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데이즈 제프 다이어 선집
제프 다이어 지음, 서민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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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빨리 읽어나갈 수가 없었다. 원래도 천천히 읽는 편인 데다,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많은 것들을 하나 하나 찾아보지 않고서는 책장을 넘길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책을 읽는 동안 로저 페더러의 경기를 찾아 보았고, 밥 딜런의 노래들을 들었으며, 아직 읽지 못한 잭 케루악과 로렌스의 책들을 구매하려고 장바구니에 담아놓았다. 터너의 그림들도 일일이 찾아 보았고, 데이비드 린 감독의 영화 '밀회(Brief Encounter 1945)'를 찾아 트레일러를 보고, 유튜브에서 대여해 볼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다이어는 삶의 후반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의 ‘라스트 데이즈’는 죽음을 의미하지 만은 않는다. 때로는 이미 세상을 떠난 예술가의 '마지막 작품'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말할 정도로, 그는 끝이라는 개념을 유연하게 다룬다.
삶과 예술, 창작과 사유의 마지막 순간들을 바라보며, 동시에 그것이 여전히 ‘지금’과 연결되어 있다고 말하는 다이어의 시선은 흥미롭고 도전적이다. 

나는 이 책을 빠르게 읽어 내려갈 수 없었다. 이 책은 읽어 가는 동안에도 ‘읽는 방법’을 제시해 준다.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질문들이 책장 사이사이에 숨어 있고, 예술을 향유한다는 것의 본질을 되묻게 한다. 

무엇보다 이 책은 한 번 읽고 덮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아마도 나는 이 책을 두고 두고 손이 가게 될 것 같다.


끝을 맞이하는 상황, 예술가의 마지막 작품,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라는 주제에 내가 관심을 갖게 된 한 가지 이유는 오랫동안 궁금하게 여긴 로저 페더러의 최종 은퇴 문제 때문이었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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