다 싶어서 읽어봤다.

책은 팟캐스트에서 하는 같은 이름의 방송 중 몇몇을 뽑아 책으로 만든 것이다. 살면서 나 혹은 주변사람들이 겪었거나 겪고 있는 문제들이다. 흔한 문제라는 거다.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나는 왜 이런 일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을 읽지. 책을 읽는 게 생각을 막는다는 글을 어디선가 봤는데 일리 있다. 아예 안 읽는 것도 문제지만 책만 읽느라 자기 생각을 안 하는 것도 문제지.

길 잘못 든 얘기를 돌려서, 문제를 보는 시선이 굉장히 따듯하다. 읽는 내내 그 생각을 했다. 계속 걱정하는 사람에 대해서 헛짓을 한다고 하는 게 아니라 '결코 포기하지 않고 뜨겁게 시도하고 또 시도하신 거죠. 그것 자체의 의미를 퇴색시킬 필요는 없어요.' 라고 말하는 건 생각도 한 적이 없다. 이걸 이렇게 바라볼 수가 있다니. 

그리고 문제도 문제로 보려고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까 이걸 해결해야 하는 게 아니라 생각하고 느끼면 되는 그런 걸로 본다는 거다. 이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되는, 빨리 해결해야할 그런 문제로 보는 게 아니라는 거다.

인격에 대해서도 인간이 하나의 인격을 가지지 않는다는 건 흔히 사람들이 그렇게 말을 한다해도 정말로 그렇다는 건 신기했다.

감정을 다루고 그거에 대해서 얘기한다는 점에서는 '감정은 습관이다'와 같다. 그리고 그 책에 나온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 다루는 부분은 다르지만 두 책 다 감정에 대해서 이해하는 데 좋다.

자세한 건 직접 읽어보는 게 좋다.


첫 번째로 이걸 인식하셨으면 좋겠어요. '부정적인 생각을 내가 일으키고 있는 게 아니다'라는 것. 그건 저절로 일어나는 겁니다. 안 하려고 해도 안 할 수가 없잖아요?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내가 하고 있는 게 아닌 거예요. - 27


'어? 이게 대체 뭘까?' 하는 호기심 어린 태도로, 그것이 어떤 불쾌한 감각이든 감정이든 간에 있는 그대로 느끼며 경험해보는 거예요. 그러면 그건 조건 없는 투명한 관심이라 할 수 있을 거예요. 그게 바로 사랑인 겁니다. - 30


설령 자책이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너무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무슨 말이냐면, 자책하는 것조차도 괜찮다는 거예요. 덮어놓고 자책에 빠지지도, 그렇다고 자책을 거부하지도 않는 겁니다. 자책이 일어나면 그냥 자책을 겪어보는 거예요. 좀 아프더라도요. 자아를 잃는 건 아프거든요. - 139~140


그러니까 이런 전제가 깔려 있어요. '감정이 올라올 때면 그 감정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근데 감정이라는 건 논리와는 무관하게 움직일 수 있거든요. - 149


인간이란 그런 같잖은 기준으로 평가받아야 하는 궁핌한 존재가 아니에요. - 256


'상담자는 병신이 아닐 것이다. 그러니까 안 병신인 네가 병신인 나를 좀 고쳐달라.' 근데 저는 이렇게 얘기해드려요. '오해하지 마세요. 저도 병신입니다.'- 260


이 책으로 많은 걸 배웠다. 그리고, 정말, 이렇게 따뜻하게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은 오랜만이다. 읽는 내내 이들의 이 시선이 느껴져서 절로 포근해졌다. 이 느낌을 많은 사람들이 받았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예전에 유행했던 힐링도서랑은 좀 다르다. 질적으로 굉장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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