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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1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박연 옮김 / 세주문화 / 1996년 6월
평점 :
절판
'나를 봐, 나를 봐! 내 안에 괴물이 있어!'
우라사와 나오키. 그처럼 장르를 불문하고 넘나드는 작가는 드물다. 러브에선 잔잔한 코믹과 인간미를, 미스터 키튼에선 첩보물의 스릴을 보여주기도 하고, 20세기 소년에선 허구맹랑하기까지 보이는 엄청난 상상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의 최고 명작이라 일컬어지는 몬스터에선 과연 그는 무엇을 우리에게 보여주려 하는가?
몬스터의 매력은 단지 주인공이 자신의 누명을 벗기위해 모험하는 헤리스포드의 '도망자'와는 사뭇 다른 코드를 가지고 있다. 물론 주인공의 행적과 인간미 어린 숭고한 희생은 이 책의 매력임에 분명하겠지만, 그보다 더 내가 이 책에 점수를 주고 싶은것은 인간의 자의식 속에 숨어있는 심층의식의 묘사다. 특히 삽화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름 없는 괴물의 이야기는 섬찟하면서도 깊은 전율을 준다.
자신의 주위를 모두 파괴하고, 심지어 자신의 반쪽마저 잡아먹은 후 겨우 이름을 얻게 된 소년은 쓸쓸히 독백한다. '요한 좋은 이름이었는데..' 그러나 아무도 불러줄 사람은 남지 않았다. 인간의 심층을 깊은 필체로 그려낸 우라사와 나오키의 걸작 몬스터. 읽어도 전혀 후회하지 않을 명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