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없으면 내가 없습니다 - 정호승의 새벽편지
정호승 지음, 박항률 그림 / 해냄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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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따라 주욱 이어지는 마을 어귀 작가 정호승님의 어릴적 뛰어놀던 섬호정 정자가 있을 것 같다. 구례에서부터 하동까지 길게 이어진 섬진강 줄기를 따라 주변의 아름다운 산과 들, 강을 보며 자라온 작가의 유년시절의 기억으로 하여금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깊어 진것 같다.

그로써 그의 글에서는 자연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에 대한 묘사가 많고, 시인이라는것을 깨닫게 해주는 은유적이고 시적인 표현이 많아서 읽는 이로 하여금 편안하고 감성적인 느낌을 받게 한다.

 

작가의 말 하나하나가 나의 삶의 가치관과 딱 맞아 떨어지는것 같아 글을 읽는 내내 뿌듯하기도 하고 내가 생각해 왔던 이념과 가치의 기준을 다시한번 돌아보고 반성하기도 했다.

작가는 말한다.

사람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소유와 집착과 탐욕을 버리고 목적보다는 과정을 중요시해야한다고.

일상생활에 지치고 힘든 사람들을 위해 용기와 희망을 붇돋아 줄 것이다.

10대에게는 공부의 이유와 목적을 알게 해 줄것이며, 20대에게는 취업과 사랑에 대해 보다 좋은 조언자가 되어 줄 것이며, 30대에게는 결혼과 불안정한 현실에 대한 새로운 문을 열어 줄 것이다.

 

결혼을 해야 할 나이가 된 나에게는 무엇보다 가장 큰 고민이 결혼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하는 것이지, 결혼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은 아니라는 그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사랑이 아닌 결혼을 목적으로 온갖 잦대로 상대를 자로 젠듯 하나하나 맞춰보고 조건을 따지는 것이 잘못된 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위를 너무 신경쓰고 남을 의식한 허황된 것들만 중요시 여기고 있음을 반성하게 된다.

 

"인생은 목표의 달성과 완성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준비하며 살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누가 인생을 완성하고 떠났을까. 아무도 인생을 완성하고 떠난 이는 없다.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떠났을 뿐이며, 과정 그 자체가 바로 완성이다."

늘 완벽함을 추구하는 나는 새로운것에 대한 도전정신이 부족하고 열정은 있으나 행동으로 옮기는데까지는 엄청난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미리 걱정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를 하는 경우도 많다. 중요한 것은 과정이거늘 결과중심적인 생각이 나를 더욱 작고 초라하게 만든것 같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인생의 의미를 하나씩 알아가는 것 같다. 진정 중요한것은

결과가 어찌 되었든 간에 현재 내가 하고있는 일을 열심히 해나가면서 큰 꿈이 아닌 작은 것들부터 하나씩 이루어가다보면 점차 밝은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희망을 보며 내일을 살아갈 용기가 생긴다는 것이다. 운명과 죽음이 삶의 일부인듯 고통도 반드시 거쳐야 할 삶의 한 과정이다.

조금만 힘들어도 포기하고 의기소침해져 버리는 내 자신을 돌아보며 반복되는 삶의 뿌리깊은 나쁜 습관을 고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의 핸디 포시 교수가 말한 인생의 벽에 대한 이야기 또한 정말 가슴에 와 닿는다.

"벽이 있다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벽은 우리가 무언가를 얼마나 진정으로 원하는지 가르쳐준다.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지 않는 사람은 그 앞에 멈춰서라는 뜻으로 벽이 있는 것이다."

이 말은 결국 인생의 벽을 절망의 벽으로만 생각하면 그 벽 속에 있는 희망의 문을 발견할 수 없다는 말이다.

입시준비로 바쁜 고3시절의 나와 취업 준비로 힘들어 하던 나의 모습들이 떠오른다.

모든것이 꽉 막힌 벽이 나를 둘러싸고 있고 그 벽은 너무 높아 감히 넘을 수 없을 것처럼 나를 절망적이고 고통스러운 시간들의 나날로 몰아넣었다. 그래서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아려오는것 같다. 그러나 내가 진정 몰랐던것이 그 벽은 나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니며 그 벽으로 인해

내가 진정 원하고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었다는 것이다. 벼랑끝에 서봐야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린다는 강신주님의 말이 생각이 난다. 미래는 캄캄하고 전혀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막막한 시기에도 긍정적인 생각과 성실함으로 삶을 살아간다면 무엇이 두렵고 무엇을 못 해내겠는가! 희망의 문은 두드리는 자에게만 문을 열어 주는 것이다.

열심히 두드려라! 그럼 열릴 것이니.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들을 하면서 인생을 초고속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TV에 나와 그의 인생이야기를 할때가 많다. 최연소 합격, 최연소 CEO, 최연소 박사 등등 보통사람들 인생의 절반도 안되는 시기에 그들은 흔히 말하는 성공한 삶을 살아간다. 그들을 보는 평범한 사람들은 그저 선망의 눈빛으로 바라보며 어떻게 하면 그들처럼 빠르게 성공할 수 있을까, 무엇을 하면 그들처럼 나의 자식들을 훌륭하게 키워낼 수 있을까 라는 생각들을 하게 된다. 여기서 가장 중요시 되는것이 스피드! 인생은 마라톤 경주가 아니다. 인생은 주어진 길을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앞서거니 뒤서거니 걸어가면서 음미하는 여행이며 여유 있게 걸어가면서 돌부리도 채여보고, 길가에 피어난 꽃들도 바라보고 싶다고 작가는 말한다. 앞으로 펼쳐질 인생은 누구도 모르는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바쁜 삶 속에서도 주위를 둘러볼 줄 아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하며, 인생을 즐길 줄 아는 마음 또한 중요하다. 앞만보고 달려가는 인생을 살다가는 시간이 지나서야 정작 아름답고 소중한 것들을 보지못하고 누리지 못하고 후회를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며 살았는가 하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인생은 누가 얼마나 빨리 도착하는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가 얼마나 재미있게 즐기면서 가치 있는 삶을 살았는가 중요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당신이 없으면 내가 없습니다."

책 제목만 봤을때는 남녀간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할 것 같다.

하지만 우리내 인생사에 대한 다양한 모습들과 삶의 의의를 다정하게 가르쳐준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을 받으면 가족이라고 답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늘 내 옆에 나와 함께하여 존재의 소중함을 잊어버릴때가 많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내게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또한 내가 상대방에게 사랑하는 사람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 그것만큼 소중한 사랑의 선물은 없을 것이다. 부모에겐 자식이라는 존재가 가장 큰 선물이며, 자식에겐 부모라는 존재가 가장 큰 선물이다. 작가 또한 주위 사람들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넘치도록 표현해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아들에대한 걱정과 사랑, 아버지로서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보는이로 하여금 가슴이 따듯해지게 만든다. 부모의 마음이란 이런것이구나 하고 느끼면서 나의 부모님의 마음또한 헤아려 본다.

항상 나의 삶에서 소리없이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고 나의 삶의 의미가 되어주는 가족들에게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

세상에서 부모의 사랑만큼 크고 아름다운 것이 또 있을까?

 

인생을 살아가는데 무엇이 필요하고 어떻게 하면 잘 사는 것인가라는 물음에 답을 찾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일상에서의 소소한 행복들을 발견할 수 있는 눈을 만들어 줄 것이며,

살아 숨쉬는 모든것들에 대한 감사함으로 하루를 살아가는데 희망과 기쁨을 줄 것이다.

 

고진감래(苦盡甘來 )

쓴 것이 다하면 단 것이 온다.

어렵고 힘든 일이 지나면 즐겁고 좋은 일이 오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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