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여성의 지위가 종속적이었다고 그 역할이 수동적이었다고 할 수는 없다. 전통적으로 아내이자 며느리에게는 높은 수준의 대처능력과 판단력이 요구되었고, 어려움 속에서도 가족들을 이끌고 어르고 돌보며 이들의 생존을 가능케 하는 관리능력과 경제적 수완이 기대되었으니 말이다. 주도성이 요구되는 종속 상태라는 모순적인 위치다. 이러한 모순은 남성의 역할에서도 나타난다. 남성에게 기대되는 역할은 사회적 출세인데, 이를 이루지 못했을 때 가족 내의 권위는 형식만 남는다. 권력을 가지지만 생활에서 무력한 수동적인 상태를 경험한다. - P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