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The Complete Maus 합본
아트 슈피겔만 지음, 권희종 외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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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탈한국을 알아볼 때 우연히 누군가 이 만화책을 언급하는 게시글을 보았다. 그 사람은 이 만화책의 주인공이 영어, 독일어를 할 줄 알아서 나치에게서 살아남는 걸 보고 언어를 공부하는 필요성을 느꼈다고 했다. 나도 그 당시에 다른 나라 언어를 더 배우는 게 나을지 고민하고 있었기에 이 만화책을 빌려보았고 국외 언어를 배워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다. 사실 주인공인 슈피겔만은 흔히 말하는 금수저라서 남들보다 언어와 기술을 배울 기회가 더 주어졌고, 아들이 아버지의 이야기에 약간 살을 덧붙인 것인지 슈피겔만의 운이 이상하리만치 좋았기 때문에 다른 수감자보다 더 수월한 생활을 할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약간의 상대적 박탈감이 느껴지긴 했지만 최소한 다른 나라 언어라도 배우는 게 전쟁 시 적으로부터 좀더 오래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만화 대부분이 여혐범벅 그 자체라 만화책도 애니도 안 본 지 몇 달 됐었는데 오랜만에 배움을 주는 만화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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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과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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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과

주인공이 60대 여자 킬러라는 게 너무 좋다. 킬러 캐릭터는 대부분 남자로 등장시키고, 아무리 여자라도 젊게 등장시키는데 60대 킬러라니. 경력이 쌓일 대로 쌓여 인정 받는, 그러나 나이 들었다고 퇴물 취급 받는 그런 뻔하다면 뻔한 파과 같은 설정까지 너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결말이 좀 의아했다. 에필로그 부분은 손톱이라는 주인공의 예명다운 에필로그라고 해야 할지… 아니 사실 결말보다는 조각이 언제부터 투우가 그 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는지 의문이다. 초반에는 조각이 투우가 그 아이였다는 걸 아예 모르는 듯했는데 후반부에 가서는 투우를 일부러 모른 척한 느낌이 났고, 거의 결말 부분에는 투우가 그 아이였다는 걸 드디어 깨달았다는 듯이 행동해서 조금 의문이었다. 모른 척했던 건지 마지막 순간까지 투우에게 정을 주기 싫어서 그랬는지 여전히 잘 모르겠다. 읽은 지 한 달도 넘어서 기억도 가물가물하고ㅎㅎ 저번처럼 작가님이 북토크 해주셨으면 좋겠다. 어차피 서울에서 하는 거면 못 가겠지만 그래도 작가님께 물어보고 싶은 거 투성이라고~ 으아아 작가님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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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한정판 겨울 에디션, 양장) - 아직 행복을 기다리는 우리에게 곰돌이 푸 시리즈
곰돌이 푸 원작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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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푸행복한일은매일있어

차분한 노란색 표지에 푸만 덩그러니 있어 귀여워서 눈길이 가기도 했고 베스트셀러라 더 관심이 가 읽어 보기로 했다. 제목만 봐도 보노보노나 빨간머리 앤처럼 캐릭터가 독자를 위로해주는 내용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사실 나는 힐링도서를 정말로 혐오하고, 이미 그런 류의 도서들을 읽어봐서 전개가 어떨지 뻔히 보이는 데도 읽었다. 그러지 말아야 했다.

내용은 예상했던 대로였다. "세상보다 네가 더 중요해! 네가 원하는 걸 해! Love your self!" 윽, 이런 말은 위로가 되긴커녕 사람 정말 힘 빠지게 만든다. 누구나 다 아는 뻔한 이야기. 나를 사랑하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도덕적 가치를 중시해야 하는 걸 누가 모르나? 이 모든 문제와 갈등이 나 자신만 사랑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었으면 진즉에 유토피아됐겠지.

차라리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더 나을 지경이다. 그건 언어 수준이라도 높지 이건 예상 독자 수준을 대체 어느 정도로 낮추어 본 건지 의문이었고, 동시에 사람들이 그만큼 책 읽는 걸 많이 힘들어 한다는 걸 느끼기도 했다. 캐릭터를 내세운 책이니 당연히 언어 수준을 쉽게 집은 건 알겠는데 "힘들어? 괜찮아, 너를 사랑하면 돼!" 식의 논리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그리고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는 곰탱이 캐릭터 자식이 무슨 역경과 고난을 안다고 위로를 건네나? 으휴 좋겠다 인생 걱정없이 꿀만 먹고 행복하게 살아서! ^^ 나도 캐릭터였다면 나의 큐트함을 어필해서 책 내고 독자들 마음껏 등 처먹을 수 있었을 텐데 쩝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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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
조지 오웰 지음, 도정일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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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전체적인 분위기가 동화 같다. 그런 점을 염두에 두어서인지 길이도 짧고 어려운 내용도 없어 술술 읽히지만, 그 당시 사회를 날카롭게 꼬집는 부분이 있어 꽤나 섬뜩하다. 그 때로 따지자면 ‘선동’이라고 할 만한 행위나 배반 행위, 사형을 내리는 장면 등이 여실히 드러나 있다.

사실 살면서 독재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들어왔기에 소설에 적힌 파렴치한 행동들에 대해서 딱히 놀라거나 하지는 않았고 소설 서술 방식이 엄청나게 신선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가장 놀랐던 건 어떻게 소련의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소위 말하는 ‘불온서적’을 당당히 내놓을 수 있었느냐는 것이다. 일제시대만 하더라도 반일 행위로 문을 닫게 된 출판사가 몇 군데 존재하고 그들 입맛에 맞게 행동해야 재기할 수 있었던 걸로 아는데, 다른 때도 아니고 소련 때 이런 책을 출간하려 했다니, 흠 용감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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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주파수 - 청소년 테마 소설 문학동네 청소년 41
구병모 외 지음, 유영진 엮음 / 문학동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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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주파수
#유리의세계

구병모 작가님께서 이번처럼 철학적인, 그것도 존재론적 문제와 그 존재가 언제 파괴될지 모르는 불안감에 대해 글을 쓰신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그래서 약간 낯설긴 하지만 병모 작가님다운 신선하고 독특함은 그대로 서려 있다.

유리는 존재 자체부터가 깨어질 듯하기에 ‘유리의 세계’라는 제목부터 독자에게 불안함을 안겨준다. 하지만 불안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은 존재하는 자체만으로 가치가 있는데 인간이 그 가치를 훼손해도 되는 것인가 하는 의문도 가지게 한다. 굳이 물건이 아니라 동식물에 대입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나는 딱히 환경 파괴나 동물보호처럼 주제를 거창하게 잡아서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말이다.

어찌 보면 덕후의 마음을 대변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언제나 예뻐 보이는 건 당연지사고 영원히 그 상태로만, 생채기 하나 없이 존재했으면 하는 마음. 그 대상이 유리라는 게 조금 특이하긴 하지만 정말로 좋아해야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너무 좋아하는 건 좀 경계를 해야 할 테다. 결국 주인공은 자신이 그토록 좋아하는 유리만 바라보다가 그런 끝을 맞이한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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