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은 어떻게 전쟁을 기억하는가 - 에펠탑에서 콜로세움까지
이상미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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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든지 전 세계적으로 그 나라를 홍보하기 위해 내세우는 건물이나 유명한 문화재가 있기 마련이다. 그 나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들은 화려하고 웅장한 건물이나 아름답고 기형적인 건축물들이 많이 있다. 프랑스하면 에펠 탑, 영국은 타워브리지, 이탈리아는 콜로세움 등과 같은 유명한 건물들이 그 예다. 이러한 건물들이 어떠한 이유로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매년 수만 명의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것일까. 일반적인 여행객의 시선으로 보면 화려함과 인기도에 의해 결정되는 것 같다. 유명하니깐 보러가는 것이고 사진으로 인증하고 오는 것이다. 그곳이 어떠한 이유로 유명새를 탔고 어떤 역사적인 의의를 간직한 것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물론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르겠지만 일반적인 관광객의 입장에서 보면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미리 공부하고 가는 경우는 흔치 않다.

건축물도 그림과 같이 알면 보이는 것이 더 많아지는 법.

유럽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알고 가야될 정보와 지식들이 많겠지만 특히 랜드마크에 대한 역사 공부는 꼭 해야된다고 생각한다. 여행자 뿐만 아니라 단순 호기심에서라도 알고 있으면 좋은 지식들이다.

<건축은 어떻게 전쟁을 기억하는가> 이 책은 유럽 주요 건축물 28개에 담긴 전쟁사를 아주 날카로운 시선으로 전하고 있다.

1년 6개월에 달하는 기간 동안 매주 칼럼을 기고하면서 저자는 건축물들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분석하였고 건축물만 소개하는 책에 그치지 않고 건축물을 통해 전쟁사를 이야기하는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

책의 구성은 5장으로 되어 있다.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러시아의 유명 건축물들을 하나씩 소개하는 구조다. 건축물의 아름다운 모습과 그에 관련된 인물 사진, 전쟁으로 인해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된 모습까지 글의 이해를 돕는 사진들이 적절히 들어가 있어 지루할 틈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세계 1차 대전과 2차 대전에 대해 알고 있다면 더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모른다 하더라도 책에서 여러 번 설명해주기 때문에 상관은 없다.

겉으로 보여지는 화려함에 감춰진 잔인하고 슬픔이 가득한 이야기들은 우리가 서 있는 이 평화로운 땅, 이 발 아래에 수 많은 시체들과 피가 흐르고 있음을 깨닫게 만들어 줬다.

전쟁사와 더불어 약탈 문화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더욱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일본의 침략전쟁과 일제 강점기 동안 문화재를 조직적으로 약탈당했던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전승국이자 선진국이라는 이름뒤에 가려진 과거의 포악성과 비인간적인 행태에 대해 모두가 알아야 할 것이며 이러한 일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그들이 잘못을 반성하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작은 관심이 모여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기에 역사에 대한 진실을 갈구하며 무엇이 옳고 그른지 끊임없이 묻고 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전쟁이라 하면 서로 뺏고 빼앗으며 인간의 욕망을 채워나가기 위한 잔인한 수단의 하나로 인간의 폭력성이 극대화 되는 순간이기에 그 끔직한 경험들은 떠올리거나 생각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 그 어느 곳에서도 전쟁에서 자유로웠던 곳은 없다. 유럽의 웅장하고 멋진 건축물들을 보며 그저 아름답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 본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며 이 책을 읽고 나서 본다면 침묵으로 그저 바라보게 될 것 같다. 유명한 건축물을 예로 들어 소개해 주니 관심도가 높았고 구성도 좋아 더 재미있게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유럽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고 다녀왔던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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