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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윤슬 에디션) - 박완서 에세이 결정판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2년 6월
평점 :
품절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인 박완서
그녀가 남긴 에세이 660여편 중에서 베스트 35편을 선별해 묶은 책이다
아이와 함께 어린이독서통장에 도장 받으러 교보문고에 갔다가 신작코너에서 처음 보았는데 표지가 예뻐서 눈길을 끌었다
표지 그림은 빛과 물의 반짝이는 순간을 그린 영국 화가 고든 헌트의 작품이라고 한다
매일 보는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장면인데 그 순간을 예쁘게 그림에 담은 것 같다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느끼게 해주는 박완서의 에세이와도 닮은 거 같다
15만 부 기념 윤슬 에디션 한정판이다
2021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녀가 떠난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새 책이 나오고 사람들은 그녀의 글을 계속 찾는다
나도 좋아하는 작가라 박완서의 책을 여러 권 읽었지만 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어도 새롭게 느껴진다
이런 게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치겠지
꾸밈 없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글 같지만 마음의 울림이 있는 그녀의 에세이
그녀의 에세이 중 35편을 선별하느라 몇 달이 걸렸다고 한다
책 맨 뒷장에 어떤 책에서 가져온 에세이인 지 출처가 쓰여있는데 내가 읽었거나 집에 소장하고 있는 책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도 왜 기억이 잘 안나지?
처음 읽는 거 같았거나 기억이 흐릿해서 책 처음부터 끝까지 박완서의 신작을 읽는 듯 재미있게 읽었다
그녀와 함께 지하철을 타고 아차산에 오르기도 하고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옛날 이야기를 듣던 때로 되돌아가보기도 하고 40세에 여성동아 공모전에 <나목>을 투고해 50만 원을 받은 일 등 그녀의 일상과 생각, 느낌을 함께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다
P. 202
자랑할 거라곤 지금도 습작기처럼 열심히라는 것밖에 없다. 잡문 하나를 쓰더라도, 허튼소리 안 하길, 정직하길, 조그만 진실이라도,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진실을 말하길, 매질하듯 다짐하며 쓰고 있지만, 열심히라는 것만으로 재능 부족을 은폐하지는 못할 것 같다