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햇볕에 마음을 말린다 - 딸에게 보내는 시
나태주 지음 / 홍성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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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딸들에게 띄우는 아버지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시집이다.

저자도 딸을 가진 아버지로서의 삶을 살았고 지금도 딸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잔잔한 물결처럼 일렁이고 있는 듯하다. 특유의 소담스럽고 친근한 이미지는 <풀꽃>에서 느꼈던 것과 다르지 않다.

사계절의 풍경 속에는 작고 여린 것들이 살아 움직이고 그것들의 마음이 세상을 이루며 따뜻함과 그리움이, 그리고 사랑이, 그리고 사람이 담겨 있다.


책 구성은 3부로 나뉘어져 있다.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30여개의 시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의 담백하면서 흑심 가득한 연필 시화(詩畵)도 함께 수록 되어있어 시 감상이 더욱 즐겁다.

전체적으로 딸을 마음에 담고 쓴 글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부모가 자식을 눈에 담듯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시선에는 세상 모든 사물이 아름다워 보이고 애틋한 마음이 서려있기에 한겨울의 추위에도 따뜻함이 느껴지고 삶 전체가 온화함이 느껴지는 듯하다. 평생 누군가의 자식으로만 살다가 부모가 되어보니 그제야 부모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마음이 생기듯 처음부터 부모인 사람이 어디 있으랴. 시작은 서툴고 실수투성이지만 시간이 지나 경험이 쌓이고 익숙해지면서 서서히 너와 나의 세상이 만들어 지는 것이지. 인생 선배로서 부모로서 자식에게 위로와 용기를 그리고 삶의 기쁨을 온전히 글에 담아 속삭여 준다.


 

 


부모 마음

부모 마음이 다 그래 다른 사람 아이 아니고

내 아이기 때문에

안 그래야지 생각하면서도

생각과는 다르게 속이 상하고

말이 빠르게 나가고

끝내는 욱하는 마음

아이를 몰아세우고

아이를 나무라고

나중에 아이가 잠든 걸 보면

내가 왜 그랬을까

후회되는 마음

새근새근 곱게 잠든 모습 보면

더욱 측은한 마음

사람은 언제부터 그렇게

후회하는 마음으로 살았던가

측은한 마음으로 버텼던가

부모 마음이 다 그래

그래서 부모가 부모인 것이고

자식이 자식인 게지

그게 또 어길 수 없는

소중한 사랑이고

고귀한 약속이고 그럴 거야.

- 본문 p19 -


아이를 키우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이 갈 것 같다.

나 또한 자식이자 부모이기에 이 시가 더 가슴에 와 닿고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다. “부모 마음이 다 그래이 한 마디는 내가 받은 사랑이 그러할 것이고 내가 줄 사랑이 같은 것인 줄 알면서도 나의 부모에게서 받았던 큰 사랑은 영원히 되갚아 줄 수 없는 빚인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나는 내 아이에게 빚이 아닌 빛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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