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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묻다 두 번째 이야기 - 지성과 감성을 동시에 깨우는 일상의 질문들 ㅣ 문득, 묻다 2
유선경 지음 / 지식너머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어린아이의 눈으로 보는 세상은 온통 궁금증 투성이다. 아직 경험하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것들이 많기에 호기심도 강하고 하루 하루가 재미있게 느껴진다. 하지만 어느날 부터인가 타인의 시선을 인식하면서부터 눈에 띄는 행동이나 호기심을 들어내는 행위는 해서는 안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렇게 우리는 나이를 들어가면서 모두가 옳다고 여겨지는 것들만 하려하고 어떠한 규범이나 질서에서 벗어나는 행위와 생각들을 하지 못하게 된다. 똑같은 일상에서 전혀 새로울 것 없이 반복되어지는 시간들을 무의미하게 흘려 보내버리게 된다. 그것이 나의 삶이고 당신의 삶의 대부분이다. 그러나 지루한 일상속에서도 남들과 다른 생각과 호기심어린 눈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관심을 갖는다면 큰 변화는 없겠지만 소소한 재미와 삶의 여유를 부릴 수 있게 될 것이다.
물음표가 느낌표가 될 때 우리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며 행복감과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그것이 어떤 사소한 질문이더라도 지금까지 전혀 생각지 못한 것들을 알게 되고 받아들이게 될 때 우리의 뇌는 그 어느때 보다 활발하게 움직이고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여기 하루 3분, 세상에 던지는 ‘왜’라는 짧지만 강력한 질문들로 단조로운 일상의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 주는 책이 있다. 바로 유선경 작가의《문득, 묻다 》이다. 두 번째 이야기로 인물 ·일상편을 담고 있다.

이미 알고 있던 이야기들이 자세히 들여다 보니 전혀 다른 사연을 담고 있어 충격적이기도 하면서 신선하게 다가왔다. 대단한 사건이나 꼭 알아둬야하는 기초 지식들과는 거리가 멀어 그야말로 쓸데없는 궁금증 풀이지만 그렇기에 부담없이 재미를 더해주는듯 하다.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이야기들이지만 새로운 사실들을 알고 나서 뒤돌아보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기도 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것 같은 느낌도 든다. 생각을 조금만 달리해도 삶은 지루함속에서 흥미진진한 이야기거리로 가득찬 세상으로 변하는것 같다.
글의 구성은 두 개의 챕터로 나뉘어 있고 각 챕터마다 서로 다른 38개의 질문과 그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다양한 이야기들이 모여 지루하지 않고 책이 끝나는 순간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전 세계 사람들이 모두 알고 있을만한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죽음과 관련되어 ‘ 사랑은 서로를 마주보는 게 아니라, 둘이서 똑같은 방향을 내다 보는 것이다.’라는 말의 의미가 흔히 생각하는 남녀간의 사랑의 감정이 아니라는것은 정말 충격적이였다.
《빨간 머리 앤》의 실제 모델이 아메리칸 이브였다는 사실 또한 전혀 연계성이 없어보이는데 루시 모드 몽고메리는 그 소설의 영감을 한 장의 사진으로부터 얻었다고 하니 이 또한 새로운 사실이라 재미있었다. 평소 뱀파이어에 관한 영화와 드라마를 빼놓지 않고 찾아 볼 정도로 좋아하는데 ‘뱀파이어는 누구 일까?’라는 물음은 더 없이 궁금증을 자아냈다. 영국의 천재 시인 조지 고든 바이런이 뱀파이어의 모델이였다고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시를 쓸 줄 알았던 낭만주의자가 뱀파이어의 모델이였다고 하니 더 없이 잘 어울리는것 같기도 하다.
단 한 번만 용기를 내서
당신을 보기 위해 눈을 들었다
그리고 그날부터 하늘 아래
내 눈은 다른 어떤 것도 볼 수 없었다
-<어떤 사람에게>중
그것을 내게 묻다니 가혹하군요.
수많은 눈길을 읽으시고도 그대를 보는 순간 비로소 인생이 시작된 것을
-<어떻게 사랑하게 되었냐고 묻기에>중 (p.51)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페르디낭 슈발을 생각하면 큰 용기와 희망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가진 것도 없고 건축가도 아니고 그저 늙은 우편배달부에 지나지 않은 슈발은 자신의 정열하나로 궁전을 지었다. 25년동안 돌을 모으고 8년동안 오로지 혼자서 자기와의 싸움에서 승리한 것이다. 주위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하여도 아랑곳하지 않고 굳은 신념과 믿음을 가지고 끝까지 해내는 열정이 꿈을 이루게 한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다. 건축이라고는 전혀 모르는 그저 노인이 혼자 돌을 모아다 집을 짓고 정원을 만들고 그 사연이 알려져 TV에까지 소개되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놀람움을 감추지 못하게 하였다. 인간의 한계란 어디까지인가라는 물음이 들 정도로 도저히 가능하지 않을 것 같은 일이 이루어 졌을 때 우리는 기적이 있다는 것을 믿게 되고 이를 통해 희망을 얻게 된다.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면 온 세상이 기적으로 가득차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살아있다는 자체만으로 기적이고 기쁨이고 행복인것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는 나 자신을 돌아보며 조금 더 의미있게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당신의 나이가 몇 살이건, 바라는 것이 무엇이건 간에
담대하고도 지속적인 열정으로 정진한다면 당신은 분명 이룰 것이다.” (p.71)
일상이 우리가 가진 유일한 인생이다 -프라츠 카프카-(p.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