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일의 고금통의 1 - 오늘을 위한 성찰
이덕일 지음 / 김영사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선생님! 역사를 꼭 알아야 해요? 몰라도 사는데 지장 없잖아요?"
요즘 아이들 입에서 흔히 나오는 이야기다.

과연 아이들만 그럴까?


역사란 무엇인가?
역사 공부를 왜 해야하나?
왜 빼앗긴 문화재를 되찾아야 하나?


역사에 대한 중요성을 제대로 알고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우리가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와 필요성을  이 책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한 과정을 통해 역사를 다시 찾는 것은 자기 자신을 다시 찾는 것과 다름없다.
결국 문화재 반환과 역사적 사실을 복기하는 일은 자기 상실을 극복하는 단계인 것이다.
역사는 과거를 다루는 일이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역사를 그저' 옛것'으로 치부하거나, 고루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옛날' 사람들이 살아온 '과거'는 '당시' 사람들이 살아낸 '현재'였다.
따라서 역사에는 자신에 대한 성찰과 삶에 대한 치열함이 고스란히 응축되어 있다.
우리가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답을 역사의 작은 지점으로도 충분히 찾아낼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前轍
             앞에 지나간 수레바퀴의 자국이라는 뜩으로, 이전 사람의 그릇된 일이나 행동의 자취를 이르는 말.   
   

《이덕일의 고금통의》란 책 제목에서 보듯이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관통하는 의는 같다는 것이다.
이 책은 역사를 정확히 알아야 하고 그로써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부분이 작가의 역사의 넓이와 깊이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가늠할 수 있었다.
하나의 이야기를 위해 다양한 역사 서적의 내용들과 구문들을 예로 들어 이해를 더하고 있다.


차례는 1. 진실은 힘이 된다 (43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2. 어제의 마음으로 오늘을(63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3. 사람에게서 길을(39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4. 역사 속 자기경영(38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5. 어떻게 살 것인가(56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과거에 대한 '앎'이 현재의 '삶'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지표가 된다.

이덕일, 그가 들려 주는 이야기에는 한결 같이 정확한 근거와 관련 사료를 바탕으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 신뢰가 간다.


 만리장성은 어디까지 이어졌었나     
현재 요양시 동쪽 만주가 만리장성의 끝이지 황해도 수안이 될 수 없고,
이 문제는 과거사가 아니라 동북아 정세에 따라
북한 강역 전체의 소유권 문제로 비화할 수 있기에 중차대한 강역 문제로 다루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만리장성은 중국을 대표하는 곳중에 하나로 관광지로서의 주목을 더 받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 또한 만리장성에 올라 여유를 부리며 사진을 찍었던 때가 생각이 난다.
올라가는데 힘들고 내려올 때는 더 힘들고
누가 만들었는지 정말 대단하다라고 생각했고 사실과 배경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작가의 관점에서 본 만리장성에 대한 문제는 확실히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만리장성은 흉노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진나라 시황제가 증축하면서 쌓은 산성으로
몽골의 침입을 막기 위해 대대적으로 확장을 했다. 지도상으로는 연장 길이 2.700km지만 지선들까지 합쳐 총 길이가 5000~6000km로 동쪽 산하이관에서 서쪽 자위관까지 동서로 길게 뻗어 있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규모의 만리장성이 점점 더 영역을 넓혀 북한 땅까지 침범해 들어오고 있다.
전쟁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영토확장이 그 주요 목적이지 않은가.
선조들이 힘들게 지켜온 우리나라의 영토를 순순히 자기들의 땅이라 우기면 다 내어 줄 것인가!




사대주의 사관과 제철 기술
현행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는 " 위만 왕조의 고조선은 철기 문화를 본격적으로 수용하였다(36쪽)"라고 중국 연나라 출신의 위만이 철기를 가져온 것처럼 서술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이 사대주의 사관이 개재됐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역사 교과서에 대한 문제점들이 많이 보도되고 있는 것을 보아왔다.
국정 교과서 반대에 천명이 넘는 교사들이 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끝없이 논란이 되고 문제가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정확하고 공정하게 역사에 대해 알아야 하고 그것을 왜곡없이 바로잡고 그 맥을 이어가야 하며, 보여지는대로 믿을것이 아니라 정확한 근거와 증거 자료를 바탕으로 바르게 공부해야 한다.
그 일선에 선 역사 선생님들과 교육계는 더 책임감이 막중한것이 당연한 일이다.
그렇기에 사소하게 넘어갈 법한 역사에 대한 일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큰소리 내어 바로 잡고 우리의 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일 것이다.
과거의 일이 모두 역사가 되는건 아니다.
누구의 시선으로 보느냐에 따라 개인적인 감정이 들어 갈 수 도 있고 달리 보이기 때문에
객관적이기 보다는 주관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되는 것이기도 하다. 현행 교과서가 역사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살았던 나의 지난날들이 지금에 와서야 많은 서적과 보도들을 통해 진실이 아니였으며 왜곡된 사실들이 너무나 많았다는 걸 알았을때는 엄청난 혼란과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이 진실인가! 그것이 먼저이고 그 다음에 그 진실을 바르게 보는 눈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조선의 국제 시인들

조선은 여성의 시작(詩作)을 금기시 했다고 한다.

가장 대표적인 여성 시인으로 스물일곱의 나이로 불우하게 세상을 떠난 허난설헌을 예로 든다.

허균이 일부 시를 수습해 《난설헌집》으로 묶은 것을

명나라 사신 주지번에게 전네 중국에서 출간되면서 국제적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고 한다.

또한 자국 중심의 세계관을 가진 고증과 박학의 대가로 잘 알려진

이덕무 또한 박제가, 유득공, 이서구와 함께 그 이름을 국제적으로 알린 사람이다.

이덕무에 관한 책을 읽어 보았기에 그의 청렴함과 글을 사랑하는 마음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었지만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그 실력을 인정 받을만큼 우수한 시인이였는지 다시금 깨닫게 됬다.

특히 평생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던 정조 조차도 이덕무의 시를 높이 평하였다.


정조는 " 신광하의 시는 소리가 나는 그림과 같고

박제가의 시는 말하는 그림

이만수의 시는 좋고

윤필병의 시는 풍성하고

이덕무의 시는 우아하고

유득공의 시는 온통 그림 같다"고 평했다.


정조는 이덕무의 시권에 우아하다는 의미의 '雅'를 썼는데 이후로 이덕무는

아정(雅亭)이라는 호를 지어 사용했다고 한다.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p151. 옛 선비들은 오벽에서 벗어난 상태를 행복으로 여겼다.

오벽은 사람이 갖기 쉬운 다섯 가지 편벽된 점을 뜻하는데,

친절과사랑, 천시와증오, 두려움과 공경, 슬픔과 동정, 오만함과 게으름을 뜻한다.

현대인들은 친절과 사랑 등이 병에 포함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이런 편벽된 마음을 모두 물리친 상태를 도에 들어간 평정한 행복이라고 옛 선비들은 생각했던 것이다.


물질에 편벽됐기 때문에 과거보다 풍부해졌음에도 마음으로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덕을 좋아하는 것, 남에게 베푸는 것이 '복의 길'





독서의 맛


p317. 정조는 "외물의 맛은 잠깐 좋지만 오래되면 반드시 싫증 나는데

맛은 오래될수록 더욱 좋으니 싫증 나지 않는다"라고도 말했다.


또한 정조에 대한 이야기는 어려곳에서 나오는데 특히 독서에 관해서는 독보적이다.

독서하는 법 또한


p329. " 나는 어려서부터 반드시 일과를 정해놓고 글을 읽었다.

병이 났을 때를 제외하고는 일과를 채우지 못하면 그만두지 않았는데, 임금이 된 뒤로도 폐지한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독서습관의 중요성을 나타내고 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책을 보며 열심히 학업에 매진하는 끈기와 인내심,

자기 관리를 통해 긴 역사속 인문들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존경받는 임금으로 자리매김한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방대한 자료를 근거로 삼아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고금통의.

진실성이 묻어나는 이야기는 좋았지만 역사적 사실에 관한 깊이있는 내용을 다루기 보다는

다양한 화두를 가지고 복잡하고 어렵게 열거되어 있어 글을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어 내려가기 보다

공부하는 자세로 글을 읽었던 것 같다.

기본적인 역사적 배경이 없는 사람, 아니 역사에 대해 어느 정도는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읽어야

그래도 이해하면서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름 역사에 관심이 있고 공부하고 싶은 사람이며, 한자 공부를 꾸준히 한다고 하는 사람이지만

과거와 현재의 일맥상통한 이야기들이 아닌 과거의 역사서를 그대로 옮겨 적어 놓은 듯한

사료의 느낌이 강했다.

아직 역사 지식이 부족한 나에게는 어렵게 느껴졌고 일독으로 끝날것이 아니라

교과서처럼 여러번 읽고 공부해야 될 것 같다.

책을 읽어보기 전에 워낙 다른 분의 서평을 좋게 읽어서 기대감이 컸는데 내가 생각했던

사고하게 만드는 책이 아니여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