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력 - 나의 가치를 드러내는 글쓰기의 힘
이남훈 지음 / 지음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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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재료와 레시피를 가지고 요리를 하더라도 누가 어떻게 요리를 하느냐에 따라서 음식의 맛은 천차만별이다. 음식을 하기에 앞서 재료 손질법부터 도구 사용법, 각종 양념의 맛과 쓰임새, 맛의 조화와 비주얼을 생각해야 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음식은 손맛이다라는 말이 있다. 타고난 손맛을 따라 잡기란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요즘 같은 정보화 시대에 단지 몇 번의 검색만으로 온갖 요리 비법들이 넘쳐나고 예전에는 구하기 어렵던 재료들도 가까운 마트에서 언제든지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선천적으로 타고난 재능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관심을 갖고 연습하고 노력하느냐에 따라 음식의 맛도 달라질 수 있다글쓰기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나 쓰기만 하면 멋진 글이 술술 나오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간고의 시간동안 고찰과 연구 끝에 한 문장을 완성시켜 나갈 것이다. 우리가 음식을 맛있게 하기 위해서 수차례의 시도와 실패를 경험하면서 요리 실력을 키워 나가듯.

글을 잘 쓴다고 해서 살아가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겠어?”라고 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글쓰기가 작가나 기자들이 하는 일이겠거니 특정 부류의 사람의 일로 생각해 버리기 일쑤인데 일상생활에서도 많은 부분에 있어 영향을 끼치고 있다.

각종 중요한 시험에서도 글쓰기의 중요성은 날로 강조되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글쓰기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저 책을 읽는 것을 넘어 책속의 명문장들을 곱씹으며 나도 이렇게 멋진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 그러나 무턱대고 글을 많이 읽고 쓴다고 해서 글쓰기 능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는 필사를 하면서 조금이라도 더 글을 잘 쓰기 위해서 밤새워 노트 위에 검은 시간의 흔적들을 남기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헛수고라는 말이 아니다. 무조건적 학습 습득이 아니라 자신에게 적합한 방법을 찾고 그에 따른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던 글쓰기 방법론의 오해를 과감하게 깨부수는 시간을 갖고 글의 화력을 높이기 위해 글쓰기 습관, 독서법 등을 알아가는 시간을 갖게 된다. 특정인을 경향한 글쓰기가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갈 수 있는 교양 수준이며, 저자의 글쓰기가 전부인 것처럼 따라 쓰기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방법론과 다양한 훈련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전문적으로 글쓰기를 하고 싶은 사람들이 보더라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의 구성은 4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파트1에서는 필력을 죽이는 10가지 잘못된 생각들을 소개해 주고 있는데 질보다 양을 중요시하는 필사법, 첫 문장에 연연하는 글쓰기 등 지금까지 이렇게 하면 반듯이 긍정적인 효과를 볼 것이라 생각했던 것들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깨우쳐 준다.

파트2에서는 이제껏 몰랐던 글쓰기 훈련법 8가지를 소개한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글쓰기를 위해 단어장과 표현장을 만들어 글쓰기에 힘을 실었다는 것이다. 신선하고 새로운 표현들을 적고 수시로 읽고 음미함으로써 어휘력을 높이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글을 쓸 때 머릿속에서만 맴도는 글을 적절한 단어로 표현해 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같은 말이라도 단어 선택에 따라 그 사람의 생각의 깊이와 인격까지 드러나는 걸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글쓰기에서 가장 힘든 부분이 단어 선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저자가 사용했던 방법을 통해 나에게 부족했던 부분을 깨닫고 새로운 시도를 해봐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글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거나 정리가 잘 되지 않을 때 쓰는 방법으로 소리 내어 글을 읽거나 말로 표현해 보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이런 방법은 나만의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저자 또한 말로 해보기 훈련을 통해 자연스러운 글쓰기 방법을 추천하고 있었다. 말은 글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에 수정과 보완이 용이하고 내용의 논리 구조가 더 탄탄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퇴고 과정에서 원고를 소리 내어 읽어보면 오탈자는 물론이고 주어와 서술어의 호응이 안 맞는 비문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17년의 저술 경험이 있는 저자의 노하우이니 따라해 볼만 할 것이다.

 

파트3에서는 보다 전문적이고 심도 있는 글쓰기를 위한 7가지 방법을 소개 한다.

반복되는 생활 패턴에서 오는 지겨움과 마찬가지로 글쓰기에서도 똑같은 상황과 패턴을 이어가는 일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오게 되어 있다. 정형화된 글쓰기와 패턴, 고정관념, 일상화된 생각과 시선의 틀을 바꾸지 않으면 더 나은 글쓰기를 하기 어렵게 된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여행과 같은 새로운 경험과 자극이 때때로 필요하고 같은 것을 보아도 다르게 생각할 줄 아는 신선함과 창의력을 키우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줄 아는 시간을 갖는 것이 감정조절, 집중력, 구성력에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된다. 글을 쓰는 행위에만 치중하기 보다는 외적인 요소의 변화를 주는 방법도 중요하다.

 

마지막 파트4에서는 출판사와 편집자의 이야기이다.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멀게만 느껴지는 이야기이지만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는 글쓰기 이외에 전쟁터에서 살아남는 법을 알게 될 것이다.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상대로 글쓰기 노하우를 전하기 위해 초보자부터 전문인까지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다양한 필력 향상법을 안내해 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글쓰기 입문자용으로 손색이 없는 것 같다별도 첨부된 내용에 저자가 글을 지도했던 내용을 일부 정리해 놓았다. 이를 이용해 올바른 문장 감각과 문장력을 키워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3분 카레마냥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만 하면 쉽고 빠르게 맛있는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것처럼 알찬 내용과 빠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노하우들로만 엮어 놓은 필력은 상다리 휘어지는 12첩 밥상 못지않다.

 

글쓰기는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상대방에게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전달하는 것이다.

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얼마나 정확하고 생각을 자유자재로 표현해 낼 수 있는지의 여부와 필력은 매우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해 보고 자신과 맞는 글쓰기 방법을 터득해 나가는 과정과 시간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고립된 체 자신의 방법만 고집하기 보다는 타인의 노하우를 들여다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가 알려준 다양한 방법들 중에서 시급히 고쳐야 할 부분들은 앞으로 더 주의하면서 변화를 줘야겠다. 처음부터 많은 변화를 주기 보다 자기 반성의 시간을 갖고 충분히 생각한 뒤에 천천히 변화를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글쓰기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은 읽어 볼 만한 유익한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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