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엄청나게 가깝지만 의외로 낯선 가깝지만 낯선 문화 속 인문학 시리즈 2
후촨안 지음, 박지민 옮김 / 애플북스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의식주 생활에서 은 생존과 직결되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생존 본능을 떠나 인간이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는 방법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음식을 먹는 것이 살기 위한 행위에만 국한되지 않고 맛과 멋을 즐길 줄 아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수 많은 세월이 흘렀고 이러한 과정속에서 음식의 역사가 쌓인 것이다.

일상으로부터 일탈을 꿈꾸는 여행에서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알기 위해서 여행을 가는 것이 예전보다 쉬워졌고 횟수도 잦아졌는데 해외의 음식을 접해 볼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나게 되었다. 맛보는 것을 떠나 역사성을 간직한 요리들을 통해 그 나라 사람을 알게 되고 습관, 생활방식, 역사를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만큼 여행과 음식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며 단지 배부르게 식욕을 체우는데 그치지 않고 오감을 느낄 수 있는 체험을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음식에 관해 더욱 관심을 가지고 흥미를 느끼는 것이 아닐까 싶다.

 

후촨안 저자는 생활문화사 전문가이며 역사학자이자 인문학자이다. 직업적 특성상 세계 여러곳을 돌아다니며 각 나라의 음식을 맛보고 흥미를 느끼며 연구를 하게 되었다.이 책에서는 주로 음식을 통해 문화와 역사를 알리고 음식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대만인으로 자국의 음식 문화에 대한 비판 또한 서슴없이 할 줄 아는 쿨한 남자다.

일본 음식 문화에 대한 예찬과 존경이 진심에서 우러 나오는게 느껴질 정도로 일본 문화와 역사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식문화가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먹거리가 풍족해지면서 밥을 못 먹어서 못 사는게 아니라 너무 많이 먹어서 탈이 날 정도로 풍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식재료나 음식의 질은 현저히 낮아지고 있으며 식습관 또한 서양의 영향을 받아 한국 고유의 정갈함과 시간과 정성이 깃든 음식들이 점차 자리를 잃어가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정크푸드가 식문화의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나 아이들의 먹거리가 가장 심각하게 논란이 되고 있는데 어릴 때 식습관이 커서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먹거리에 대한 바른 생각을 어른들이 반드시 인지하고 고쳐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건강한 먹거리를 추구하는 노력이 서서히 일어나면서 각지각국에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시도와 노력을 보이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질 낮은 값싼 먹거리의 횡포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후촨안이 말하는 일본의 음식 문화와 역사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현 음식 문화를 되돌아 보게 되었고 식문화를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와 일본의 수준 높은 식문화에 대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이 제목만 봐서는 일본 음식을 소개해 주는 책이겠거니 했는데 막상 읽어 보니 일본의 전반적인 문화와 역사, 음식 등을 한데 어우러져 삶을 들여다 보게 만드는 인문학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독성 좋게 구성력이 뛰어나고 글과 함께 이해를 도와주는 역할에만 충실할 수 있도록 사진이 배치되어 있어서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다. 음식과 관련된 주요 식당의 정보도 함께 수록되어 있어서 홈페이지를 참조하여 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본 여행을 가는 이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의 구성은 총 3장으로 나뉜다.

1장에서는 일본 육식 역사와 돈가스의 탄생 등 외국 문화를 받아들여 일본 음식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한 음식들이 소개되어 진다. 특히 돈가스의 탄생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사실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어 흥미로웠다. 라멘 또한 일본 대표적 음식이라 생각했었는데 중국에서부터 전파되어 온 음식이란 걸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 음식에서도 그러한 것들이 많은 것처럼 일본에서도 타국과의 교류를 통한 음식 전파가 있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2장에서는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일본 전통 음식 문화라 자리 잡고 있는 재료들과 요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소바를 통해 배고픔과 가난의 역사를 들여 다 볼 수 있었고 우리나라의 강원도 척박한 땅에서 잘 자라는 메밀의 역사와도 닮아 있는 듯 하여 공감이 갔다.

3장에서는 일본 요리의 핵심인 쌀과 신성하고 절정의 맛을 내는 채소, 쇼진 요리, 가이세키 요리에 대해 소개 한다.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아름답다고 하지 않았던가.

일본의 정갈한 음식은 재료 하나하나의 맛과 사람의 정성이 깃든 음식이라 특별할 수밖에 없고 세계에서도 인정하는 우수한 식문화라고 생각되어 진다.

눈으로 보는 즐거움이 있고 과식을 멀리하고 소식을 주로 하며 食慾을 체우기 보다 마음을 체우는 일본 음식들은 사람들에게 포만감과 더불어 감동까지 준다.

 

일본어가 많아서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는데 일본 음식을 통해 알게 된 역사적 사실과 문화적 특징들을 알아보면서 참 흥미로웠다. 저자가 조만간 한국 음식을 통해 본 한국 문화와 역사 또한 들여다 볼 날이 있지 않을까 생각 된다. 분명 일본 못지않은 우수한 음식 문화와 전통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음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자부한다. 앞으로 한국 음식 문화도 과거에만 억매이지 않고 溫故知新하여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요리 대사 기타오지 로산진은 이런 말을 했다.

맛있는 요리라 하면 조리 방식은 두 번째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식재료다.”,“일본 요리에서 식재료의 중요성이 90%이고 요리 기술은 10%에 불과 하다.”(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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