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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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질때마다 일어서면 그만이지요~

얼마전 이외수님이 위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받고 감성마을로 돌아온 이외수님이 한 말중에 책 제목인 쓰러질때마다 일어서면 그만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암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그대로 반영된 말이 아닌가 싶다.
누구보다 어려움에 처해있고 고난이 닥친 인생의 한 자락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힘을 내서 당당히 문제와 맞서고 헤쳐나가려는 의지가 존경스럽다.




이외수님의 책은 거의 안 읽어본 것이 없다.
그만큼 그의 글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함이 참 좋다.
어떤이들은 그가 살아온 삶의 모습을 맘에 들어하지 않으며 그의 글을 비방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 친구중에서도 이외수를 너무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이유는 여러가지라 딱 하나로 요약하기도 어렵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인기를 얻었기에 그만큼 싫어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것일까?
그가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사람인가는 정확하게 알수는 없지만 그냥 그의 글이 좋다.
어찌 내 삶도 제대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운것을 남의 삶을 들여다 보며 잘살았네 못살았네 평가 할 수 있으랴
혼외 아들 문제로 더욱 불거진 그에 대한 안 좋은 시선들이 더욱 그를 힘들게 하였을 것이다.
그를 질타하고 욕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은 얼마나 잘난 인생 살고 있으시는지요?




이외수님의 《아불류시불류 》에도 정태련님의 그림이 수록되어 있다.
처음 그의 그림들을 접했을때 너무 마음에 들어 이외수님의 책을 소장하게 되었다.
물로 글이 더 좋은게 사실이지만 이번에 《쓰러질때마다 일어서면 그만,》은 글보다는 그림이 더 마음에 든다.
이름모를 풀과 나무, 꽃들이 살아있는 듯 정교하고 세밀하게 그려져 있다.
마치 바람이라도 불면 금방이라도 흔들릴것 처럼 생동감이 넘쳤다.
시골에서 자란 나에게는 더욱 친숙한 식물들이 많아 어릴적 추억까지도 되살아나게 만들어 주었다.
거의 모든 그림들에 식물들을 알것 같아 혼자 웃기도 하였는데 과연 이 식물들을 아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상상도 하게 되니 더욱 재미있고 웃음이 났다.




이번에는 카멜레온같이 아름다운 색을 지닌 물고기들이 물속이 아닌 하늘은 날아 다니는 것 처럼 헤엄치고 있는 모습들이
신비감을 자아내며 고운 빛깔을 한껏 뽐내고 있다.
이외수님의 글보다 그림에 더욱 빠져버린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들 정도이다.
가만히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편안해 지고 구수한 시골향기가 나는 듯한 그림들이다.
정말로 책에서 향긋한 향이 나서 기분까지 좋아지게 만든다.

이외수님이 이 책을 집필할 때 많이 아프셨던게 아니였을까 생각이 들어
책을 읽는데 더 집중하게 되고 이렇게 그의 글을 읽을 수 있게 된것에 감사함이 더해졌다.
글을 쓰는 고통이 얼마나 심한 것인지 여러 책에서 묘사되어 있을 정도이다.
그 뿐만 아니라 작가들은 어느누가 그렇지 않겠는가
몸이 아프셔서 그런지 집필활동에 힘이 떨어지셨는지 모르겠으나
그동안에 읽었던 그의 글과는 약간 다른것 같다.




시원시원하고 날카로운 꾸지람과 비판들
직설적이고 호된 호통의 소리들이 들리지 않는다.
글 중간에도 악플러들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그가 얼마나 많은 이들의 악플로
마음에 상처를 받았을까 싶기도 하다.
아무리 아무렇지 않게 넘어간다고 생각하고 있어도 어찌 사람이 그리 쉬운가
이제는 그들에게 무엇이라 할 기운이 다 빠질정도로 시달린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

대부분 그의 책들을 읽으면 게으르고 태만한 젊은이들에게 용기와 희망, 충고와 격려의 말들을 많이 들을 수 있다.
이 책의 한 부분에 나온 부분을 예로 들어 본다.


P62. 누운 나무에는 열매가 안 열린다는 속담이 있다.
죽은 듯이 방 안에 드러누워 허송세월하는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생기는 게 없다는 뜻으로 쓰인다.
움직이라.
움직여야 행운도 따라온다.

나 또한 취업 준비로 힘들어 하던 나날의 연속일때 그의 글을 읽고 많은 도움이 되었다.
힘들때 옆에서 따끔하게 정신차리라고 말해주고 힘내라고 말해준 그 사람이 바로 이외수다.
그렇기에 지금에 와서도 그를 생각하면 고통을 함께하고 모진 시간들을 함께 해준 고마운 인연이라 생각된다.





또한 그가 들려주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들도 참 좋다.
사랑에 행복하고, 상처받고, 아파하는 모든 이들에게 그의 사랑에 대한 예찬은 성현의 말씀과 다르지 않다.

P82.

헌 사랑이 가면 반드시 새 사랑이 온다

연애는 봄처럼 화사하게 꽃피우고
욕정은 여름처럼 뜨겁게 불태우며
사랑은 가을처럼 풍성하게 수확하고
이별은 겨울처럼 쓰라리게 인내하는 것. 



P135. 
흔들리지 않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




지금까지 이외수님의 글을 통해 많은 깨달음과 성찰의 시간을 가졌고, 그로인해 힘들었던 지난 날들을 잘 지내올 수 있었다. 앞으로도 살아갈 힘이 잦아들고 용기가 없어 질 때쯤 그의 글을 읽으며 다시 힘들내고 싶다.
언제나 그랬던것 처럼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누구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하게 할소리 하는 감성마을 이외수가 되길 바란다. 이 책은 나에게,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아니라 작가 자신에게 스스로 하고 싶은 말을 적어 놓은 듯도 하다. 가장 힘이 되어야할 사람, 가장 힘을 내어야할 사람, 바로 이외수다.
쓰러지면 다시 일어서면 되는 것이다. 그대로 주저앉지 마시고 흙먼지 툴툴 털어버리시고 다시 일어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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