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프로이트의 의자 - 숨겨진 나와 마주하는 정신분석 이야기
정도언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정상적 인간’이란 사실 평균적인 의미에서 정상일 뿐이다.
그의 자아는 여기저기에서 크게 또는 작게 정신병자의 자아와 비슷하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갈수록 정신 건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추세이다.
정신 이상자들이 일으키는 범행이 하루에도 몇 건씩 TV에 보도 되는걸 보면 정말 무서운 세상이라는 걸 느끼게 된다. 그 피해자가 내 주위의 그 누가 될 수도 있고 내가 될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현대인들은 과도한 스트레스로 육체적 피로보다 정신적인 피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누구나 정신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으로 정신과를 찾거나 상담을 하는 일은 마치 감기에 걸려 병원을 내원하는 일처럼 보편화되고 있다.
정신 건강의 문제가 있어도 참기만 하고 감추고 누구한테도 말하지 못하고 있다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경우가 없도록 자신의 마음에서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 나 또한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쉽게 반응하는 예민한 사람이라 정신 건강에 더욱 관심을 갖고 있다.
심리학 분야의 도서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경향이 많아지는 것을 보면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9년도에 출간 된 「프로이트의 의자 」라는 책 또한 여러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정신분석 이야기에 관해 내가 이해할 수 없을 거란 생각을 가지고 있던 터라 읽어 보지 못했는데 이번에 개정판으로 출간되면서 다시 한 번 나에게 정신 분석학 분야 도서에 도전할 기회를 만들어 줬다.

심리학 분야 최고의 스테디셀러로 대한민군 대표 심리서로 자리 매김한 「프로이트의 의자 」는 국내 최초의 ‘국제정신분석가’이자 정신과 의사인 정도언씨가 프로이트의 이론을 들어 정신분석학이란 어떠한 것이며 왜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는지 마음의 다양한 모습들을 분석하고 설명해 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심리학, 정신 분석학을 말할 때 프로이트, 융, 아들러의 이름이 제일 먼저 거론되는 인물들이다. 그중에서 프로이트는 정신 분석의 시조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한편으로 그의 이론에 비판과 비평을 늘어놓는 사람들이 많다. 정확히 알지도 못하고 떠도는 소문에 휩쓸려 프로이트의 이론이 잘못된 것이라고 여겼던 내 생각에도 이 책을 읽고 변화가 있었다. 저자 또한 그의 이론이 모두 옳고 그것이 정답이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누구의 이론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기 보다는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마음의 문제를 들여다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닌 모두의 문제로 그 심각성과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막연하게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되어 있고 글을 읽는 내내 몰입이 잘 되어 흥미롭게 읽어 나갈 수 있었다. 무엇보다 대부분 내가 겪고 있는 마음의 문제나 겪었었던 마음의 변화와 행동들을 말하고 있는 것 같아 공감이 많이 갔다. 안 좋은 감정들이 내 안에서 점점 쌓여가고 그것이 행동으로 발현되어져 가는 것이 느껴지고 있을 때 어떠한 조치의 필요성을 느끼곤 하는데 알면서도 헤어나오지 못하는 불안과 공포, 우울한 감정의 늪의 힘은 너무나도 크다는 걸 알고 있다. 저자 또한 이러한 마음의 문제들은 한 순간 상담이다 약물로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하다고 하고 있다. 그만큼 사람들의 마음속 응어리를 풀어 나가는 일이 쉽지 않는 일이고 혼자서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지겠지 라는 생각을 갖기 보다는 보다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 마음속 갈등의 뿌리를 뽑아 내야함을 강조하고 있다.
책의 구성은 4가지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고 21가지 챕터로 나뉘어져 있다.
내안에 숨겨진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고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무의식의 상처들을 이해하고 무의식을 대하는 기본 치유법등을 소개하는 순서로 구성이 되어 있다.
특히 부록에 정도언 정신분석가와의 인터뷰를 실어 글을 읽고 궁금했던 부분들을 속 시원하게 풀어주는 부분이 좋았다. 또한 마음 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들을 간단히 소개해주는 부분도 있어서 더 깊이 있게 정신분석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참고가 될 것 같다.

책을 읽고 내가 가지고 있는 마음의 문제의 해결책이 명확히 나와 있을 것이란 생각을 갖는 다면 큰 오산이다. 정신분석가라고 내 마음을 알아서 잘 파악해서 치유해 주겠지 라는 생각을 갖기 보다는 정신 분석가는 주로 들어주는 입장을 취하며 그 사람 스스로 마음의 소리에 집중하고 자신에 더욱 집중하게 만들어 주고 혼자서는 힘든 감정 컨트롤을 보다 쉽게 길을 갈 수 있도록 인도해 주는 사람의 역할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중요한 것은 내 안의 문제를 마치 감기약 먹듯 약 하나로 해결하려고 하면 평생 낫지 못하는 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통해 드러나지 않은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진정한 자기 발현을 통해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사회에서 적응하기 위해 우리의 마음 또한 트렌스포머 로봇처럼 변신을 시시각각 해 나가야만 한다. 마음의 병을 끌어 안고 삶을 이어나가기 보다는 보다 솔직하고 만족스러운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가는 사람으로서 더 이상 자신의 감정에 혼란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미 겪고 있는 일이고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의식을 갖는 것 또한 중요해 보인다.
“왜 나는 이럴까요?” 라는 물음에 그 누구도 정답을 말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스스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의 본질적인 문제를 내 안에서 찾고 해결하려고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확실히 책을 읽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편안해 지고 위로 받는 느낌을 받았다.
무엇보다 불안한 나의 심리 상태가 특별히 문제 될게 아니라 누구나 겪는 일상적인 감정의 하나라는 생각과 건강한 나의 정신 상태를 확인 시켜 주는 것 같다. 이미 오염 되버린 상태였다면 마음속 외침이나 감정의 호소를 스스로 느끼지 못하고 심각하게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너무 가볍게 생각해 버리고 넘어가 버리는 건 안되지만 늘 관심을 갖고 내 마음 다스리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최근 내 삶의 큰 변화의 기점이 있었고 그로 인해 심적으로 많은 갈등과 혼란을 느끼고 있었는데 정신분석 이야기를 통해 많은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학문이 아니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라 염려를 했었는데 전혀 어렵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고 오히려 재미있어 이 책 뿐만 아니라 심리 분야의 도서들을 더 찾아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1만 독자들이 사랑한 심리서라는 타이틀이 괜히 붙은 게 아니라는 걸 몸소 깨달았다.
자신의 감정을 삭이고 얽매이기 보다 숨겨 놨던 감정들을 드러내고 본마음을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나처럼 작은 일도 크게 느끼고 상처 받기 쉬운 감정이 섬세한 사람들에게 더욱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