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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 문화재의 세계사 1 - 돌아온 세계문화유산 ㅣ 약탈 문화재의 세계사 1
김경임 지음 / 홍익 / 2017년 6월
평점 :

언젠가 TV에서 한국의 도굴 문화재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들은 적이 있다. 같은 민족이면서 소중한 문화유산을 그저 돈벌이의 용도로 쓰고 무차별적 도굴과 도난을 통해 해외로 반출되거나 훼손되어 없어지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한다. 역사의식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적고 국가적으로 문화유산에 대한 적절한 법적 제도와 안전망이 구축이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불법적인 경로로 많은 보물들이 그렇게 사라져 갔는지 모른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유적과 보물들로 들여다보는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한 때라는 것을 깨닫는 것은 아무리 늦어도 늦은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역사에 대해 알아야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역사 공부를 하면서 더욱 느끼게 된다. 약탈 문화재를 통해 들여다 본 세계사는 흥미로우면서 놀라울 만큼 무서운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사실을 알게 되는 과정에서 실망을 감추지 못했는데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행해졌던 과거 사실들이 수면위로 드러나면서 상상할 수 없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게 만들었다.
약탈 문화재의 세계사는 총2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1권에서는 약탈되었다 반환되어 온 문화재에 관한 이야기이다.
다양한 문화유산들에 얽힌 이야기들은 복잡하면서 어느 하나 구구절절 사연이 없는 것들이 없으며 세계적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시간을 들어갔으며 불법적으로 약탈 되었던 문화재를 본래의 자리로 돌려놓는데 쉽지 않았던 여정이 눈앞에 훤히 펼쳐진 듯 하다.
각 챕터마다 다른 나라 다른 문화재를 소개하고 있는데 비슷하거나 뻔한 듯한 이야기가 하나도 없이 흥미진진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 속에 빠져들게 된다.
그러면서도 지금껏 나의 역사의식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기도 했다.
전시 상황을 겪으면 많은 보물들이 세계 곳곳으로 흩어져 버렸고 가장 가까우면서 가장 먼 나라인 일본과의 관계를 보면서 식민지 생활을 했던 나라의 비극은 아직도 존재하고 있는 듯 싶다. 약탈 문화재임에도 불구하고 자국의 보물이라 우기며 세계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부끄러움 없이 당당함을 내보이는 그들의 행태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이 책을 통해 불법 문화재 반환 운동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떠한 경로로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생각보다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힘든 과정이라 정말 쉽지 않는 일이란걸 알았다. 1권에서는 다행히도 돌아온 문화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 그 험난한 반환 과정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결말을 맞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인도 최고의 문화재 나타라자상의 사례에서 보듯 반환되어 돌아온 문화재의 결말이 반환되기 전보다 못한 경우는 마음을 아프게 했다. 문화재 반환에 열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존하는 문화재 관리부터 철저히 하고 보호하며 아직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문화재를 받아들일 준비를 꾸준히 해나가야 할 것이다. 관리도 제대로 못하면서 소유에만 의미를 둔다면 그것이 진정 가치 있는 행동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 문화유산을 통해 저자가 알려주고하는 바가 너무도 크기에 가독성이 훌륭함에도 불구하고 가볍게 책장을 넘기기 어려웠다. 문화외교 분야에서 많은 경험과 연구를 토대로 이 책을 지은 김경임 저자에 대한 관심도 커진 것 같다. 우리나라의 몇 안되는 문화 전문 외교관이라고 하니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2권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나를 흥분시키게 만들지 벌써부터 궁금해 진다.
역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