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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내려놓는 용기 - 현직 초등 교사가 교실에서 발견한 자기 주도적인 아이들의 조건
박진아 지음 / 월요일의꿈 / 2022년 7월
평점 :
저자인 박진아 선생님은 지난 13년 동안 초등교사로 교실에서 많은 아이들을 만나면서 느낀 점이 있어 책을 냈다고 한다
교사 초임 시절엔 아이들을 잘 이끌지 못한다는 자책을 했었는데 경력이 쌓여 1학년을 여러 해 맡게 된 후 아이들에게 미치는 선생님의 영향은 부모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단다
아이들의 습관은 가정에서 형성된 것들일텐데 1년 동안 학교에서 선생님이 바꾸는 데는 당연히 한계가 있겠지
집에서 못 고친 나쁜 습관을 학교에서 선생님이 고쳐주길 부모님은 바라지만 사실 거의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6학년은 1학년보다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치가 높아지지만 의외로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선생님께 묻는 아이들이 무척 많다고 한다
언제부턴가 10살인 우리 딸도 내가 무언가 고르라고 하면 망설이다가 "엄마가 골라줘."라고 답할 때가 종 종 있다
내가 아이의 의견을 무시하고 내 의견을 강요하진 않았나 뜨끔했었는데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한 경험이 부족한 것이 원인이라고 한다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가 아직 어리니까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가이드를 해주는 거라 생각했지만 실상 아이는 본인 스스로 뭔가 생각하고 결정한 경험이 부족했던 거다
초등 저학년 때부터 스스로 할 기회를 많이 주고 아이가 커갈수록 도움을 줄 수 있는 거리에서 한 발짝 물러나 지켜봐주어야 한다
나도 머리로는 알고 있는 얘기인데 내 아이에게 직접 적용하기란 어려움이 있다
얼만큼 도와줘야 하는 지 그 적정선을 잘 모르겠다
나처럼 실천방법을 고민하는 엄마들을 위해 단락이 끝날 때마다 실천 팁이 제시된다
구체적인 방법이 설명되어있어서 좋았다
요즘 여름방학 기간이라 아이와 거의 하루종일 붙어 지내는데 아이 수영강습 보내놓고 기다리면서, 키즈카페 가서 기다리면서 책을 읽다보니 한 권을 금방 읽어버렸다
초등학교 선생님이라 그런지 알기 쉽게 설명을 잘 해주신 거 같다
이해가 아주 쏙 쏙 되었다
"그래 맞아, 맞아" 하면서 읽어나가던 중 충격적인 소제목이 있어서 놀랐는데 바로 이 부분이다
엄마가 강압적이면 아이는 복수를 꿈꾼다
뜨아~ 너무 놀라운 말이었는데 헬리콥터맘으로 지내던 <엄마 반성문>의 저자 이야기가 나온다
전교 1, 2등을 하던 아들이 있었는데 고3때 돌연 자퇴 선언을 하고 자해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단다
전에 tv에서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 바네사 메이가 스키 선수로 활동한다는 소식을 듣고 의외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어릴 때 엄마가 바이올린 연습을 아주 혹독하게 시키고 개인의 자유는 전혀 없었다고 한다
20살 성인이 된 후에도 같은 상황이 계속되자 21살에 집을 나와 엄마에게 독립하고 자신이 하고 싶었던 스키를 시작하여 아버지의 나라인 태국에서 스키 선수로 출전하게 된 사연이 있었다
엄마와는 의절했다고 하는데 엄마 입장에서는 아이를 훌륭한 바이올리니스트로 키우기 위해 혹독하게 연습시킨 거겠지만 바네사 메이는 어린 시절 너무 불행했고 성인이 된 후에는 자기가 원하는 삶을 자기의 뜻대로 살고자 한 것이겠지
아직 어리다고 부모의 판단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내려놓는 용기가 아이에게 행복한 미래를 선물해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