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좋아요, 차를 마셔요 - 차를 좋아하게 될 당신에게
요즘다인 지음 / 청림Life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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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맛을 싫어하는 나는 커피를 안 마시고 차를 마신다

카페에서 모두들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외칠 때 나 혼자 뜨거운 차를 주문하는 일은 좀 머쓱하기도 하지만 내 입맛이 그런 걸 어쩌란 말인가

집에는 커피를 마시는 남편과 차를 마시는 나 덕분에 커피와 차를 마시는 데 필요한 도구들이 넘쳐난다

차가 들어있는 틴케이스가 예뻐서 차를 사기도 하는 나는 '차는 분위기가 40퍼센트다'라고 말하는 저자와 같은 부류의 사람이라고 할 수도 있을 거 같다

한마디로 갬성을 마신달까 :)

홍차, 녹차부터 블렌딩된 차까지 여러가지 종류의 차를 편견없이 마시는 나는 취향이 넓다라기보다 차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다

어떤 차가 나에게 맞고 어떤 차가 맛있는지 모르는 나는 그냥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마신다

하루 2리터의 물을 마시는 게 좋다는데 맹물로 그만큼을 마시긴 힘들어서 차를 마시기도 한다

간편하게 티백을 우려서 머그잔에 마시는 경우가 많고 가끔 분위기 내고 싶을 땐 찻잔과 세트인 차받침까지 꺼내 자몽이나 레몬을 띄운 과일차를 마시기도 한다

달콤하고 예쁜 디저트가 있다면 금상첨화다

왜냐면 예쁘고 달콤하니까 :)

기왕이면 매일 마시는 차에 대한 지식을 갖고 싶어서 이 책을 펼치게 됐다

나도 나에게 맞는 차를 찾아보자는 마음으로..

dain.now 라는 인스타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저자는 차를 좋아하는 젊은이

왜 인지 모르지만 예쁜 사진을 보며 나 혼자 저자가 예쁘고 젊은 여자일거라고 편견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알고보니 군대를 다녀온 남자였다

근데 어쩜 이렇게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예쁜 사진들이 많은지..

차에 얽힌 저자의 재미난 이야기를 읽는 즐거움과 더불어 예쁜 사진들을 감상하는 재미까지 있다

저자가 처음 차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된 건 중학교 때 친구집에서 친구가 아이스 밀크티를 만들어 준 후부터라고 한다

본격적으로 차에 푹 빠지게 된 건 대학교 때인데 기숙사생활을 하는 작은 방에 찻잔과 찻주전자를 진열했고, 졸업 후 드디어 큰 집으로 이사하면서 그동안 모았던 차와 관련된 물건들을 거실과 부엌 진열장에 채울 수 있었다

집에 처음 이사해서 들어오면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적응도 되지 않고 이삿짐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공간은 휑한 느낌입니다. 박스들이 바닥에 놓여있고, 아직도 할 일은 태산이고, 혼자 하려면 며칠이 걸리지요. 차 도구 외에도 식기나 냉장고 등 필요한 정리를 하면서 이틀이 걸렸는데, 박스에 구겨 넣었던 짐을 집 가득 펼쳐놓고 나니 묘하게 안정감이 들었습니다. 그때 저는 느꼈습니다. 차는 내 취미뿐만 아니라 영혼의 일부이기도 했구나. 차는 내 즐거움이기도 했지만 마음을 지키려는 노력이기도 했구나, 하고요. <49쪽>

나도 결혼하고 몇 번의 이사를 경험하면서 같은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데 새 집으로 이사오고 나면 자다가 눈을 떳을 때 우리집이 아닌 낯선 공간에 있는 거 같은 당혹감을 느끼곤 한다. 이 새로운 공간이 나의 편안한 집에 되기 위해선 내가 그동안 오랜 기간에 걸쳐 내 취향대로 골라 모은 내 살림들로 가득 채우면 된다

전에 살던 집에서 쓰던 나의 애정하는 살림들이 새 집에 가득 채워지면 비로소 나의 집이구나 하는 안도감이 드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와 난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아마도 작은 것에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섬세함이 공통점이기 때문인 거 같다

차는 톡 쏘는 탄산이나 달콤한 과일쥬스보다는 맛이 심심하다고 할까

하지만 거기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맛을 찾아내는 섬세함

차에 얽힌 저자의 경험담과 느낌과 더불어 챕터마다 저자가 추천하는 차가 소개된다

익숙한 실론, 현미녹차, 보이차 부터 처음 들어보는 백차, 떼 쉬르 라 륀 등..

차 정보와 우려내는 방법

남이 블렌딩해놓은 차만 마셔봤지 내가 직접 블렌딩해서 마실 생각은 못 해봤는데 현미녹차와 메밀차 티백을 함께 우리거나, 페퍼민트와 같이 우려 마시면 좋다고 하니 블렌딩도 별거 아니구나 하는 용기가 생겼다

우리집에 있는 다구들은 찻잔과 찻주전자, 차 걸음망 정도인데 차선은 말차를 저어서 거품을 내는 데 쓰이는 솔이란다

차시는 말차를 차통에서 다완으로 덜 때 쓰는 숟가락

알면 알 수록 재미있고 신기한 차의 세계

차에 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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