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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와 광인
사이먼 윈체스터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교수와 광인. 이것은 44년이란 시간을 들여 발간된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사전이라 일컬어지는 옥스퍼드 대사전 발간에 전해져오는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글이다. 천재적인 언어학자인 제임스 마리와 정신병동에 갇힌 광인인 월리엄 체스터 마이너의 기묘하고도 드라마틱한 우정에 관한 글이다. 그둘은 전혀 다른 배경속에서 살고 있었지만 옥스퍼드 대사전이란 하나의 매개를 통해 서로를 알게된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에 대한 동경과 열정을 키워가며 기묘한 우정을 맺게 된다.
인생이란 그 자체로 하나의 소설 같다. 만약 마이너가 미치지 않았다면, 살인을 해 정신병동에 갇히지 않았다면, 머리가 그저 평범한 은행원으로서의 인생을 살았다면 옥스퍼드 대사전은 빛을 보지 못하고 사그러들었을수도 있다. 하지만 이 작업은 영광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이너에게 살해당한 평범한 가장인 한 남자의 죽음과 평생을 감옥안에 갇혀 자유를 누리지 못한 불행한 남자의 고혈로 만들어진 사전이다. 이 인생을 그려낸 신은 인간에게 무슨 말을 전해주기 위해 이러한 비극을 자아냈을까.
하지만 사전을 간행하던 시기의 마이너는 행복했을 것이다. 진실로 자신의 모든 열정을 쏟아내며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최고의 축복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