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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는 우리를 들뜨게 하지
바나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3년 1월
평점 :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바나'라는 이름으로 니터로 활동하고 있다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 락다운이라는 환경 변화로 처음엔 시간을 보내기 위해 뜨개를 시작했다고 한다
3주나 되는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내기 위해 뜨개할 실과 바늘을 사서 도안을 보며 옷을 뜨게 되었는데 이 후로 뜨개의 세계에 푹 빠져서 지금은 뜨개로그를 찍는 유튜버로, 뜨개 도안을 만드는 니트웨어 디자이너로도 활동하게 되었다
돈의 가치는 실값으로, 시간의 가치는 몇 단을 뜰 수 있는지로 환산하여 생각한다고 하니 그녀의 인생에서 뜨개가 차지나는 비중이 얼마나 큰 지를 알 수 있다
손으로 하는 걸 좋아하는 나도 뜨개를 취미로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책에 관심이 갔다
'뜨개는 우리를 들뜨게 하지'라는 책 제목에서부터 공감이 팍 팍 갔는데 예쁜 뜨개 작품 사진을 보거나 영상을 볼 때면 나도 떠보고 싶어서 콩닥콩닥 설레이는 맘이 드는데 그런 느낌을 잘 표현한 제목 같다
실용서로서 뜨개책을 자주 보지만 뜨개를 주제로 한 에세이는 처음이라 기대감을 갖고 읽게 되었다
대단한 솜씨를 가진 니터가 아니더라도 뜨개질을 한 번쯤 해 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만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문어발 니터라던지, 코를 셀 때마다 갯수가 달라지고 코를 세는 도중 누군가 꼭 말을 시킨다는 것!
저자는 코를 세고 있을 때 꼭 남편이 말을 건다는 데 나같은 경우는 꼭 딸이 말을 건다 :)
나도 저자처럼 주위에 뜨개질을 하는 사람이 없어서 함께 뜨개에 대해 대화 나눌 상대가 없었는데 책을 읽으니 같은 취미를 가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는 듯 친밀감이 느껴지면서 동질감이 들어 즐거웠다
나도 블로그를 통해 목도리를 뜨는 함뜨를 한 번 해본 적이 있어서 함뜨를 하는 이야기가 참 재미있었다
난 항상 함뜨를 신청하고 싶어도 내 뜨개실력으로 도안 보고 혼자 완성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서 망설이다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작은 것만 뜨지 말고 옷에 도전해봐야겠다는 의욕이 생겼다
나도 내가 뜬 옷을 입고 외출해보는 것을 2023년 목표로!
자고로 취미 생활은 장비빨이라 나도 집에 여러가지 실과 바늘, 부자재들이 넘쳐난다
그래서 저자의 도구와 실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있었고 저자는 한국에 살지 않고 아일랜드에 살고 있기 때문에 아일랜드에서는 어떤 실로 뜨개질을 하는 지 알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뜨개는 나 혼자만 즐기는 취미였는데 나도 저자처럼 온라인으로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고 교류하면서 활동범위를 넓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뜨개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유튜버도 되고 바나함뜨도 이끌고 에세이까지 출간한 저자가 존경스럽기도 했다
뜨개를 해보았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추천할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