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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삶의 온도
김대유 지음 / 북그루 / 2020년 6월
평점 :
읽는 내내 그리고 읽을수록 쫄깃쫄깃한 맛이 우러나는 참 잼있는 책이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읽고 나서 리뷰를 쓰려고 이 책 관련 뉴스를 보니 ‘2020년 우수출판콘텐츠 인문분야 우수도서’로 선정된 책이라 소개되고 있다. 이 책은 저자의 소개에 나와 있듯이 국가인권위원회 전문위원과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 역임 등등 그동안의 각종 사회적 경력과 교육자로서의 경험에 본인의 삶의 철학을 가미시켜 자기계발서인 듯 에세이이고 에세이인 듯 자기계발서인 스토리로 인문학적 감성이 넘치는 얘기를 40여 개 글꼭지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저자는 ‘인생은 길을 따라가고 길을 만드는 순간의 연속이다. 길이 보이면 길을 따라가고 길이 보이지 않으면 길을 만들어 가야 한다. 언제든 우리는 치열했던 길(Road)을 돌아보고 새롭게 만들어가야 할 길(Way)을 가늠하며 가슴 깊이 서늘하게 묻어나는 나의 길(Path)을 생각해야 한다.’며 그 해법으로 다음과 같은 목차 즉 1장: 길 위에서, 2장: 길을 따라서, 3장: 몸의 기술, 4장: 문생어정(文生於情) 정생어문(情生於文) 등 4개 파트로 나눠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리뷰를 쓸 때 감상문 방식은 말장난 같아서 줄거리 요약 방식을 많이 쓰는데 이 책 프롤로그에 고맙게도 4page에 걸쳐 읽는 사람들의 맘에 와닿게 서술해 놨다. 아래 글을 통해 이 책의 주요 줄거리를 확인해 보도록 하고, 277page에 달하는 구체적인 내용을 직접 접하고 싶은 분은 이 책을 구하여 탐독하시되 옆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또 펼쳐 읽고 음미하고 하면 더 좋을 듯한 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위에서 언급한 바처럼 괜히 우수도서로 선정된 게 아님을 분명히 느낄 수 있는 이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더욱 흥미를 자아내는 정말정말 맛깔스러운 책이다.
인생은 길을 따라가고 길을 만드는 순간의 연속이다. 길이 보이면 길을 따라가고 길이 보이지 않으면 길을 만들어가야 한다. 생로병사를 짊어진 인간에게 길은, 젊다 해서 힘들고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익숙하고 쉬운 것은 아니다. 혼자 가든 함께 가든 길은 누가 대신 걸어주는 것이 아니다. 공부가 막힌 학생과 미래가 보이지 않는 청년, 언제든 길을 잃은 중년과 어스름 황혼처럼 찾아온 초로의 반백에서 우리는 문득 민낯의 영혼을 마주한다. 자신의 내면이다.
생각해 보면 청춘은 재밌는 지옥이고 중년은 심심한 천국이다. 날마다 흥분이 넘치고 긴장이 감도는 순간을 만끽하지 못하는 청춘은 불우하다. 날마다 그날이 그날인 중년은 아무 낙이 없는 천국과 같다. 누구나 청춘의 시간을 맞이하듯이 어느새 중년의 세월을 만난다. 세상 무서울 것이 없는 중딩과 세상 다 살아버린 듯한 중년의 중자는 모두 중(中)이다. 중딩은 사춘기를 앓고 중년은 갱년기를 아파한다. 양자가 함께 살아가는 공간에서 中자의 의미를 생각하는 일은 부질없다. 흔히 지랄총량의 법칙이라고 부르는 가슴앓이는 본디 중딩병이다. 연애질도 못 하면서 불타는 사랑을 꿈꾸다가 애꿎은 자위로 끝내는 중딩들, 화려한 미래의 자화상을 그리다가 텀벙 인터넷 게임에 빠져 허우적대는 그들에게, 청춘은 재밌는 지옥으로 다가오는 게 맞지 싶다. 소년시절 마음껏 지랄도 못 떨고 입시공부만 하다가 어른이 되어버린 중년들, 삼사십대를 쨍하고 해 뜰 날 기다리며 직장을 섬기고 가족을 부양하다가 반백이 되어버린 중년들, 어리고 젊은 날들의 지랄을 가슴 깊이 묻어 둔 중년들에게 다시 또 중딩처럼 가슴 뛰는 날들은 있을까?
중딩의 온도는 알겠는데 중년의 온도는 몇도일까? 표준이 없다. 혈압기처럼 잴 수 있는 기계도 없다. 다만 중년의 온도는 제각기 다 자기 이름으로 표시될 뿐이니, 언제든 확인하고 싶으면 가만히 자기의 이름을 불러보라. 그러면 중년의 온도를 잴 수 있다. 릴케나 소월, 아르튀르 랭보, 기형도, 체사레 보르자처럼 청년시절에 천년의 삶을 살다가 요절한 천재들이 있지만, 이순신, 세르반테스, 시몬느 보봐르, 버지니아 울프, 셰익스피어 같은 대부분의 천재들은 중년의 삶을 살았다. 재복이, 왕표, 명자같은 내 친구들은 천재가 아닐지도 모르지만 모두 아름다운 중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중년에 오는 생리적, 신체적 변화는 도미노 현상을 불러일으키며 그동안 가져왔던 생의 목표와 우선순위를 재평가하고 새롭게 설정하고자 하는 본능을 갖게 한다. 청년세대는 힘겨운 현실을 딛고 미래를 설계하고자 하며, 중년은 인생 제2막을 새롭게 만들고 싶어 한다. 칼융(Carl Jung)은 이러한 인간의 정서적 위기를 개별화(Individualization)라고 불렀다. 위기에 직면하여 피하지 않고 오히려 그 길을 따라 새로운 길을 여는 용기를 갖기 위해서 개별화의 기술은 꼭 필요한 요소다. 함께 그러나 다르게 위치해야 할 삶의 자리는 무엇보다 마음의 자리부터 살펴야 한다.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하면 큰일을 이룰 수 있다. 순수한 마음은 타인과 함께할 수 있는 여백을 만들고 그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Identity)을 지킬 수 있다.
보통 인간계발서로 불리는 책들이 유행한 적이 있다. 성공하는 비결과 이익을 끌어당기는 인간관계의 기술을 수록한 책들이 밀리언셀러로 등극하는 사회는 불안정하다.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빙점의 작가 미우라 아야꼬와 노르웨이의 숲을 쓴 무라카미 하루키를 낳은 일본, 우리보다 한참 앞서서 문학의 세계를 연 일본의 문학이 무너진 것은 두 가지 때문이었다. 1990년대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만화와 성공하는 기술을 소개하는 흥미 위주의 자기계발서가 범람한 탓이었다. 일본인들은 성공의 기술을 좇다가 성찰의 문학을 잃었다. 그 자리에 솔로충 문화와 변종 제국주의 이데올로기가 자리 잡았다.
이 책은 성공신화를 만들기 위한 자기계발서는 아니다. 그러나 읽다 보면 성공의 의미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삶의 길에서 우물처럼 그리움이 깊어질 수 있는지 성찰하고 발견할 수 있는 글로 채워져 있다. 읽다 보면 독자와 저자가 함께 내면을 들여다보고 삶의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공통분모를 갖게 된다. 인간의 외로움이 깊어지고 사회가 불안정할수록 사람들은 부나비처럼 성공신화를 쫓아가고 상대방의 심리를 알고 싶어 한다. 자신의 내면에 깃든 영혼을 돌아보지 못하는 자아는 순수한 마음을 잃게 되고, 순수하지 못하면 오래가지 못한다.
이 책은 홀로서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들을 위해 기술되었다. 그렇지만 아마, 멈칫거리며 홀로서기를 두려워하는 친구들과 함께 읽을 수 있다면 마음이 더욱 따뜻해질 수 있을 것이다. ‘공부’는 지성의 산물이지만 ‘공부하려는 마음’은 감성의 산물인데 왜 학교는 공부만 시키려 드는지 알 수 있다면 우리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누구나 선진국형 학점제와 수능 자격고사를 도입하는 것이 교육개혁인데 정부는 왜 안 하는지를 알 수 있다면 내일 혹은 모레 촛불 들고 광장으로 함께 달려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전월세 상한제와 주택보유세 인상이 답인데 국토부는 그걸 외면하면서 왜 족집게만 들고 이곳저곳 헛방을 쑤셔대며 국민에게 고통을 주는 국민고통부로 전락했을까? 하악, 나는 이 모든 문제를 다 거론하면서 다 안다고 떠들고 잘난 체 할 수는 없다.
다만 공부하려는 마음은 어디에서 올까를 생각한다. 함께 사는 법과, 함께 살면서도 홀로 살 수 있는 법을 논하고 싶다. 몸의 아픔을 바라보는 관점, 성과 사랑 이야기, 노년과 죽음, 만남과 이별을 대하는 마음가짐, 자녀교육에 대한 마인드, 위기의 중년을 이해하고 슬기롭게 맞이하는 기술을 함께 익히고자 한다. 치열했던 지난 인생의 길(road)을 돌아보고, 새롭게 만들어가야 할 길(way)을 가늠하며, 가슴 깊이 서늘하게 묻어나는 나의 길(path)을 생각하고자 한다. 주역에 문생어정(文生於情) 정생어문(情生於文)이라는 말이 있다. 글은 생각에서 나오고 생각은 글에서 나온다는 뜻이다. 읽다 보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쓸 수 있다. 인생은 리딩(Reading)에서 시작하여 라이팅(Writing)에서 완성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영혼을 들여다보고, 스스로 삶의 이야기를 이어가고 쓸 수 있다면 참 행복할 것이다.
[ 책 소개 ]
「행복한 삶의 온도」는 고단한 인생길의 고난을 딛고 행복의 길을 만들기 위한 해법을 ‘길 위에서’, ‘길을 따라서’, ‘몸의 기술’, ‘문생어정 정생어문’의 4부로 설정하여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을 가만히 읽다 보면 어느새 삶의 면역력을 기르는 기술과 건강한 마음을 지키는 힘을 기를 수 있다. 피카소의 시선과 아인슈타인의 눈빛에서 시대의 고독을 느끼고, 섹스의 택스트를 사랑의 콘택스트로 승화시키며, 몸을 치유하는 생할습관과 모순된 세상을 끌어안는 지혜를 발견할 수 있다. 한편 졸혼이 주는 평화를 배우고 선택하는 노년의 삶과 준비하는 죽음을 생각하며, 교육은 기필코 희망이어야 한다는 부활의 좌표를 읽을 수 있다. 인문학적 감성이 넘치는 40여 편의 글 꼭지를 넘기다 보면 잔잔한 감동의 스토리텔링과 함께 눈물이 찔끔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
[ 저자 _ 김대유 ]
김대유 교수(62년생)는 교육학박사로 경기대학교에서 오랫동안 교육학과 인문학, 보건교육을 강의하고 있고, 성과 사랑 등 제분야의 대중강연을 섭렵하였다. 국립암센터에서 의료인들과 고위과정을 공부하면서 삶과 죽음을 고민하고, 국가인권위원회 전문위원과 UN아동권리협약 옴부즈퍼슨으로 일하면서 청소년 인권정책을 세우고, 보건교과를 도입하는 데 힘을 보탰다. 노무현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을 역임하면서 자녀교육 마인드를 생각하고, TV아침마당에 패널로 나가서 학부모들과 학교폭력예방 이야기를 나누었다. YMCA전국연맹 정책위원으로 일하며 18세 선거권 운동에 참여하였고,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 공동대표로서 교장공모제와 교육감주민직선제를 추진하였다. 한국여성의전화 평등모임 책임간사로 봉사하며 독일인 하유설 신부님과 성평등 공부를 하고 호주제 폐지 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한국건강과성연구소(KHS) 소장과 한중교류촉진위원회 공동대표를 맡아서 귀한 분들께 많이 배우고 있고, 한달에 한번씩 용문도서관에서 좋은 이웃들과 만나 독서토론과 명상모임을 한다. 저서에 「동료효과」, 「안철수 현상과 교육혁신」, 「가끔 아이들은 억울하다」, 「이 아이들을 어찌할까」, 「참 잘했어요」 등 12권이 있다. ➝ [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
https://blog.naver.com/sesi333/222258861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