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알드 달의 백만장자의 눈
로알드 달 지음, 김세미 옮김 / 담푸스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찰리와 초콜릿 공장 』의 작가가  '로알드 달'이라는 것을 이번에야 알게 되었다.
영화로는 참 창의적이고 독특한 스토리 전개로 눈길을 끌었었다.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 작가의 세계를 짐작해 보며 책을 읽어 나갔다. 
책을 통해서는 어떤 느낌을 받을지 궁금증을 더했다.
한 편의 소설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생각과는 달리 7가지 이야기를 다룬 단편집에 가깝다.
자신의 이야기와 더불어 소설을 하나의 스토리로 구성을 해서 보여주고 있다.
짧지만 강한 인상의 이야기들은 허구인듯 실화인듯 유치하면서도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다.
역시 영화에서 보여줬던 기발하고 독창적인 작품세계가 책을 통해서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작가 로알드 달의 생애에 대해 알고 글을 읽는 것이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노르웨이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자랐으며, 22세때 아프리카로 건너가 석유회사인 에 입사, 탄자니아 등지에서 일하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영국 공군파일럿으로 참전하기도 하였다.

북아프리카에서 근무 중 지휘관의 잘못된 정보로 엉뚱한 곳으로 출격하여 연료 부족으로 리비아 사막에 불시착, 중상을 입고 구조되었다. 이 사고로 몇달 간 군 병원에서 실명 상태로 지냈으며 안면 성형수술을 받기도 하였다. 완쾌 후 그리스로 이동하여 영국 공군 허리케인 전투기 조종사로 다시 참전하였으나 불시착 부상 후유증으로 귀국하였다.

1942년 미국 워싱턴으로 건너가 영국공군 무관보(Assistant Air Attache)로 근무하며 글을 쓰기 시작하였고 후에 정보부로 옮겨 비행단 지휘관(wing commander)이 되어 종전을 맞았다.

로알드 달에 관한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는 그가 대전 중 격추사고를 당한 이후 충격을 받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두 번째 자서전 《홀로 가기(Going Solo)》에서 상당한 페이지를 할애하여 스스로 밝히고 있듯, 그것은 적기나 지상포화에 의한 격추가 아닌 연료 부족에 의한 불시착이었고 그가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1940년 9월 불시착 사고가 발생한 이후 약 2년여가 지난 후 워싱턴에서 지상근무를 할 때였다. 하지만 전쟁 기간 중 좀더 극적인 기사거리를 원하던 미국잡지 《Saturday Evening Post》에 의해 '리비아에서의 격추(Shut Down over Libya)'로 보도되면서 불시착이 격추로 바뀐 것이다.

1953년에 미국 배우 퍼트리샤 닐과 결혼하여 30년간 부부로 지냈으며, 다섯 아이를 두었다. 1983년 이혼한 후 펠리시티 크로슬랜드와 재혼하였다. 1990년 11월 희귀한 혈액 질환 골수이형성증후군으로 사망하였다.

[출처 : 해외저자사전]




1. 동물과 이야기하는 소년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짧은 휴가차 자메이키로 여행을 떠난 주인공은 어느 호텔에서 처음에는 불길한 기운을 느끼며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휩싸인다. 이어 뜬금없이 야자열매에 맞아 죽은 사람의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은 공포 분위기를 자아내려는 것인지 웃음을 자아내기 위함인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후자에 가까웠다.
휴식을 취하고 있을때 많은 사람들이 해안가에서 소란을 벌이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다가가 구경을 하게 된다.
어부들이 길이 1.5미터, 너비 1.2미터 정도 크기의 어마어마하게 큰 거북이를 잡아 온 것이다.
그 거북이는 잡힘과 동시에 호텔 지배인에게 팔려갈 운명이 였다. 
사람들은 거북이의 등장과 함께 왁자지껄 소란을 피우며 주의를 온통 정신없게 만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어디선가 데이비드라는 소년이 나타나 거북이를 살려 주라고 애원하고,
그의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호텔 지배인에게 값을 대신 지불할테니 거북이를 살려주고 어부들에게도 다시 잡지 않을 것을 약속 받는다. 그 아이는 동물들과 교감을 하는 능력이 남달랐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소년이 거북이의 곁에 갔을때 사납게 몸부림 치던 동물이 그의 말을 알아 들었는지
잠잠해지는 모습도 보이는데 그것이 아이의 능력 때문이라고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렇게 일은 마무리 되고 거북이는 자신이 살던 곳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그 다음날 호텔에 묵고 있던 소년이 사라지고 없음을 발견하고 그의 부모는 실종신고를 내고
일주일 동안 수색을 하였으나 끝내는 발견하지 못한다.
그러나
윌리와 톰이라는 어부가 새벽 4시쯤 소년이 늙은 거북이를 타고 바다위로 다니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사라진 소년의 행방은 그렇게 묘연해졌다.
거북이와 바다를 항해하며 자유롭게 살아가는 소년의 모습이 떠오르며
그가 행복하게 살고 있을거라는 상상을 하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다듬어 지지 않은 듯한 글의 흐름과 이상하고 독특한 그의 첫 이야기는
큰 기대감에는 미치지 못했다.
어쩌면 실망에 가까운 내용이였다.
마치 동화책을 읽고 있다가 이야기가 끝나버린 느낌이다.
이것이 작가 로알드 달만의 매력일까?



2. 히치하이커

주인공은 BMW 33리터짜리 새차를 타고 혼자서 런던에 가던 중 인간 쥐처럼 생긴 키 작은 남자를 태워주게 된다.
시덥지않은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무료한 시간들을 함께 하며  런던으로 향했다.
주인공은 히치하이커의 직업이 무엇인지 궁금하여 질문을 던져도 정확히 대답해 주지 않고 말을 돌린다.
 그러던 중 새차가 시속 200까지 달릴 수 있는지 시험해 보기로 하고 속력을 내서
고속도로를 달리다 그만 경찰관에게 잡히게 된다.
그렇게 쾌속을 즐긴 벌로 과속 위반 딱지를 끊게 되고 만다.
주인공은 히치하이커의 직업이 무엇인지 궁금하여 질문을 던져도 정확히 대답해 주지 않고 말을 돌린다.
결국에 알아 낸것이 그는 스스로 손가락 장인이라 불린다 말하며
남의 물건을 훔치는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음을 몸소 보여준다.
주인공은 믿지 못하는 눈치였지만 그가 보여준 기술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그것은 바로 경찰관에게 있어야 할 과속 위반 딱지가 그의 손에 있었다.
이로써 그의 실력을 인정하며 기분좋게 런던으로 다시 향한다.
스토리 구성보다는 그 인물의 성격이나 특성을 살려 크게 부각시키고
갖가지 에피소드들의 향연이 이루어지는데 이야기는 집중되어 있는 것 같다.
잔 재미가 있는 이 이야기는 뻔한 이야기지만 역시 유쾌하게 즐길 수 있다.
해서는 안 될 금지된 일을 하면서 느끼는 짜릿함을 함께 맛 본 기분이다.

3. 밀덴홀의 보물

주인공 고든 부처는 38살로 아내와 아들, 두 딸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가진거라고는 작은 벽돌집, 암소 두마리, 트랙터, 밭가는 기술이 전부이다.
부처는 남의 땅을 갈아주고 돈을 받아 생활하는 사람으로 배운것도 가진것도 없이 성실하게 일에 
매달려 하루하루를 살아 간다. 
그러던 어느날 땅을 갈다 트랙터에 뭐가 걸려서 보니 심상치 않은 물건이 걸림을 알게 되고 
이를 일을 맡겨준 포드씨에게 알려주고 땅에 묻힌 물건을 파낸다.
포드씨는 골동품 수집에는 일가견이 있는 자로 그 물건이 상당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눈보라가 치는 가운데에서도 땅속에서 보물들을 파내는데 열중한다.
그리하여 모두 34점의 갖가지 모양의 보물들을 찾아내고 포드는 추위에 떨어 있는 부처를 
능청스럽게 생각하는 척 하며 집으로 돌려 보내고 자신은 보물들을 혼자 집으로 가져가 버린다.
그가 발견한 것은 로마시대의 순은으로 만들어진 장신구와 식기류로 그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였다.
사람착하고 욕심없는 부처는 자신이 발견한 보물에는 관심이 없고 그저
집에 돌아가 언 몸을 녹이는데 급급했고, 시간이 흘러서도 그 일을 잊어버리게 된다.
그러나 포드는 상황이 달랐다.
사회적인 제도에 의해 금과 은은 국가의 소유물로서 개인이 소유할 수 없게 되어있었고,
만약 보물을 발견하면 발견자는 그 금과은을 소유할 수 없고, 첫 발견자가 보상을 받을 수는 있게 법이 제정되어 있었다.
영악한 포드는 그걸 알고 당장 팔지도 않고, 신고도 하지 않는다.
전쟁이라는 국가의 위기 상황을 맞게 되는데 특별한 기술이 있던 농부 포드는 병역 면제로 전쟁에 나가지 않았고,
포드 또한 독신이라는 이유로 면제 받게 된다.
전쟁 상황 중에도 포드는 2년 동안 백은을 광을 내는데 열중한다.
그러다 로셋 박사의 방문으로 자신이 보물을 숨기고 있다는 것을 들키게 되고 그로 인해
나중에 포드와 부처는 박물관으로부터 1000파운드씩 받게 된다.
보물이란것이 무엇일까?
어떤이에게는 돌이 보물이 될 수 있지만 어떤이에게는 그저 쓸모없는 방해물일 뿐이다.
그 가치를 알아주는 이가 진정 보물의 주인일 것이다.
부처가 그 보물의 가치를 알지 못했던 것처럼 우리는 자신이 살아가야하는
오늘의 삶을 살아가느라 치열하게 고군분투하느라 바로 옆에 보물을 두고도
그 값어치를 알지 못하고 지나쳐 버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포드는 인간적인 보통의 사람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내가 값지다고 생각하는 물건을 내 손에 두고 내것으로 만들려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되는 것이고
그것이 나를 통해서 더 빛을 발하고 그 존재성을 드러내게 된다면 더욱 그렇지 않을까?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는 눈으로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없는 것 처럼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보물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고 나만의 보물을 찾아가는 것이 
인생의 숙제일 수 있다고 생각된다.


4. 백조

피터는 레이먼드, 어니의 괴롭힘에 끊임없이 고통받고 좌절하고 슬퍼한다.
잔인성이 강하게 내재되어 있고 그것을 현실로 표출하는데 서슴없는 레이먼드는
피터를 고문에 가깝게 그를 힘들게 한다.
이 책에서 가장 난해한 이야기였다.
폭력성과 공포에 관해 인간의 의지와 상상력의 한계를 시험해 보는 내용으로 이해를 해야 맞는 것인지 초점을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마지막 피터의 날개짓은 억압된 공포와 힘으로 부터 스스로의 힘으로 벗어나려는
첫번째 몸부림이였으며 그 시작은 자유의 날개짓으로 하늘을 훨훨 날았다.
   
P.132
고통이나 고문이나 죽음의 위협이나 그 어떤 것도 그들을 포기하게 만들지 못한다.


5. 백만장자의 눈

헨리슈거는 마흔살의 독신남으로 아버지덕으로 부유함까지 갖추고 살아가고 있었다.
너무 이기적이라 자기 돈을 아내와 나눠 쓸 수 없어 결혼을 하지 않은 것이다.
지독한 구두쇠의 대명사인 스쿠루지를 능가하는 인물이였다.
우연히 눈이 없어도 볼 수 있는 기적의 사나이 임랏 칸을 알게 되고
그의 초능력에 가까운 능력을 자신이 터득하게 되면서 그의 삶이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카지노를 돌며 도박판에서 돈을 따기 시작하고 그의 능력을 통해 벌어들인 돈을 그의 회계사와 함께
전 세계의 고아원을 후원하는 후원금으로 쓰게 된다.
그의 계획은 더 치밀해지고 박진감 넘치는 일들의 연속으로 이야기의 흥미와 재미가 최상에 이르렀고
탄탄대로를 밟던 그의 영화같은 인생 또한 63세의 나이로 끝나게 된다.
그가 벌어들인 돈이 모두 1억 4,400만 파운드 였다. 
그러나 정작 돈을 그렇게 많이 벌었지만 자신을 위해서는 제대로 된 밥을 먹지 못할 정도로 
쓰지 않았다. 그를 도와 완벽한 사기극을 완성시켰던 그의 조력자들은 그의 죽음을 슬퍼하며 그를 기린다.
돈밖에 모르고 오로지 자신밖에 모르던 사람이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해 인생을 바쳐 살아가고
모든것을 남을 위해 쓰다가 간 헨리 슈거의 삶은 잔잔한 감동과 함께 재미를 더했다.
이 책의 제목으로 선정될만 하다.
전체적으로 분량이 가장 많고 스토리 또한 기이하고 신비한 능력을 주로하여 흥미를 더하고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한국 영화 《도둑들 》을 연상케 하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분장을 하고 끝까지 사람들 틈에 자신을 숨기고 완벽하게 도둑질을 하는 배우의 모습이
헨리를 연상케 했다.

6. 행운
나는 어떻게 작가가 되었나

7. 식은 죽 먹기
내 첫 이야기 · 1942년


그의 이야기는 아이와 어른의 경계선을 무너뜨리는 벽이 없는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어떠한 이야기도 가능하게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허구지만 현실같고 현실이지만 허구 같은 미묘한 존재성의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전 세계의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꾼이라는 말에 공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그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알게 된 것 같다.
큰 기대감에는 미치지 못했던것 같다.
작가에 대해 모르고 봤지만 만약 로알드 달이라는 작가를 알고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많이 실망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이 작품을 계기고 『마틸다 』라는 작품도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떠한 기상천외한 이야기가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